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를 다 받고 나오니 온몸의 힘이 다 빠졌어요."

26화 띠뽈씨(나의 애칭♥)의 출퇴근이야기-반차내고 혈액검사 결과 들으러

by 윤슬





오후 1시 4분이다.

내 방의 불을 껐다.

퇴근한다는 뜻이다.

오후 반차를 내었다.

이 시간에 건물을 나서면 그냥 좋다.

1달 전 피검사를 위해 수요일 반차를 내었고 한 달 만에 그 결과를 보기 위해.


아 어제도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데 직장을 나서니 여름휴가 느낌이 물씬.


‘대체 뭐지?’


이렇게 다른 얼굴을 내밀다니.


검사결과 생각에 조금 불안한 맘을 매미소리가 확 덮어준다.

세상에 하늘이 이렇게 파랗고, 오늘 뭉게구름들이 나들이 가는 날인가.


여기저기 피어오른 구름을 핸드폰으로 찍어본다.


아 참 아름답다. 파란 쪽빛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라.

폴짝폴짝 뛰어나오며 찍고(무슨 핸드폰 광고라도 하니? 이래 저래 몸을 돌려가며 제일 예쁘게 나올 구름의 구도를 잡아본다.)


내 얼굴이 조금이라도 나올까 봐 몸서리치면서(하하.)

(좌:나도 빨간 스포츠카 근처에라도 가고 싶다.ㅎ/우:포근한 솜사탕 같은 구름모양. 반차내고 휴가기분 내어요.)
(Y공원을 돌아 좌회전하려는 도로주행차. 이때만 해도 도로주행차를 의식하지 못함. 내가 사는 너무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의 미관과 요술양탄자 같은 구름모양들)
(좌:놓칠 수 없는 구름모양 달아나려하는 듯 우:은행나무 뒤에 가려진 구름 품은 하늘)

신호대기에도 찍고 도로에 차가 없어 천천히 달리면서도 연신, 맘껏 근육자태를 드러 낸 Y공원 숲도 잡아본다.


좌회전 신호 대기 중이다.

온갖 구름에 관심이 팔린 사이 앞차가 이상하다.


자세히 보니 도로주행 중인 차다.

아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곡선을 타고 돌아야 하는데 너무 느려서 나도 천천히 조금 떨어져서 뒤따르고 있었다.




그때 나는 첫아이가 20개월을 지났을 무렵이었다.

시골에서 살다가 시내 아파트에 전세를 얻어 살 때였는데, 시어머니께서 타던 차를 물려받아 시골에 있는 시댁에 갈 때였다.


당시 고개를 넘어야 하는 도로를 지나야 됐었다.

용기를 내어 첫아이를 카시트에 반대방향으로 태우고 고개를 넘는 도로의 내리 막길을 달리고 있을 때였다.


백미러로 큰 트럭들이 줄지어 내차 뒤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너무 겁이 났다. 그리고 미안한 맘이 들었다.


도저히 갓길에 차를 댈 공간이 없어서 오른쪽으로 남의 집 2미터도 채 안 되는 대문 앞의 오르막에 차를 갖다 올렸다. 지금도 이때를 생각하면 아찔한 기분이 든다. 한참을 기다려 도롯가로 후진하여 내려와 달렸었다.




계속 따라오던 도로주행 차를 피해 의원에 도착했다.

(대낮에 난데없는 추격전을 벌이는 도로주행차. 제목:당신은 도로주행 맞나요? 웃자고 하는 얘기입니다.)


(좌:도로주행차가 바싹 쫒아옴. 도로주행 맞나요? ㅎ/우:다시 요리조리 피해 달아난 내차. 멀리 보인다. 대낮의 난데없는 추격전.)


1시 32분이다.

아. 담당 주치의가 1주일간 휴가다.

그럼 5과 선생님께 봐야겠어.

조금은 떨린다. 긴장된다.

휴게실에서 웃음소리가 크게 새어 나오는 걸 들으며 이곳은 왕따는 없는 곳이길 바라본다.




한 두 달 전 우연한 기회에 갑상선 초음파 데모할 기회가 생겼었다.

아무 생각 없이 초음파실 침대에 누웠다.


“음... 전에 갑상선 초음파 받은 적 있으세요?”


“아니요. 한 번도 없습니다."


“자. 음… 여기 보시면… 여기가 갑상선 부위인데, 작은 물혹이 아주 많습니다.

지금 보니 6개 정도 보이고 더 안쪽에도…"


너무 놀라서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그 어두운 좁은 방엔 데모였기에 많은 의사와 간호사분들이 모여 있었다.

부랴부랴 반차를 내고 갑상선 검사를 했었다.




긴장을 늦추려 글을 쓰고 있다.

곧 내 이름이 불릴 테지.

주치의는 없는데, 너무 친절하시고 설명도 완벽하게 해 주시던 5과 원장님 마저 오전 내시경 이후 휴무라 한다. 4과 원장님 안내를 받고 기다리고 있다.

두 번째 순서이다.


“J00님 들어오세요.”



-다음 편에 계속-



(윤슬작가의 변)



입사한 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아 일도 익힐 겸 연차를 거의 쓰지 못했어요.

한 달에 반차 2개 쓰는 것도 조금 눈치가 보이기도 하고요.

오늘 나온 김에 정기점검이 며칠 지난(7/8까지 연기되네요.) 차량 점검도 하고 할 일을 몰아서 해야 해요.

동생이 7일 금요일 학교 행사에 간다고 하니,


-옷 단디 입고 가라

-세련되게

-S. 기 안 죽게


라며 문자가 왔어요. 옷도 한벌 빼야 하나요. 크크.

센스가 없어서 동생이 가끔 옷 입은 거 보고 놀릴 때가 있거든요.

동생은 저랑 반대인 부분이 많아서 똑같은 옷도 세련되게 코디해서 입어요.

물론 날씬하기도 하고요.




진료를 다 받고 나오니 온몸의 힘이 다 빠졌어요.

혹시 모를 다른 검사를 대비해서 점심을 안 먹었거든요.

수납을 한 후 부리나케 병원 건물을 빠져나와 분식집에 들렀어요.

가는 날이 장날이네요.

근처를 돌다 냉면집을 발견하여 쌓인 스트레스를 먹는 걸로 풀고 왔어요...

(배도 고팠지만 살얼음이 내 마음까지 녹여준 병원 근처 물냉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건강.

항상 강조하는, 미리미리 검사받고 예방하는 일.

무료 국가검진도 잘 받아야 해요.

이젠 건강을 챙기면서 살아야 할 지천명이 되었네요.

오늘도 무척이나 덥지만 간간히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에도 감사하면서 살기로 작정을

하고 덤벼 듭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늘 고맙습니다. 시원한 오후 나절 되세요. 333 33

짜이 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