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체조
오늘도 국민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국민체조는 요즘 새로 생긴 나의 하루 일과다.
눈을 뜨자마자 침대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유산균과 물을 한잔 마시고 아침을 준비한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나면 국민체조를 한다.
학창 시절에는 국민체조를 왜 해야 하나 했었는데 아침에 5분 정도 체조를 하고 나면 몸이 가볍다.
아침 요가나 다른 운동은 꾸준히 잘 못하는 나인데 국민체조는 짧아서 그런가? 꾸준히 하고 있다.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덕분에 오전은 평소보다 공기가 시원했다.
오랜만에 창문을 열고 시원한 공기를 방 안으로 들여보내본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난 후, 창문을 열기만 해도 더운 공기가 밀려들어와 창문을 잘 열지 않았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작은 창문으로 비가 들이닥치기 시작해서 일단 작은 창문은 닫아두었다.
바람은 자고로 맞바람인데. 아쉽군.
선풍기를 틀고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을 먹었다.
오늘 아침 메뉴는 치즈오믈렛과 샐러드 그리고 요거트.
역시 오믈렛은 맛있다.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셔줄 타이밍이 된 듯해서 커피를 준비하기로 했다.
나는 이탈리안, 남편은 르완다 원두로 천천히 핸드드립 커피를 준비한다. 은은하게 커피 향이 방 안으로 퍼져나간다.
좋구나.
빗소리도 좋고, 시원한 공기도 좋고, 고소한 커피 향도 좋고.
잠시 멍 때릴 시간이다.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 오늘은 집에서 꼼짝 마해야겠군.
- 욕실 청소나 해야겠다.
- 점심은 뭘 먹지?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다 어느새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릿속이 빙글빙글. 진정한 주부가 된 기분이다. 생각하는 게 죄다 집안일이라니..
퇴사한 지 어느새 10개월.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지?
익숙해진 듯 익숙하지 않은 백수 생활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경력단절.
- 나 다시 일할 수 있을까?
에잇!!
일본어 공부나 해야겠다.
12월에 JLPT 시험을 보기 위해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이래로 가장 열심히 단어도 외우고 독해 문제도 풀고 했었는데 며칠 전부터 해이해졌다. 의지가 이렇게 약해서 어쩌니..
의지가 약한 건 나이를 먹어도, 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인간미 넘친다고 해야 하는 건가?
커피를 마시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아 본다. 오늘부터 다시 열심히 공부하자.
점심으로 제육볶음과 오쿠라 된장무침을 만들어 먹었다.
요즘 푹 빠져있는 반찬 중 하나가 오쿠라 된장무침이다.
절임을 만들었을 때는 그냥 그랬는데 된장무침을 하니 오쿠라의 아삭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낫또와 비슷하게 점액질이 있어서 미끄덩한 식감이 있긴 하지만 낫또는 아직 맛있게 먹는 법을 찾지 못해서 도전을 못하고 있지만 오쿠라는 우리 식탁의 한편에 자리 잡았다.
여름동안 열심히 맛있게 먹어야지.
점심 설거지는 남편이 담당을 하고 그 사이 나는 욕실 청소를 했다.
청소를 하고 났더니 잠시 비가 소강상태가 되어 후다닥 외출 준비를 했다.
집 근처 스타벅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오기로 했다.
오후가 되자 아침의 시원함은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고 눅눅하고 축축한 습기덩어리가 집안 가득 내려앉았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 땀이 줄줄 나는 상당히 불쾌한 날씨로 변하고 말았다.
그래서 시원한 스타벅스에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오기로 했다.
시원한 커피를 마시며 오늘은 꼭, 일본어 단어를 외우로 말리라.
스타벅스로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