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뽈씨♡의 직장생활이야기시즌2-새로운 프로젝트 시행과 지난 일 잊기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 일주일 가까이 왈가왈부하면서 걱정하는 것은 못할 짓이다. 그리고 부질없다."
오너가 바로 실행하자는 일이지만 내 위에 상사가 있다. 그리고 내 바로 밑에 부하도 있다.
"J, 어제 오후 5시 55분에 오너가 내 방에 왔어. 내가 회의에서 낸 안건을 바로 실행하자고 하셔. 부장님께 보고 드리고 시작하려고 해."
"잘 말씀하셔야 해요. 어제 회의에서 조금 부정적으로 말씀하시던데. 기분 상하시지 않게 먼저 허락을 구한 뒤 실행하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
늘 현명하고 융통성 있으며 현실적이면서도 통찰력 있는 J. 실제적인 상사의 성격을 잘 아는 그녀가 살며시 귀띔을 해준다. 그분은 한번 아니라고 하면 죽었다 깨어나도 아닌 분이라서 잘 말씀드려야 한다고. 설사 오너가 한다고 해도, 먼저 허락을 구하듯이 할 말만 하라고.
긴장된 마음으로 기획안을 들고 부장님 방에 갔다. 부장님 기분이 좋아 보였다.
"부장님, 어제 이 안건에 대해 의논해서 허락을 구한 뒤에 시행하라 해서 여쭤보러 왔습니다."
사실은 오너가 결정을 다한 상태였지만,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속으로 안된다고 하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어 그래 어제 보니 괜찮던데 할인율을 어떻게 적용하는지가 문제지."
"네. 안 그래도 이 부분만 의논하셔서 정해주시면 저희 4명이 짜보겠습니다."
그리고 점심에 각파트장과 기획실 직원을 모이라고 했다. 다들 전문가들이라 어느 부분에서 선물을 주고 최대한 고객을 끌어들이는 방법에 대해 일사천리로 의견이 수렴이 되었다. 핵심 안건은 내가 내었기에 살만 붙이면 되는 것이었고, 어느 부서에서 스탬프를 찍어 완성을 하는 것이 최종 결정할 일이었다.
오후 내내 정리를 다 하고 문건도 다듬어서 출력을 한 다음 검사실에 올라갔다.
"실장님 이거 협조부탁합니다. 어제 낸 안건을 바로 실행해야 하는데. 오너께서 이 부분의 스탬프는 여기서 혈액검사 후 찍으라고 하셨습니다."
나는 마치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온 것처럼 말을 했다.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실장님 표정을 보니 내가 미리 선수 치지 않아도 도와드리겠습니다 하는 표정이었으니깐.
도장문양은 병원로고를 그대로 하면 되겠고, 앞으로 수정 또한 더 되겠지만 내가 낸 안건이 수첩에 인쇄가 되어서 나올 것을 생각하니 저절로 뿌듯해서 어깨가 살짝 부풀어 올랐다.
-다음 편에 계속-
(P.S)
브런치에서 나를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라는 호칭을 달았다고 어떤 작가님께서 얘기해 주었다.
생전 태어나서 처음 불리는 크리에이터라는 어감은 가히 기분을 좋게 해 주었다. 충분히 자격이 있는 분이 표시가 없어 의아하기도 했다. 또한 조회수가 어떤 글 하나로 인해 오랫동안 1만 회에 머무르는 것은 기염을 토할 일이다. 직장에선 나름 1년이 다 되어가니 내편도 생기고 아이디어나 통계자료들의 노고가 인정을 받아 가고 있다.
여러 가지 기쁜 일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1주일간 불편했던 마음을 오늘부터 내려놓으려 한다.
사춘기 아들과의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대화로 아들이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나 또한 모든 대화들이 사랑을 토대로 한 것이었기에 생각보다 술술 풀려나갔다.
내일부터 새날이다. 8월 10일이니깐.
열어놓은 창밖으로 비가 노트북까지 튀며 바람소리마저 스산하다. 그래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 것임을 안다. 카눈이 별 피해 없이 지나가길 염원한다.
(제가 크리에이터라고 칭해지기까지 부족한 글 라이킷과 또 구독자수가 딱 100명을 넘기는 조건을 채워주신 모든 독자님께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늘 여러분 곁에 사랑받는 진실한 작가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