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마음씀이 나를 배시시 미소 짓게 한다."

24화 띠뽈씨(나의 애칭♥)의 출퇴근이야기-친구의 택배선물과 아들의 매직

by 윤슬





[The 예쁜 머리]라는 공간에 들어와 있었다.

어제 아들이 매직을 해달라고 해서다.

아들 덕분에 나도 관자놀이 주위 흰머리가 신경이 쓰여 같이 염색을 하기로 했다.


아들이 시간이 오래 걸려 나는 뒷 의자에 대기하고 있었다. 브런치 작가님 글을 쓱 훑어보면서.


녹차벨 소리.

띠리링 띠리링 띠링.


“여보시요”(장난기 섞인 목소리)


“응 왜? 이 시간에 웬일?”


“너 정확한 사이즈 어떻게 되니?”


“음…”


대답하려고 하니 성질 급한 친구가,


“66이지?”


“응. 맞아 근데 난 크게 입는 걸 좋아해.”


“그래? 그럼 77 주문해 줄까.”


나는 웃음이 비실비실 새어 나왔다.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에 적립금이 남아서 사준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더 기가 차다.


“아니 네가 전에 보니 하도 후줄근한 상의를 입고 다니길래. 알겠어”


띤리리 띠리링.


“3개 샀어. 사이즈 2개는 77인데 하나는 사이즈가

없어서 95 사이즈인데 너무 펑퍼짐하면 안 예쁘니깐.

택배로 부쳤으니 갈 거야. “


“응 고마워.”


얼떨결에 친구에게 옷 택배로 받는 몸이 되었다.

누구나 풍족해서 베푸는 게 아니다. 친구의 마음씀이 나를 배시시 미소 짓게 한다. 또 내 성격에 너무 고마워서, 주저리 떠들까 봐 멋쩍어하며 할 말만 하고 끊는 센스. 난 이런 친구들을 둔 사람이다. 나는 누구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미용실에 앉아 생각해 보는 오후다.




아침부터 출근해서 1시까지 가득 채워 일을 했다.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제.

면접을 볼 때 1년 정도만 토요일과 월요일 연차는 안된다고 딱 잘라서 말씀하셨다.


그때 당시 나는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태어나서 처음 있는 수모를 겪은 상태여서 연차 사용에 대해 아쉽지만 수용했다.

당시 만족할 만한 연봉 협상이 되었고 두 아이와 아파트 대출금에 대한 압박이 나를 그렇게 몰아붙였다.

(이제 일해보니 나는 여기서 일하는 동안 토요일은 영원히 안녕인 듯 보인다.)


저번 토요일은 오늘 보다는 덜했는데...

오늘은 쉬는 날이다 보니 북적거린다.
이것도 그냥 그러려니 한다. 이제.(후렴구라 복사해서 갖다 붙였다. ㅋㅋㅋ)


1명이 올 곳을 모두 세트로 오셨기 때문인가.

암튼 한부서가 바쁘면 도미노다. 서로에게 수레바퀴의 린치핀이 되어 협력해야 수레가 잘 돌아가는 법.

쉬지 않고 원래 나의 일도 커버하고 타 부서에서 협조한 일도 정말 최선을 다해서 일했다.


일 중간에 아들 매직하러 가는 미용실에 예약도 하고 나도 염색하노라고 시간도 잡았다.

이제 열심히 하고 퇴근만 하면 된다.




불을 끈다.

정확히 1시 2분이다.

계단을 내려오면서 풋풋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이쁘기만 한 20대 타 부서 직원들과 [하마터면 우리가 못된 사람 될 뻔했다]며 농을 던지면서 아름다운 밤보다는 행복한 주말을 불끈 약속하며 헤어졌다.


건물을 나서니 고온 다습한 거 같으면서도 약간은 시원한 바람이 벚꽃나무 이파리 사이에서 살랑거리며 분다.


"아뿔싸"


1시 30분에 미용실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급하다. 다시 휘몰아치는 바람이다.

늘 대던 지하에 차가 있는 줄 알고 지하 계단 타고 내려갔다가 지상에 댄 것을 알아차렸다.

약속은 금이다.


"부릉부릉 부르릉"(세이럽티비에서 작가가 한 말인 시동 거는 표현을 인용해 본다.)


근데 배가 너무 고프다. 어쩌지 안 되겠다.

일단 집에 먼저 가자.


도착하자마자 현미 찹쌀밥을 퍼서 마트에서 산 갓김치로 반공기 후딱 먹어치움.
바로 공동구매한 햇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무니 천국이 여기구나.
과즙이 뚝뚝 떨어지나 입안에 다 담을 수가 없다.


정확히 1시 30분.

-지금 집에서 나갑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2-3분거리의 미용실에 문자를 날린 후 아들의 너무 곱슬거려 다 뒤집어진 머리에 물칠만 해서 미용실로 모시고 갔답니다.

(좌:머리에 약을 바르고 대기 중인 분^^ 우:브런치스토리 보며 뒷 의자에 앉아서 대기 중인 분^^)




-다음 편에 계속-




(윤슬작가의 변)


머리에 염색을 하니 더 이쁘고 젊어 보입니다. 기분이가 좋습니다.

아들은 매직으로 머리를 올려붙이니 귀염상의 훈남이 되었습니다. 마음이가 행복합니다.

곧 도착할 3종 상의를 떠올리니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내 몸이가 기쁩니다.


미용실을 나서니 따가운 햇빛이 머리에 달려듭니다.

집에 올라오자마자 삼겹살에 갓김치에, 언니가 준 묵은지 사분의 일 포기를 가위로 접시에 썰어 세팅해 주니

후다닥 먹고선 나갔다 온다고 합니다.

딸아이는 오전 알바를 마치고 와선 부리나케 헬스장으로 이미 달려가셨습니다.


결국 혼자가 되어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별거 아닌 일이지만 누군가 저의 글을 읽고 사람 사는 것이 다 거기서 거기다.

특별한 것도 없는 것이 인생이며 하루하루 기분이가, 마음이가, 내 몸이가 좋고 행복하고 기쁘면 된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아래 공원에서는 주말이라 누군가 생목으로 버스킹을 시작했나 봅니다.

Y공원 분수는 비가 와도 춤을 추고 오늘같이 좋은 날도 역시나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 대고 있습니다.

백 년을 산다면 앞으로 살아갈 날이 오십 년인데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서 힘을 빼고 저기 분수처럼

춤을 추며 살고 싶네요~

(줌으로 땡겨본 춤추는 분수의 모습 으쌰~으쌰~ 예술이야~)


기쁘고 가볍게 시작한 글이 무거워지나요?


주말 잘 보내시고 늘 웃음꽃이 가득한 일상이 되시길 바랍니다. 333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