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에 나는 H영어교실 등촌점 원장이 되었다. 교육청에 교습소 등록을 하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냈다. 간판을 올리고 창문에는 학원 홍보용 선팅을 하고 책상과 의자, 책장을 들여놓고 수업할 교재들로 책장을 채웠다. 사무용 기기들을 설치하고 전화와 인터넷을 연결했다.
개원 일주일 전부터 교습소 개원을 알리는 입간판과 현수막을 설치하고 홍보 전단을 아파트 게시판에 붙였다. 학교 하교 시간에 맞춰 교문 앞에서 전단을 직접 돌렸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치열한 홍보로 원생 10명을 등록시킬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등록 원생 10명의 수강료는 매달 들어가는 임대료와 관리비, 통신비, 교재비, 자동차 할부금과 차량 주유비로 쓸 수 있을 만큼의 금액이었다. 아이들은 나를 “티나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나는 신규 등록 이벤트, 현수막, 게시판 광고, 학교 앞 홍보 이벤트 등을 학기 초와 방학 일주일 전에는 항상 정례적으로 홍보, 마케팅을 했다.
내 가방에는 언제나 초록색 박스 테이프와 전단지가 들어 있었고 업무 후에는 학원 문을 잠그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며 전봇대마다 곱게 학원 홍보 전단지를 붙이고 퇴근을 했다. 하나하나 붙일 때마다 등록 회원들이 늘어나길 기도하는 심정으로 정성 들여 붙였다. 외진 입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선 꾸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전단지를 붙이고 있는데 오토바이 한 대가 갑자기 옆에 와 섰다. 그러고는 얼마를 주면 우리 치킨 집 전단지도 붙여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난감한 질문에 난 “딴 집 건 안 해요.”라며 얼버무렸다.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는 에피소트다.
티나의 노하우
차선의 입지를 최고의 입지로
만약 차선의 입지 조건이라면 약점을 보완할 방법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약점을 보완할 방법을 찾았다면 차선의 입지를 최상의 입지로 바꿀 수 있습니다. 평범한 오리를 황금알을 낳는 오리로 바꿀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보완 방법을 찾기 어렵다면 그 입지는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은 블로그, 인스타, 페이스북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와 SNS, 포털사이트의 댓글 후기, 유튜브 등이 온라인 마케팅 수단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홍보, 마케팅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을 기획하고 만들어도 아무도 사러 오지 않는다면 무엇이 문제일까요? 그것은 홍보와 마케팅의 부재 또는 실패입니다
입소문의 효과를 기대하고 기다리기에는 상가 월세를 내야 하는 날짜가 너무 빨리 와버립니다. 양질의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좋은 입소문은 내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느냐에 따라 빨리 퍼집니다
진심과 간절함
난 진심으로 내 사업을 성공시키고 싶었다. 그 당시 결혼해 가정을 꾸린 친구들도 있었고 번듯한 직장을 다니며 커리어를 쌓아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정말 비교하기 너무 싫지만 난 초라했다. 많이 초라했다.
부모님 집에 얹혀살고 있었고 하다못해 화장품을 살 돈도, 미용실에 갈 돈도, 친구와 커피 한잔할 돈도 없었다. 기대에 못 미친 나를 못마땅해하는 부모님께 손을 벌리기는 더욱 싫었다.
그래서 난 더 잘 해내고 싶었다.
그래서 난 출근길에 항상 차 안에서 묵주기도를 했다. 잘하게 해달라고 내가 시작한 일을 성공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54일 묵주기도를 하는 동안 그 기도가 꼭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기도를 했다. 확신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서 잠깐 묵주기도에 대해 짧게 설명하면, 묵주기도는 27일 청원기도와 27일 감사기도로 이루어진 54일 기도로 매일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기도다. 이 기도의 핵심은 묵주기도 동안에 내 기도를 전지전능한 분께서 듣고 계시고 그 기도가 이루어진다는 확신과 믿음을 가지고 기도해야 한다.
그렇게 나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마음먹었고 학생들을 열의를 다해 가르쳤고 홍보도 열심히 했다.
6개월 뒤 거짓말처럼 등록 원생이 10명이 더 늘어 20명이 되었다. 그때부터는 수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부모님께 이자와 원금도 조금씩 갚아 나갈 수 있게 되었고 친구들도 만나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학원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을 무렵 등록 원생이 40명이 넘어 대기 인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여기서 나는 지금의 규모를 유지하느냐 더 투자를 하여 사업을 확장하느냐를 선택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무렵 강서 지사는 길 건너에 편에 내 교습소 보다 더 큰 규모로 가맹점을 하나 더 넣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