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킥보드 맡기러 갈려고 하는데요"

14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아들의 수입원-되팔기 시작하다]

by 윤슬

실컷 자고 난 뒤 어슬렁 거리며 나왔다.



"밥 먹어"


몇 번을 불렀는지 기억이 안 난다.


"엄마 그냥 놔두세요. 여러 번 부르는 거 싫어하는 거 아시챦아요."


이쁜 딸이 말하니 참자.


근데 반찬이 마땅치 않긴 하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반찬.






서둘러 퇴근해서 마트에 가서 시장을 본다.


많이 피곤한 날은 바로 옆에 수제 반찬가게 들러서 국과 반찬을 산다.


처음에는 앱을 이용해서 했었다.

참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나는 이 방법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직접 보고 만져 보고 사는 게 습관인 듯하다.


한 달에 밑반찬 정기배달도 주문해 봤다.

짜서 싱겁게 먹는 우리 입맛에 안 맞다.



어떤 날은 너무 지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요즘은 글쓰기로 더 피곤해서 이기도 하다.)


"뭐 시켜 먹자. 시켜 먹어"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마치 내가 음식 잘해 먹이는 대단한 엄마같이 포장이 되네...






암튼 츄리닝 반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나와 식탁에 앉았다.


반찬이 부실하면 눈을 마주치지 말자.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르니깐.


묵묵히 남은 조림 국물을 떠먹더니,


"이게 다예요?"


"응"


(마치 죄지은 사람 마냥 할 말이 없다.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정말로.)


계란후라이를 밥 위에 올린다.

평소에 반찬이 맘에 들면 두 그릇도 먹는데. 영 아닌가 보다.


"이거 남겨도 돼요?"(먹다가 한 그릇에서 이미 중단이 된 사태다.)


"응. 알겠어"


(나도 오늘은 일을 많이 해서(?) 이미 정량 초과라 볼록하게 배가 나와서 못 먹는다...)


남기고 간 밥을 본다.


'아..... 이놈아.

음식이 안 묻은 거는 다시 밥솥에 넣을 거라규규규...'


거의 모든 밥알에 음식물 국물이 얼룩덜룩한다.

겨우 다 걷어내고 한 덩이를 겨우 살려내어 꺼내려는 찰나.(정말 그 순간.)


뒤집힌 바닥을 노려보니

노랗게 흘러(노른자) 나와 하얀 밥에 묻어 계란말이 수준으로 덮여 있다.

햐...




"여보세요"


"네 J사 전동킥보드 A/S센터입니다"


"점심시간에 킥보드 맡기러 갈려고 하는데요"


"12시부터 1시가 점심시간인데 언제 오십니까?"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성실한 보이스를 가진 남자가 물었다.


"1-2시가 제 점심시간이라 맞춰서 가겠습니다.

위치 좀 자세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아 문자로 바로 찍어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수리는 바로 안될 수도 있습니다."


드디어 팔려나갈 전동킥보드. 수리 들어가시겠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