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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22. 2023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고민이 되는 것 같다."

늘 부끄럽게 느껴지는 글쓰기





글쓰기는 쓰면 쓸수록 고민이 되는 것 같다. 아무 얘기나 이젠 못 올리겠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 얘기나 올리는 것이 일단 내가 제일 재미가 없다. 점점 서랍장에 한 두줄의 문장의 글이 쌓이면서 시작을 못하고 있다. 아마도 쓰면 쓸수록 부담이 되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글을 분명히 읽어 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그분들에게 좀 더 신선한 글이 읽혔으면 좋겠다. 콘텐츠는 소비하는 사람 마음이라는 생각을 늘 하면서 대충 보든지 읽을 가치가 없으면 그냥 한 두줄 읽다가 나가시더라도 한 줄을 써도 정성이 들어간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자꾸 올라온다.


매일의 일상 얘기도 지겹다. 찰나에 글을 올리고 싶은 때가 여러 번 있었다. 요 근래는 매번 운전대를 잡고 있을 때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밤길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노래 한곡이 종을 울릴 때도 있었고, 퇴근 신호등 대기 시간에 문득 중국에서의 일상이 이유 없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날은 중국지역대학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아침 1교시에 시험이 있는 날이었다. 늘 단어시험도 치고 간단한 독해시험도 쳤었는데 그날은 지각이었다. 뭐라고 하는지 잘 들리는데 말이 아직 서툰 시기여서 [죄송합니다. 제가 외국인인데 1교시에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운전하면서 꼬리 물기가 되었네요. 이번만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부탁드립니다.] 그날따라 늘 엉망인 운전습관을 가진 중국인들인데 꼬리물기했다고 대학이 바로 앞전인데 공안에게 걸렸던 것이다. 좌회전 신호대기를 하면서 중국에서의 일상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마침 그 운전대의 불안하고 초조했던 일이 기억이 난 것이다. 결국은 표정과 간절함이 묻어나는 서툰 말솜씨 때문인지 통과시켜 주었다.


자청의 역행자에서 추천한 스무 권 남짓의 책을 무작위로 읽고 있다. 다른 책인데 내용이 중복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서 책의 페이지를 들쳐보면 같은 내용이 두 책에 인용된 것들도 있고 지금 [러쉬!]와 [오래된 연장통]을 번갈아 읽는 중인데 [러쉬!] 책 내용이 알멩이로 꽉 찼다. 저자가 아주 재미도 있고 너무 박식하여 인용구나 논문들이 거의 책내용이며 거침없는 어투로 자기 의사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시원하게 쏟아내는 문체가 일품이다. 이 책들을 다 읽고 나면 나도 경제적인 독립을 이룰 수 있을까.


무슨 글을 쓸지는 벌써부터 한 고민인데 간호사 얘기도, 일상도, 사춘기 이야기도 왠지 심드렁하다. 글은 내가 신나고 재미있어서 연필이 저절로 움직이는 것인데 말이다. 브런치의 방향성도 모르겠고 내 글의 방향성도 주제도 모르겠다. 브런치 때문에 친구는 다 떨어져 나갔다. 원래 소란스레 사람들과 모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데다가 힘든 일이 있을 때 브런치가 지인보다 더 친밀하게 느껴지는 것은 비단 나뿐일까. 요즘 특별히 힘든 일이 없는 가운데 배부른 돼지가 되어 가는 것 같다. 이러면 안 되는데. 잠이 점점 많아지고 있어서 좀 걱정이다. 그리고 아늑한 우리 집이 너무 좋고 한번 일 때문에 나가면 주차공간을 찾을 수가 없어서 더 나가는 일을 꺼리게 된다. 날도 퇴근 때만 되면 어두워지고 집에서 간단히 먹고 운동하고 책 보고 소파에서 지내는 일상이 가장 행복하다. 자전거로 줄인 허리둘레를 잠과 퇴근 후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지내면서 몸무게 증감은 제로 상태가 된다. 늘 글쓰기의 고민을 하면 아예 글을 쓰지도 못하겠고 오늘도 일상을 주저리 하다가 나간다. 오늘은 오랜만에 친한 동료들과 삼겹살 집에서 만나려고 한다. 근데 빨리 먹고 집에 가서 쉬어야 지하는 생각이 드는 것 보니 참 습관이 무섭다.



덧글)

12월 21일부터 브런치방침이 바뀐다고 했는데 내가 네이버 사진이나 영상을 도용한 것이 마음에 많이 걸린다. 이제부터 이런 거 하면 안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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