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구마모토로 떠났다.
남편이 업무차 구마모토에 가게 됐는데 백수이기도 하고, 구마모토에 가 본 적이 없어서 함께 가겠다고 했다.
혼자 여행을 해야 했지만 홀로 하는 여행이 재미가 있기도 하니까.
구마모토에 가기 전 블로그로 어떤 곳인지 검색을 해봤는데 후쿠오카의 소도시 여행이라는 글이 많아서 시골 느낌이 물씬 나는 곳일 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도착하고 나니 상당히 큰 도시였다.
구마모토역 주변으로 특히나 큰 도시 느낌이 물씬 풍겼다.
구마모토는 어디에 가더라도 귀여운 구마몬을 만날 수 있었다.
구마몬과 함께하는 여행느낌이다.
실제로 구마몬을 보면 사진을 찍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귀엽다.
트램을 타고 가다 목적지를 잊고 구마몬을 보자마자 내려서 구마몬을 보러 갈 만큼 귀여운 매력을 갖고 있었다.
도시 한가운데를 유유자적 지나가는 트램도 구마모토의 매력이다.
트램을 타면 마치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트램의 진동, 덜컹거리는 소리, 멈췄을 때 유난히 큰 기계음, 작동기기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 등 시간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어 나도 모르게 살며시 미소를 짓게 된다.
트램에서 바라보는 창밖의 풍경은 천천히 바뀌는 슬라이드 같았다.
트램은 직접 타는 것도 매력 있지만 트램이 지나가는 풍경을 사진으로 담는 매력이 하나 더 있다.
트램과 구마모토성을 배경으로 해 질 녘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면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내가 찍어도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신기한 곳이다.
아직 지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구마모토성은 아직도 재건작업을 진행 중이다. 성 주변에서 지진의 흔적을 쉽게 볼 수 있다. 재건작업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하고 있는지도 짐작할 수 있었다.
구마모토성 내부를 보는 것도 좋지만 내부보다는 성 주변을 둘러보는 게 더 좋았던 것 같다.
안에서 밖을 보는 풍경보다 밖에서 성을 바라보는 풍경이 더 멋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날씨도 좋고, 햇살도 좋아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구마모토 곳곳에는 원피스 캐릭터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왜일까? 궁금했었는데 찾아보니 만화 원피스의 작가가 구마모토 출신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원피스를 좋아한다면 캐릭터 동상을 찾아 사진을 찍는 여행을 하는 것도 또 하나의 여행 코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나는 루피 동상에서 사진을 찍었다. 루피 동상에서 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에 아지센 본점에서 돈코츠라멘과 짬뽕을 먹는 걸 추천한다. 이유는? 맛있다.
구마모토는 역과 쇼핑몰이 있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시골 느낌이 나긴 했다. 차가 없으면 이동이 조금 어려운 곳이었다. 이래서 소도시라고 하는 건가?
생각보다 많은 곳을 다녀오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지만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고, 혼자만의 시간도 즐기고, 생각도 많이 하고, 천천히 소소한 시간을 보내며 내 나름의 조용한 여행이 된 것 같다.
다음에는 어디를 가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