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진 않지만

by 구하늘

요즘 나무를 올려다보는 일이 많아졌다.

도심에 이렇게 나무가 많았나.. 싶을 정도로 머리 위에는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있었다.

늘 한 자리에서 꽃을 피우고 잎을 떨어뜨리고 있었을텐데 지금까지 너무 콘크리트만 보며 살아온게 아닌가싶다.


집 앞, 가로등이 하나 있다.

그 옆에 사춘기쯤 되어보이는 나무 한 그루가 짝꿍처럼 붙어있다.

크지도않고 풍성하지도 않지만 그래서인지 더 눈길이 갔다.

아침 저녁 출퇴근하면서 한번씩 쳐다보니 어느새 친근감마저 돋아났다.


어느 날 습관처럼 나무를 올려다봤다. 잎이 제법 자라 있었다. 며칠 새 확 자라난건지, 내가 그동안 대충 본 건지. 그늘이 조금 더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아래에는 벤치도 있어서 짧게나마 햇빛을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별 거 없는 나무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크기고, 꽃이 피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모양이 예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보게 된다.


늘 거기 있어서 그런가.
딱히 위로가 되는 건 아닌데, 그냥 그 자리에 있는 게 좋다.
하루하루 변하는 걸 보여주니까, 나도 뭔가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특별할 건 없지만, 괜찮다. 그런 게 요즘엔 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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