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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30. 2023

"불편한진실이 나의 진짜얼굴이라는 생각이 들때도 많다"

안 보이는 직원들의 이면




아침 업무 시작하기 전에 부장님 방 근처를 어슬렁거렸다. 다른 상담실에 가서 부탁할 일도 있어서 잠시 들어갔다. 실장님 월화 연차 내셨는 거 알고 계세요? 아니 부장님 허락하셨어? 월요일 연차를? 네. 아 그렇구나. 일단 알고 계세요. 아 네... 상담실을 나오면서 생각했다. 나랑 좀 많이?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부장님 보고 후 내게 먼저 보고하는 게 맞는데 어라 상담실에서 먼저 알고 있네... 다시 부장님 방을 지나치자 U과장이 보고할 일이 있는지 그냥 온 건지 부장님 방에 노크를 하면서 들어간다.


"모닝"(아주 상냥하고 밝은 목소리로)


아 저래해야 되는데. 어째 이런 방면에서 뻣뻣한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좀 멋쩍었다. 특히 그 U과장에 대해서는 소문이 무성해서...(말하기 그렇다.) 나도 나만 모를 뿐 타 부서에서 내 소문도 무성할 수도 있다. 참 일을 못한다. 카리스마가 없다. 밑에 직원들 휘어잡지 못한다. 참 성품이 두리뭉실하고 상담도 두리뭉실하다. 이런 불편한 진실이 나의 진짜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아무튼 그분에 대한 무성한 평가는 안 적기로 한다. 내 방에 들어왔다. 실장님께 문자를 보냈다. 휴가 가신다고 들었는데 중요한 일이 있으신가 봐요? 오늘 T상담실에 들어가서 전해 들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한발 늦었네요. 이렇게 문자가 왔다. 사실 제가 부장님 다음으로 알아야 할 사람인데 다른 곳에서 전해 들으니 기분이 조금 색달랐어요... 죄송합니다. 미리 말씀을 못 드렸네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연차를 내었습니다. 꼭 필요한 일이면 써야지요. 죄송해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나저나 부장님께서 월화 연차 허락하시든가요? 안 그래도 힘들게 말씀드리고 연차받았습니다.


사실 실장님은 내 업무에 가장 협조적이고 10살 정도나 연상인 데다가 밖에서 식사도 하는 사이다. 며칠 전 부서장회의에서도 다이렉트로 부장님 방에 가서 안건을 내었던 모양이었다. 충분히 알고 있는 사항이어서 아랫사람들에게 지시를 한 부분인데 따로 부장님 방에 혼자 가서 자신의 입지를 세우려고 하신 걸까.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 들었으나 가만히 있었다. 내가 이제 일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 하시면서 뒤로는 내 윗상사들에게 어떻게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경계 안 할 사람이 하나도 없구나. 이 직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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