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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Dec 21. 2017

화이투벤 vs세티스

코막힘약vs콧물약

오랜만에 일찍 깼다. 그래 봤자 9시였다. 오후 1시가 돼서야 깨던 것보다는 나았다. 전날 뽑아둔 뉴욕타임즈 칼럼 <It Takes More Than Bluster To Brexit>를 읽었다. 어제 가디언과 뉴욕타임즈는 오피니언 헤드에 브렉시트 관련 글을 올렸다. 둘 다 이해하기 어려웠다. 칼럼은 흥미 있는 걸로 봐야겠다.


점심을 먹고 나오려는데 콧물이 났다. 얼른 '화이투벤'을 먹었다. 비염을 달고 살아 화이투벤을 복용하면 바로 그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약을 먹고 도서관에 갔다. 콧물이 아주 콸콸 흘렀다. 15초에 한 번씩 재채기를 하고, 주위가 헐도록 코를 풀었다. 콧물 안 나게 하는 약이 아니라 코막힘을 없애주는 약을 먹었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약국에 갔다. 알레르기성 콧물약 '세티스'를 사서 복용했다. 약사는 하루에 한 알만 먹고, 부작용으로 잠이 올 거라고 했다.


코막힘 약과 콧물 약의 싸움에서 둘은 타협했다. 콧물은 멈추지 않았다. 맑은 콧물이 주르륵 흘렀다. 휴지로 코를 틀어막았다. 공공장소에서 이런 몰골을 보이는 것은 예의가 아닐 텐데 어쩔 수 없었다. '세티스'는 콧물을 내주고 부작용인 잠은 불러냈다. 휴지를 코에 박고 잤다.


8시가 돼서야 '세티스'는 '화이투벤'을 이겼다.


내일 보려고 가디언에서 <We need the darkest Christmas stories. These are dark times>, 뉴욕타임즈에서 <The Bitcoin Boom: In Code We Trust>를 프린트했다. 어제 본 두 브렉시트 칼럼보다는 낫겠지, 하는 마음에 골랐다.


'한겨레'와 '중앙일보'를 정독했다. 꼴에 기자를 꿈꾼다는 놈이 신문을 정독한 적도 없었다. 신문을 읽어도 발췌하며 읽었다. 읽고 싶은 기사만 골라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언론인이 이렇게 말했다.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 영화감독되고, 소설 좋아하는 사람이 소설가 되는데, 신문을 싫어하면서 기자가 되고 싶다고?" 이제부터 정독하는 습관을 만들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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