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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글임자
Nov 05. 2024
또, 고양이가 그랬어
내겐 너무한 고양이
2024. 10. 5.
< 사진 임자 = 글임자 >
"엄마. 병아리가 왜 한 마리 없어?"
"고양이 그것이 날마다 어슬렁거리더만 잡아먹었더라."
"고양이가 먹었다고?"
"그래. 그것이 날마다 와서 눈독 들이더만 집에 사람 없을 때."
고양이는 병아리를 좋아한다.
경험상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그냥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먹잇감으로서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나는 확신한다)
"
저것이
요새
날마다 온다."
언젠가 친정에 갔을 때 엄마는 들고양이(로 짐작되는) 한 마리가 마당을 어슬렁 거리는 것을 보시고 쫓아내셨다.(고 믿었지만 결국은 고양이에게 당했다, 병아리 한 마리가)
"우리 집에 뭐 볼 일 있다고 와?"
"뭐 하러 오겄냐. 병아리 맛 볼라고 오제."
"고양이가 병아리 잡아먹는다고?"
"그래. 옛날에도 와서 내가 쫓아냈는디 또 온다."
"그냥 지나가다가 들렀나 보지."
"저것들이 동네에 다님서 얼마나 사고 치고 다니는 줄 아냐?"
"그래?"
생각해 보니 전에 집에서 병아리를 기를 때도 그런 일이 몇 차례 있었던 기억이 났다.
한창 병아리를 부화해서 키우다가 몇 년 만에 다시 새로 병아리를 들였던 해였다.
병아리가 너무 어렸으므로 다 큰 닭들과 같은 공간에 바로 투입하지 않고 작은 닭장(?) 같은 구조물 안에 병아리를 16마리 정도 키웠었다.
그 귀여운 노란 병아리 보러 나도 아이들을 데리고 종종 친정에 가곤 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친정에 갔더니 병아리 숫자가 꽤 줄어 있었다.
내 기억으로 열 마리 정도만 남아 있었다.
"엄마, 병아리가 줄었어."
아이들이 알아채기 전에는 나는 전혀 몰랐다.
그때 그 사달이 난 것이었다.
동네를 활개치고 다니던 고양이가 우리 병아리들을 몇 마리 슬쩍한 것이다.
나도 그전에 고양이 몇 마리가 그 병아리 주변을 배회하는 장면을 몇 번 목격한 적도 있었다.
하긴, 사람이 있어도 병아리를 노리고 대범하게 어떤 시도를 하는 모습도 많이 보긴 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그 속에 있는 병아리를 낚아채 갈 수 있을까?
그 작은 것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리고 고양이에게 잘못한 일도 없는데?
이런 일은 흔했다.
당한 집이 우리 친정집만이 아니었다.
어디서 나타난 건지 길에 못 보던 고양이가 여럿 어슬렁거렸다.
나도 고양이에게 악감정은 없다.
다만, 고양이에게 잘못이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그놈들이 병아리 안 남겨 둘 것이다. 한 반 맛봐서."
"그럼 더 잘 단속해야겠네."
"아빠한테 다 막아 놓으라고 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그 병아리들을 고이 모셔와 우리 집에서 키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최소한 고양이는 우리 집에 들어올 수 없을 테니까.
"인자 그 짐승들 때문에 병아리도 못 키우겄다."
그러나, 다시 친정집에서 병아리는 태어났고 올해도 한 마리가 희생당했다.
부모님은 더욱 고양이가 눈엣가시였다.
그냥 길을 가다가 고양이를 만나도 원수 보듯 하셨다.
나도 가끔 저 중에 그놈(?)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무작정 고양이를 미워할 수만도 없다.
본능적으로 그랬겠지. 저도 먹고살기 위해서.
하지만 남의 집에 가서 병아리 서리를 하는 건 아니지.
옛날에 내가 만들어 놓은 곶감에 입을 다 대고 먹지도 않을 것을 건드리고 다니더니 이번엔 병아리까지 겨냥하다니 죄질이 무겁다.
저렇게 많은 고양이를 다 모이게 해서 일일이 밥을 줄 수 도 없는 노릇이고, 병아리는 지켜야겠고 이 노릇을 어쩐다?
말이라도 통하면 부탁이라도 해 보겠는데 참으로 답답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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