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2달 3일 만에 소감문을 냅니다"

콩잎시리즈 11-댓글을 모두 닫고 문자하나에도 조심해야 할 글쓰기

by 윤슬





두 달여 만에 브런치 작가 소감문을 내게 되네요.

보이지 않는 독자님들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어제 하루는 폭풍우가 몰아 치듯이 지나갔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자전거 되찾은 사건부터

잠시 쉬는 점심시간까지 킥보드 수리하러 다니는 열혈 엄마였다가 직장으로 돌아가면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했다가 집으로 돌아오면 가사도우미가 됩니다. 그리고 지금 글을 쓰는 시간이야말로

정말로 오롯이 저를 위한 시간입니다.


무슨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해야 할까요.

사람일은 정말 한 치 앞도 알 수가 없군요...


자전거 찾은 이야기로 모든 것이 숨겨진 듯이 보이는 군요.

형사님들이 아들 자전거 있는 곳으로 오기 직전 제가 단 댓글의 댓글을 보고 말았습니다. 머리가 쭈뼛서면서 형사님들의 이야기는 들렸지만 제 머릿속은 온통 그 댓글에 가 있었습니다. 형사님들이 자전거를 절단해 주고 가신 뒤부터 참았던 울음보가 터지고 말았습니다.


바보가 되어 아들 학원에 데려다주는 차 안에서도 내내 울었습니다. 제가 그분과 너무 정이 들었나 봅니다.

처음으로 사이버 공간 안에서 글을 써 본 저는 제가 글을 올릴 때마다 제일 먼저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제가 힘들어할 땐 언제나 따뜻한 격려를 아낌없이 주시는 그분을 너무 스스럼없이 생각하고 있었나 봅니다.

정말 악의 없이 던졌지만 상처를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어디서 터진 것인지 울음은 그치질 않았습니다. 학원에 보내고 차 안에서 1시간 동안 동생과 통화하면서 울었습니다. 마지막에 동생이 그러더군요.


"언니 잘하고 있어. 아이들도 잘 크고 있고..."


그 마지막 말에 모든 위로가 쏟아졌습니다.

의도하지 않은 말인데 상대방은 얼마든지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이버 공간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친하게 생각하여 비난처럼 그 말이 서운하게 들려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지금 새벽 4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에서야 온전히 제 자신도 돌아보고 용서를 구하는 맘으로 남깁니다.


브런치 작가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작가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글을 잘 쓰지도 못하지만 제 감정 다스리는 도구이거나 외로울 때 저를 상대해 주는 가장 친한 친구 같은 느낌, 아무 말 없이 손가락이 누르는 대로 듣고 담아내고 또 저의 시력으로 되돌려주고. 브런치는 아무런 요구도 충고도 잘난 체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들어주기만 하는 좋은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가만히 듣고만 있어도 감정을 풀어주고 다 쓰고 나서 되읽어 볼 때면

내면을 비워내고 조금은 아주 조금은 성숙한 존재로 나아가게 만드는 그런 친구말입니다.


동생에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브런치 작가 탈퇴하겠다. 지금 쓴 글은 모두 발행 취소하고 잠그겠다. 다시는 내가 남에게 상처 주는 댓글도 달지 않고 조용히 살겠다. 무엇을 바라서 이렇게 들어와서 글 쓰고 상처받고 하는지. 지금 당장 모든 것을 다 닫고 싶다. 그전에도 잘 살았고 더 잘 살기 위해 글을 쓰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인데. 무슨 부귀영화라도 누릴 마냥.


있잖아 네가 아직 잘 모를 거야. 여기 시스템을. 내 글을 읽지도 않고 좋아요 누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마치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께 댓글을 다는 게 구독을 늘이거나 많이 눌러달라고 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어. 신경이 안 쓰이는 것은 아니지만 내 글이 뭐라고 꾸준히 읽어주는 분들이 계시긴 해. 또 그냥 내가 안쓰러워서 지나가다가 슬쩍 눌러주고 가시기도 할 거야. 모르겠어. 그냥 진심으로 읽어주고 공감하는 표시가 가장 좋고 이상적이지만 아무것도 안 누르고 댓글도 안 달아 주셔도 좋을 거 같아. 다 읽어 주시기만 해도.


그러면 언니는 어떻냐고 묻겠지. 관심작가 수가 늘면서 다 읽고 챙기기가 힘들어졌어. 직장일이 많아지면서 더 그렇게 됐지. 그렇지만 읽지도 않고 손가락 까딱하며 버튼만 누르지는 않아. 어떤 분이 그러셨어.

늘 응원해 주신다고. 응원은 맞지만 내가 그분 글을 읽으면 정말 좋아서 내 이기심으로 하는 거고 그래서 늦게라도 찾아서 읽은 것이고. 댓글 달고 싶어서 다는 거라고. 다만 그런 경우가 요즘 늘어.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이라면 읽을 시간이 없을 때 먼저 좋아요 눌러놔. 근데 시간이 되면 꼭 천천히 다 정독해. 아직까지 나는 그래.


도대체 제게 브런치 작가의 의미는 무엇인지 오늘 새벽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다 없애고 탈퇴한다고 하는데 언니 일주일만 고민하고 하도록 해. 나중에 혹시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몰라. 그리고 일주일이고 한 달이고 그럼 쉬어. 그런 일로 그렇게 서럽게 울 일은 아니야."


누군가는 말씀하시겠지요? 그 깟 댓글하나로 그렇게 세상 다산 사람처럼 울 일이냐고요. 내가 잘못한 것도 인정하라고요. 인정합니다. 그런데 잘 울진 않는데 한번 울 일이 터지니 무슨 여기저기 봇물 터지듯이 모든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지고, 짧은 순간 살기 싫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가끔 예민하지 않은 척하지만 너무도 예민하고 까탈스러운 성격인가 봅니다. 남들이 울 때는 웃고 심각할 일엔 대범해지는 그런 이상한 유형의 사람인가 봅니다. 눈치도 없고, 한번 무너지면 이성을 잃게 되고 주윗사람들 괴롭게 하는 그런 인간인가 봅니다.

이런 제 자신도 어찌하지 못하는 못난 인간입니다. 강한 척 입 다물고 있다가 어제는 몇 시간을 바보처럼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I'M NOT A PERFECT PERSON 이후 울음보가 터졌네요.


브런치 작가 2달 하고 3일 차가 되었습니다. 어제는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일을 심하게 후회하였습니다. 오늘 새벽은 4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혹시 알람을 하고 계시거나 진동을 하신 분들은 너무 괴로우셨을 거라 생각됩니다. 저는 이제 이즘 하여 모든 알람과 댓글을 없애려고 합니다. 마음이 다시 회복될 때까지 미친 듯이 글을 쓸 수 있으니 저를 차단하셔도 됩니다. 건강한 인간으로 건강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많이 아팠나 봅니다. 제 글도 많이 아팠나요?


늘 [자연의 빗소리]를 듣다가 혹여 나쁜 생각이 들까 봐 [왈츠]를 밤새 들으면서 글을 썼습니다.

초승달이 희미해져 가며 멀리 B산 너머 짙은 회색빛이 옅어지면서 새벽이 오고 있네요.

새벽 4시 47분이 되었네요.

초여름인데 많이 덥습니다. 좋은 일들로 웃을 일들이 많아지시면 좋겠습니다.

매실은 잘 익고 있습니다. 더 많이 행복해지고 싶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요.




계묘년 6월 14일 수요일

더 많이 단단해지고픈데 잘 안 되는 윤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