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잎시리즈 10-브런치공간을 아끼고 이웃을 돌아보는 글쓰기
브런치 작가 소감문은 오랜만입니다.
그만큼 글을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여기에 글을 쓰는 것에 지쳤다고 할까요.
마음이 무뎌진 것인지요.
평화롭던 직장생활과 마음에 금이 간 것일까요.
퇴근하면서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뭔가 기쁘지 않다.'
'마음이 무겁고 불안해진다.'
이유는 무엇인지 조심스레 제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자꾸 무거운 주제들을 오래 고민하면서 우울한 기분이 되어 힘들게 글을 써서일까.
정말 숨 막히게 돌아가는 직장 업무에 대한 강한 부담이 생겼기 때문일까.
미친 듯이 씻고, 먹고, 달리고, 출근하던 그 기쁨은? 자신감은? 어디로 달아난 것일까.
나는 지금 그야말로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퇴근길에 산 과일을 차 안에서 씻지도 않고 먹고, 또 바나나를 까서 두 개나 먹고,
집에 와선 물에 담궈논 포도알을 너무 탐스러워 한입, 상한 거 같아서 또 한입. 스물 다섯 알이상 서서 먹고,
묶음처리된 할인 과자를 뜯어서 부엌에 선채로 1봉을 다 먹고,
큰 아이가 2달 동안 연재하던 글을 쓰지 못했더니, 누군가가 개인톡으로
"작가님 이야기 너무 궁금합니다. 언제쯤 글을 쓰실 건가요..."
이 이야기에 빵 터져서 그 핑계로 계란을 두 개나 넣어서 짬뽕라면을 흡입했습니다.
30분 가볍게 헬스장에 가서 운동하고 올라와 글을 쓰려고 앉으니 잡생각만 가득 머리에 들어차서
글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엑기스 만들려고 사 와서 씻어놓은 매실들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저거 손질이라도 해야겠다 싶어 이쑤시개를 찾아서 손으로 잡히는 꼭지는 모두 떼고 이쑤시개로
파서 10킬로를 깔끔하게 손질했습니다. 이제야 조금은 홀가분한 기분으로 다시 앉았습니다.
그러는 사이 밤 12시가 훌쩍 지났네요.
아리아*는 또 장대비를 퍼붓다가 천둥번개를 내리치면서 토닥거리는 자연의 빗소리를 내고 있군요.
비로소 글을 써야 마음이 안정이 되고 가라앉습니다. (*인공지능 AI)
글을 쓰고 구독자가 늘수록-이제 벌써 30명이나 되었습니다. 제가 귀엽나요?-글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이 많이 드는 시기인 것 같습니다. 독자님을 생각하며 한 문장을 이어 나가면서도 정성을 들이고 다듬어서 내 보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생각만 많아지고 열등감까지 몰려와 글을 쉽게 올리기도 힘들어졌고요.
관심작가를 늘리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지만 제가 관리하는 수준은 지금도 벅차서 더 구독도 못하고 있어요.
글이 올라오면 그야말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니 시간이 나는 족족 순서대로 읽어 봅니다. 지금도 아기작가이긴 마찬가지이지만 옛날만큼 라이킷에 일희 일비하는 마음은 조금 줄어든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한 것은 제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는 분들과 소리 없이 읽어 주시는 분들이 정말 소중합니다.
작은 댓글하나에도 마음이 보이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흥분이 되거나 울컥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제 마음을 보여 드려야 할지요. 무엇으로나마 보상해야 한다는 생각이 기저에 늘 깔려 있습니다.
그리고 늘 보이던 분들 중에 갑자기 글도 오랫동안 뜸하시고 안 보이면 마음으로 걱정도 하게 됩니다.
그 짧은 사이에 마음으로 교감을 하게 되었나 봅니다.
아직 병아리인 브런치 작가 7주 하고 3일 차입니다. 글을 써나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마무리 잘 못하는 제 모습도 남기고 싶고, 작가가 되고 어떤 감정의 변화가 생겼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저에게, 혹은 여러분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수줍게라도 기록하고 싶어 이 글들을 남깁니다.
보이지 않아도 때론 보이는 듯한 독자님들, 혹은 생각보다 지척에 계시거나 멀리 외국에 계시는 분들 모두 다 6월엔 더 많은 웃는 일들이 생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하시는 프로젝트들이 잘 성사가 되고, 직장에서는 기반을 잡게 되시고, 학교나 학원에 계시는 선생님들, 혼자 글을 쓰시는 전업 작가님들, 마음이 아픈 분들은 저희들과 회복시키는 글들과 글 쓰는 작업을 통해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오시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나이 직업 사시는 곳 모두 달라도 우리는 모두 브런치라는 공간에서 누구보다 가까이 있습니다. 따뜻한 글로서 힘든 분들에게는 작은 위로를 건네며, 남일처럼 구경하시지 않는 용기 있는 브런치 가족이 되셨으면 합니다.
이제 장마가 시작될 건가 봅니다. 이럴수록 더욱 마음을 소중히 가꾸고 자연을 가까이 두고 지내는 계절이 되길 바랍니다. 공원을 산책하면 아낌없이 모든 것을 내어주는 흙과 나무와 꽃들을 보며 너무나 이기적이고 감사할 줄 모르는 제자신을 보게 됩니다.
주저리주저리 잔소리와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을 쏟아 놨군요. 부족한 글 읽어주시는 독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이만 물러갑니다.
100일 뒤 매실이 익으면 매실차 한잔 마시며 두런두런 얘기 나눌 수 있기를.
소박한 맘을 풀어놓고 말이죠.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요. 너무 많이 기다리지 않게 해 주세요.
여러분들의 가정과 직장 그리고 모든 관계 속에서 평안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계묘년 6월 3일 토요일
늘 당신의 품 안이 고픈 윤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