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고2주 정도 지나서부터 가벼운 감기 증세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따끔거리고 가끔 잔기침이 나왔다. 자가검진 키트에서는 음성반응이 나왔다.
화요일 아침, 남편의 요란한 기침소리에 식구들 모두 자가 키트로 테스트를 해봤다. 재택근무로 집에 계속 머무르고 있던 큰딸과 나는 음성이었다. 남편은 양성이 나왔고 집 근처의 이비인후과에 가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니 역시 양성반응이었다. 딸과 나는 초기엔 음성으로 나올 수 있다며 이틀 후에 이비인후과에 내원했다. 둘 다 음성이었지만 약간의 증상은 있어서 감기약 처방을 받았다.
남편은 이틀 정도 기침, 가래가 심하다가 금세 증상이 호전되어 말 그대로 뒹굴뒹굴 작은방에서의 격리생활을 만끽했다. 남편의 확진 판정 3일 후 저녁이 되자 딸이 목의 통증이 너무 심하다며 괴로워했고 나는 오히려 좋아진 상태였다.
토요일 아침, 딸은 병원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약을 먹으면서 기침, 가래는 곧 나아졌으나 목의 통증으로 음식물 삼키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했다. 멀쩡한 나를 보고 3차 백신의 효과를 단단히 보고 있다며 2차까지만 맞은 딸이 제일 고생하는 것 같다고 남편과 나는 말했다, "그러게 3차까지 맞으라니까...".
아프다는 딸에게 약을 먹게 하고 가습기를 틀고 자주 물을 마시게 했다. 따뜻한 물이건 차가운 물이건 삼키는 게 힘들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딸은 얼음을 찾았다.
얼음으로 감각을 둔화시키는 게 차라리 나은 것 같다고 했다.
월요일 아침, 격리 해제된 남편은 출근을 했고 딸은 증상이 훨씬 가벼워졌다. 오후부터는 내가 오한이 들고 목의 통증이 심해졌다. 전엔 침 삼킬 때만 아팠고 심할 땐 가만히 있어도 화끈거리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먹고 있던 목감기 약에 한밤중에 일어나 추가로 타이레놀을 더 먹어봤지만 목구멍이 찢어질 듯 아팠다.
화요일 아침,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리고 나는 지금껏 아파 본 중에 가장 심한 인후통을 앓고 있다. 약을 먹고 나서 한두 시간 정도만 견딜 만하다. 그 시간이 지나면 목구멍은 타들어가는 듯하고 침을 삼키는 것도 수 십 개의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을 유발한다. 따뜻한 물, 차가운 물, 얼음으로도 통증을 멈출 수가 없다.
누구는 목이 아파 음식을 먹지 못해서 몸무게가 몇 킬로그램이나 빠졌다고 했지만 난 먹는다.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만 있고 싶지가 않아서다. 약을 먹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끓인 밥을 씹어 삼킨다. 이제는 밥숟가락을 넣기 위해 입을 벌리는 것조차도 더 큰 통증을 유발한다.
'참자. 참자...'
' 못 참으면 어쩔 건데? 이 정도 아프다고 죽기야 하겠어?' '애도 낳았잖아, 엄살 부리지 마!'
물 한 모금, 밥 한 술 삼키면서 눈물을 쥐어짜며 속엣말을 함께 삼킨다.
새벽에도 통증 때문에 얕은 잠으로 뒤척이다 결국은 일어나 식탁에 가서 앉는다. 물 한 모금을 삼키다 어깨를 들썩인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도 이렇게 아프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