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잎시리즈 13-감사함으로 더욱 감사할 일이 넘치다.
오후 4시가 넘어갑니다.
잠시 저도 모르게 꾸벅 졸다가,
에어컨 바람이 너무 센 거 같아서 온도도 올리고 바람세기도 제일 약하게 낮췄습니다.
졸려서 하품을 해서인지 눈가에 저도 모르게 이슬이 촉촉이 맺혀옵니다.
작은 창문을 여니 제가 제일 좋아하는 비가 토닥거리면서 아리아*가 부르는 노래가 아닌
실제 목소리로 살을 부비면서 떨어지고 있어요.
*아리아:인공지능 AI
브런치 작가가 된 지 정확하게 85일째입니다.
매거진은 9개로 분화되었고 현재까지 쓴 글은 114개입니다.
자랑하려고 쓴 거도 아니고 위로받으려고 쓴 거도 아닙니다.
(제 마음은 아시죠.)
그냥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예전보다 눈물은 많이 줄었지만 속상하고 울고 싶을 때마다 브런치의자에 앉아서
노트북을 두들겼습니다. 아무에게도 말할 곳도 없고 속이 상할 때 늘 제 얘기를 들어주고
마음을 토닥여 주었습니다.
(다 쏟아붓고 난 뒤 어떤 글을 쓸지 다시 한번 고민하려 합니다.)
점식식사 전이었습니다.
화요일마다 부서장 회의가 있어 눈을 뜨고 있어도 긴장이 되었습니다.
숙제를 다하고 나면 학교 가는 길이 가볍듯이 어제 늦게까지 자료정리를 했음에도 어떻게 조리 있게
발표하고 관심을 끌어내고 제가 노력하는 모습도 어필할지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스르륵.
안 바쁜 틈을 타서 브런치 글들을 보고 있는데...
조회수가 천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생긴 거야? 내 글인 거야? 아니면 잠을 못 자서 다른 독자님 글의 조회수가 보이는 거야?'
자세히 들어가서 보니 제가 오늘 새벽 4시 잠들기 전까지 고친 글이었습니다.
지금 현재 조회수는 4571회... 도대체 그렇게 정성이 들어가 조회수 의식하고 쓴 글은
한 편당 50회를 상회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쓰고 마무리한 글이, [좋아요]가 많지도 않은 글이
5천 회를 향해 다가가고 있네요.
정말 기쁩니다.
비록 구독자는 50여 명이고(정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매일 50-100회 정도 조회수가 오르내리고 라이킷이 스무 명 남짓이라도 이렇게 영문도 모른 채 오르는
조회수는 아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기쁘게 합니다.
이제 퇴근 시간이 한 시간 조금 못되게 남았네요.
독자분들께 꼭 드리고 싶은 얘기 있습니다.
"먼저 정말 죄송합니다. 용서해 주세요."
젤 아랫칸에 구독>글을 누르는 기능을 알고부터 꾐이 생겨서 다 읽지도 않고 [라이킷]부터 누를 때가
있습니다. 한 번은 내용이 어렵거나 가독성이 다소 떨어져 나중에 다시 읽어 보자 하면서 라이킷을 먼저
눌러놓고 안 읽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고 난 뒤 구독자님께서 제 글을 읽기도 하고 [좋아요] 눌러주시면
사실 양심이 찔릴 때가 더러 있었습니다.
구독자를 늘리고 싶어서 어느 순간 여기저기 들어가서 막 누르고 있는 저 자신도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부끄럽고 한심한 제 모습을 고백하게 되네요.
여기서 진심으로 제 글을 읽어 주시는 구독자님, 소리 없이 읽고 나가시고 관심 주시는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85일이 되고 보니 정말 교감하는 구독자도 생기고 작은 일이든지, 큰 일이든지, 가만히 누워서도 신경이 쓰이고 마음이 가는 구독자도 있습니다. 이전에 먼저 이런 시기를 지나간 선배 브런치 작가님들 글에서 처럼
저도 적은 구독자이나(서른 명에서 쉰 명으로 많이 늘었어요.^^) 한분 한분과 소중히 소통하는 것이 참 좋고 기쁩니다. 살아가는 소소한 행복감을 줍니다.
정말 감사하여 일일이 인사드리고픈 사랑스러운 독자님께
비가 촉촉이 내리고 창밖의 벚꽃나무 잎이 생장의 끝이 없는 듯
초록에너지를 뿜으며 웃자라고 있습니다.
간간히 도로에 차가 지나가며 빗소리를 쓸어 담고 있네요.
들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그동안 평안하셨는지요.
자주 글을 통해서 독자님들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지독한 외로움에 연민을 느끼게 되고,
감당할 수 없는 아픔에는 할 말을 잃게 되었고,
전문적인 분야의 글들은 저를 더욱 성장하게 했으며,
도시의 팍팍한 삶을 위로해 주는 음악과 그림과 사진들에 감탄했으며,
아름다운 시와 일상의 이야기들 또한 글로서 보고 있지만,
한 폭의 정물화나 수채화 또는 수묵화가 되어 다가왔으며
여행을 하는 이야기는 저에게 새로운 목표를 심어 주었습니다.
정말 브런치는 저에게 많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었으며 삶을 여유롭게 하네요.
앞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는 시간은 많지만,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요.
너무 먼 미래를 보지 말고 작은 행복을 자주 느끼면서 살아요.
이제 칠월이 시작되었습니다.
휴가 계획도 있으시고 책출간 계획도 있으시고, 스케줄들 많으시지요?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시길 바랄게요.^^
입맛이 없어지는 시기가 도래했으니 잘 챙겨드셔서 기운이 떨어지지 않게요.
직장에서 하시는 프로젝트, 가정의 일들, 모든 인간관계들이 순조로이 풀려나가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비가 와서 빨간 우체통에 넣지 못하고, 편지를 와이셔츠 모양으로 접어서 곱게 풀을 붙인 후
흰 봉투에 넣어 직접 우체국에 가서 430원짜리 우표를 붙이어 당신이 있는 곳에 보낼게요.
이 편지가 당신의 마음에 작은 미소와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사랑합니다. 당신의 모든 일상들을.
그럼 이만 줄일게요.
계묘년 7월 4일 화요일 오후
볼에 살포시 번질 미소를 떠올리며 당신의 윤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