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지 않게, 덜 힘들게 사는 법

매일 닦는 일이 주는 힘

by 박성옥

“그렇게 힘든 일을 왜 하는 거야?"

“아이고, 안 힘들어? 몸 좀 아껴. 나이 들어 후회한다.”


쌓이지 않게 산다면 인생은 덜 힘들다

사람들은 내가 호텔에서 객실을 청소한다고 하면, 하루 종일 허리를 굽히며, 무릎과 손목에 무리가 가게 땀을 흘려가며 일할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청소가 실제로는 그렇게 힘든 노동은 아니다.

호텔의 방은 매일 쓸고 닦기 때문에 생각보다 깨끗하다. 객실 청소는 쌓인 때를 밀어내는 게 아니라, "쌓이지 않게 유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를 걱정해 주는 그들이 상상하는 "청소라는 노동"과 실제 "청소를 통한 가벼움"의 간극을 경험하며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먼지나 때를 쌓이지만 않게 한다면 청소는 결코 힘겨운 일은 아니구나."

"고로, 평소에 쌓이지만 않게 관리한다면 인생 또한 덜 힘들겠구나."


- 세금보고를 위한 영수증

- 처리하지 못한 서류들

- 정리하지 못한 강의 파일

- 잘못 나온 사진들까지 저장되어 있는 구글 포토

- 귀찮아서 열어보지도 않은 이메일

- 책장 구석구석에 쌓인 먼지

- 부엌에 찌든 기름때

- 버리지 못하는 옷들

- 유용하지 않은 물건들


이러한 사소한 일들이 점차 쌓여가다 보면,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때 스트레스가 급증하고 인생이 버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쌓이지 않게 사는 일, 그것이야말로 덜 힘들게 사는 일이다.


매일 하는 청소가 힘들지 않은 이유

집에서 대청소를 하는 날이면 온몸이 녹초가 된다. 이는 미뤄두었던 먼지와 함께 내 게으름을 한꺼번에 치우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때때로 이렇게 녹초가 되기를 자청하기도 한다. 화가 나거나 잡념을 떨쳐내기 위해 몸을 혹사시키며 청소를 할 때가 있다. 힘겹게 씨름하는 과정에서 숨을 헐떡이고 결국 쓰러질 즈음, 마음이 정리되는 듯한 가벼운 해방감을 느끼곤 한다.


호텔 객실은 하우스키퍼들이 매일 쓸고 닦는다. 그래서 결코 오래된 먼지가 쌓일 틈이 없다.

주말 객실 청소 아르바이트를 통해, 청소는 "한꺼번에 처리해야 할 일”이 아니라 “청결상태를 유지해야 할 루틴”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즉, 노동의 강도보다 ‘지속성’이 주는 가벼움을 깨달은 것이다.


예를 들면, 호텔 욕조는 박박 밀어가며 닦지 않아도 화학용품이 묻은 천으로 쓱 닦으면 번뜩번뜩 보도독 윤기가 난다. 음악을 틀어놓고 청소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리듬에 심취해 버려 어느새 몇 개의 객실이 청소되어 있어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내가 힘든 일을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오히려 청소를 통해 내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고, 앞으로 살아야 할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된다. 정해진 틀에서 "식상한 성공"적인 인생보다는 나에게 충실한 삶에 대해 고민하며 그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배운다. 오늘도 그래서 쌓이지 않게 유지함을 통해 얻는 가벼움을 배우지 않았는가.


‘매일 하는 일’의 힘, 마음정리

청소도 잡일도 쌓이지 않도록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기로 결심해 보았다. 왠지 지금보다 더 부지런해야 하고 막상 실천하자니 귀찮기도 했다.

장기간 꾸준히 실천하기 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았다. 잠시 짬이 날 때마다 이메일을 삭제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몸에 배어지니 메일박스가 가벼워지고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 매일 삶을 정돈하는 사소한 습관이 이 정도로 파워풀한 힘을 갖고 있을 줄이야!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는 노동’만 보고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진짜 어려운 건 ‘꾸준함’이라는 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이 또한 조금씩 훈련하다 보면 단단해지게 마련이다.


요즘에는 매일 마음을 정리하는 근육을 키우고 있다. 인생이 힘든 이유는 대부분 마음이 정리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아서 실천해 보기로 한 것이다.


- 타인을 미워하는 썩은 마음

- 실수를 후회하느라 타들어가는 마음

- 싫다고 거절하지 못해 억울한 마음

- 사랑한다 표현하지 못해 안타까운 마음

- 더 잘해주지 못하는 속 좁은 마음


이러한 마음을 쌓아두기보다 매일 정리하고 처리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하루의 먼지를 그날 안에 털어내듯, 마음의 작은 피로도 그날 안에 닦아내면 다음 날이 한결 밝다.

쌓이지 않게 살면, 청소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그것이야말로 인생을 덜 힘들게 사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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