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과 결혼 사이에서

by 구하늘

요즘은 결혼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지 않고 선택지 중 하나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있다.

옛날에 비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졌기때문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면 식장은 늘 예약으로 차있다고한다.


나는 대학 시절부터 여행도 줄곧 혼자 다녔고 지금도 일상에서 혼자 외출하곤 한다.

혼자가 좋다기보다는, 그닥 가깝지도 않은 사람과 무엇을 함께 하는 것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혹여나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기분 상할 일이 생기지 않을까 신경도 써야하고, 오해가 생겼을 때에는 "실은 그런게 아니야, 나는 이런 뜻이었어" 더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야하는 것이 피곤하다. 더군다나 서로 할 말이 없어 정적이 흐르는 상황은 상당히 곤혹스럽게 다가온다.


그런데 최근 친구들의 결혼식에 몇번 참석하다보니 결혼에 대한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물론 현재 만나고있는 사람은 없다. 연애는 솔직히 귀찮다.

쳇바퀴 돌듯 만날 때마다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하고 저녁에는 이것을 먹고.. 대략적인 계획을 짜놓고 상대의 확인을 받는(?) 일도 질렸고, 이런저런 기념일을 챙기는 것도 어느순간 기계적으로 다가와 온전히 즐길 수 없게 되었다.


그럼 여기서 나는 왜 결혼에 대한 고민을 하게되는걸까. 만남조차 귀찮아하는 주제에.

주변의 기대나 압박?

외로움이나 안정감에 대한 생각?

혼자인 지금이 정말 내가 원하는 모습인지 갈팡질팡하는 마음?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이고 일과를 마친 뒤, 방에 혼자 있을 때 외로움이 눈을 뜬다.

모든게 멈춘 순간에 훅 들어오는 조용한 외로움.

방 안은 고요한데 마음은 시끌시끌하다.


이렇게 계속 혼자 살아도 괜찮은걸까.

누군가와 이 조용함을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마음 한켠이 허전한건 옆에 아무도 없어서일까.

아니면 아직 나를 잘 몰라서일까.


어떤 사람을 만나 "이 사람과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감정이 든다면 자연스레 결혼을 반기겠지만,

단지 외로워서, 안정감이 필요해서 누군가를 찾는 것이라면...

잠깐은 좋겠지만 해피 엔딩은 그려지지는 않는다.


텅 빈 마음을 채울 수 있는 수단이 꼭 연애나 결혼의 형태일 필요는 없겠지.

어쩌면 나는 지금, 외로움을 두려워하기보다

나를 조금씩 이해해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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