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유리 뒤에서

by 잔결

이제 막 6살이 된 아들을 수영수업에 보냈다.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두꺼운 강화유리를 사이에 두고 아이를 지켜본다.

손 흔드는 아이를 보여 마주 손을 흔든다.

그러곤 수업이 시작함과 동시에 나는 억지로 태블릿을 연다.

최근 일터 사정으로 출근을 못하고 있다.

백수 아닌 백수가 되었다.

언제 복귀할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뭐라도 할 게 없을까 생각한다.

검색창에 '단기 알바'를 적어본다.

이것저것 보다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건 시간이 안되고 저건 자격미달이고.

답답함에 잠시 눈을 들어 아이를 본다.

언제 보고 있었는지 아이와 눈이 마주친다.

얼굴에 힘을 들여 환하게 웃어 보였다.

아빠가 언제 쳐다봐줄까 기다렸겠지.

어금니를 깨물고 다시 태블릿을 들여다본다.

나는 어디까지 저 아이에게 숨길 수 있을까.

아이에게 숨기지 않는 날이 오긴 할까.

이 처량한 미소 뒤에 숨겨진 황량함을 알게 되면 어쩌지.

생각을 뒤로하고 아이를 다시 본다.

세상 밝은 얼굴로 신나게 논다.

아이는 나에게 희망인 동시에 목줄과 같다.

삶을 버티며 이겨낼 응원인 동시에 협박과 같다.

하지만 그것은 '기꺼이'다.

어떤 생각과 말로도 표현될 수 없는 자해와도 같은 사랑이다.

말이 그렇다는 거다.

나는 아이 때문에 행복하다.

졸릴 때면 아랫입술을 지긋이 무는 습관을 사랑한다.

그 작았던 발이 이제 내 손에 다 감싸이지 않음을 사랑한다.

이 작은 존재를 사랑하는데 이유가 있을까.

감정은 어디서도 느낄 수 없다고 나는 장담한다.

마치 감각과 인지 그 너머의 어떤 것 같다.

이 존재가 태어나기 전부터 나는 이를 사랑하지 않았나 싶을.


결국 마땅한 일거리를 찾지는 못하고 이렇게 글을 쓴다.

한숨이 푸욱- 나오지만 꿀꺽 삼킨다.

이제 아이 수업이 끝날 시간이다.

이제 저 두꺼운 강화유리 건너편으로 나아갈 때다.

행복한 너의 아빠로 다시 시작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