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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 리브로 Jul 04. 2023

다시 사는 인생이란?

누가 알겠는가...

브런치 작가 레이블 팀라이트의 7월 공동 주제는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다.


인생을 다시 산다고?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시 산다는 것이 다시 태어난다는 뜻인지, 시간 여행자처럼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돌아가서 그때부터의 삶을 다시 살게 되는 것인지... 어느 것이든 내 뜻대로 인생을 맘대로 쥐락펴락 할 수는 없을 것이 뻔하다.

아무것도 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면 '다시 태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은 하나마나 한 일일테니 일단 선택권이 주어진다고 치자. 그러나 부모를 맘대로 선택하고 태어나는 지역을 고른다고 한들 나를 둘러싼 주변의 여건과 가족들이 선택한 삶의 여정이 어떻게 펼쳐지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모르는 일이다.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되돌아간다고 가정하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분명 나는 한 번 경험했던 것과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고 같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을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를 둘러싼 모든 상황들과 주변인들의 삶이 바뀔 것이고 그 사람들의 주변 인물들의 삶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이며 결국엔 전 지구적인 변화가 생기고 말 것이다. 시간 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를 보고 나면 늘 머리가 복잡해지고 마는 나는, 실제로 시간 여행이라는 것이 가능하다는 이론에 반론을 제기하다가 지쳐버리기보다는, 그냥 지금 이 시간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


'다시'라는 단어의 뜻을 반복(혹은 되풀이)이라고 규정지으면 똑같은 결과가 나오고 만다.

그러나 '방법이나 방향을 달리 고쳐서 새로이'라는 의미를 선택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흔히 어떤 일을 하다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다시' 해보자고 말한다. 그때의 '다시'에도 위의 두 가지 의미가 다 들어 있다. 실제로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도 다시 해보고 방법을 바꾸어서도 다시 해본다.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라는 주제로 다시 되돌아가보자.

똑같은 인생을 반복해서 살고 싶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든 것에 만족해서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지금과 백 퍼센트 똑같은 모습으로 살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는?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어떻게 살고 싶지? 결국 인생의 어느 지점을 선택해서 무언가 조금이라도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겠지.

그렇다면 그 작은 시도를 지금 하면 되는 것이다. 마치 미래의 내가 지난밤 꿈속에 와서 속삭이고 간 듯이 말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의 내가 되기 위하여 불편한 것을 감수하는 하루가 되도록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겠다.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이 아니라 '반드시 다시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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