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뽈씨♡의 직장생활이야기시즌2-오너가 싫다 잖아? 부장이 싫다 잖아?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칫국물 제대로 마셨다.
열심히 업무를 보고 있는데 톡으로 문자가 왔다.
-과장님 많이 안 바쁘시면 전화 1통 주세요.
기획실 직원이다.
"선생님 무슨 일이에요?"
"어제 오너님께서 안건 작성된 거 보시고 수첩 안 페이지 인쇄에 넣지 말라고 하세요."
"아 그래요. 그러면 하라는 대로 하세요."
"그러면 어떻게 할까요?"
"A4용지에 복사해서 수첩에 끼워서 쓸까요?"
"일일이 출력하려면 힘들 수도 있으니 그냥 그 도안을 수첩 크기에 맞게 인쇄해서 하는 게 좋겠네요."
"네 그러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참뒤에 다시 기획실 직원이 문자가 날아왔다.
-부장님은 그냥 A4용지에 출력을 해서 끼워 넣어주라고 하시네요.
-아 그래요. 그러면 하라는 대로 하세요.
-네 스탬프는 오는 대로 올려드릴게요. 오늘 주문 넣었습니다.
정말이지 너 김칫국물 제대로 마셨네. 니 밑에 부사수들 실컷 불러서 의논하고 결정하면 뭐 하는데?
오너가 싫다 잖아? 그리고 니 바로 위에 부장이 싫다 잖아? 그러면 어떻게 할 거야 하라는 대로 해야지.
너 혼자 그 안건이 수첩에 들어가서 마치 이 병원을 알리는 어떤 시그널이 될 거라 착각한 게 잘못이지.
아 그러면 A4용지에 매번 칼라 프린트 출력해서 복사하고, 수첩크기는 애매한데 거기에 매번 도장 찍고 하면 수첩에 안내하는 여러 팸플릿(차라리 두껍기라도 하지. 각 약품이나 검사종류들 백신종류 광고하는 것들이니) 보다 못하게 되는 거고. 네가 만든 거는 그냥 흰 종이에 덜렁 인쇄만 되어서 걍 잃어버리면 없어지는 거고. 그렇게 너의 안건이 별 효과가 없으면 사라져 갈 것이야. 똥 닦는 종이신세 되는 거지.
야 그래서 다들 안건을 안내는 거야. 일단 돈이 들어가. 돈이 들어가면 오너들 미쳐. 일단 최대한 돈이 안 드는 방법을 연구하라고 할 거야. 그리고 바로 윗 상사들은 아랫것들이 치고 올라오는 것도 싫어. 오너에게 눈도장 찍힐 안건 내는 것은 더 싫어. 그러면 너는 실컷 고생만 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다고 네가 안건 낸 건 네가 끝까지 책임지고 혼자 떠맡는 거고 다른 사람들은 별 관심도 없는 거임. 밑에 애들 고생만 실컷 시키고. 알겠니? 이 먹통아.
자 결론은 그래서 그렇게... 그렇게... 안건을 내라고 기획실에서 각 부서에 기한 시간이 임박하면 직접 찾아와서 부탁을 해도 다들 나 몰라라 하고 입을 꼭 다무는 거임? 알간...
-다음 편에 계속-
(P.S)
조금은 기분이 언짢아 [제 마음에게 정신 차리라]고 한 말투가 조금 기분 나쁘게 들리지 않으면 좋겠어요.^^
늘 동생이 제발 직장에 들어가면 100 하지 말고 70만 하라고 하는데 잘 안되네요. 이제 70만 하고 싶습니다.
참 잘 안됩니다. 그게. 특히 사람을 다루는 일이라. 진심을 다해서 업무를 하게 되네요.
늘 제 글을 읽어 주시는 독자님들 고맙습니다. 하트 퐁♡퐁♥ 날립니다. 받으셔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