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차 [골수이식]
지금 눌에게서는 풋풋한 토마토와 퀴퀴한 마늘냄새가 동시에 난다.
이식을 하면 나는 냄새라고 하니 좀 신기하다.
이식하는 과정은 단순하다.
온에게서 채집한 세포(이 일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다)를 팩으로 냉동 보관 해놨다가 이식날 해동해서 수혈받듯이 주면 끝이다.
눌의 오른쪽 쇄골 아래는 정맥과 연결된 줄이 있다. 이식과 앞으로 장기간의 치료를 위해 미리 수술했다.
온의 세포들은 줄을 타고 눌의 정맥으로 들어가 등 허리춤에 있는 골수까지 알아서 찾아간다고 한다.
그것 또한 너무 신기하다.
옛날엔 골수이식하면 골수기증자에게도 힘든 일이라 거의 이식이 어렵고 죽게 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의학기술이 많이 발전했음을 아이가 아프면서 배우게 됐다.
이런 식으로 알게 된 게 좋을 일은 아니지만은 말이다.
아직까지 눌은 많이 지쳐 보인다.
이식동안에는 영양제도 끊어야 된다. 뭐라도 좀 먹으면 좋겠는데 토할까 봐 무서워서 못 먹겠다고 한다.
점심 식사가 나오고 저녁식사가 나올 때마다 나는 눌을 구슬린다.
하지만 귀찮아하는 눌을 보니 우리 친정엄마가 떠올랐다.
아직도 나만 보면 밥 좀 잘 먹으라고 잔소리하는 어머니.
눌이 좋아할 만한 것들로 유혹해야겠다.
“눌아 얼음 먹을래? 엄마가 얼음 얼려놨는데 그거 하나 입에 물어볼까? 그거는 꿀꺽하는 거 아니고 침처럼 삼키는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
눌이 솔깃한다.
못 이기는 척 얼음을 하나 입에 물었다.
사실 얼음은 안 먹는 게 좋다. 아이가 먹는 멸균식은 열처리가 두 번 되어서 나오는 음식들인데 과연 얼음이 좋을 리가.
나의 큰 그림은 얼음이 아니었다. 얼음이 동동 떠있는 아이스티를 마시게 하는 것.
“얼음이 크지? 여기 컵에 뱉어. 그다음에 엄마가 아이스티를 조금 따라줄게. 이거는 마시지 말고 얼음만 먹으면 아이스티 맛이 조금 나지 않을까? 에구. 아이스티를 많이 따라 버렸네. 어떡하지??”
눌은 얼음을 먹겠다고 혀를 내밀었고 달콤한 아이스티에 닿으니 눈이 밝아지는 게 보인다.
눌은 또 못 이기는 척 두 모금 마셔본다.
맛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됐다. 이제 내일 미음 먹여봐야지.
한 시간 뒤 눌은 또 토했다.
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