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담요에 올려 고이 모셔온 전동킥보드......"

16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아들의 수입원-되팔기 시작하다]

by 윤슬




전동킥보드 수리처에서 전화가 왔다.



"수리가 다 되었습니다.

언제 수령하러 오실건가요?"


"다른 이상은 없었나요?"


"네. 메인보드만 수리했고 비용은 5만 8천 원입니다."


"내일 점심시간에 가겠습니다."


"수리비용은 어떻게 결제하실 건가요?"


"지금 계좌이체 할 테니 보내 주시겠어요?

아 그리고 직접 수리 후 타보셨습니까?"


"네 직접 작동해서 타 봤고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아들과는 연락이 안 되니 내일 찾아 놓으면 되겠지.


어차피 수요일 수련회 갔다 돌아올 테니 말이다.




점심시간에 킥보드 찾으러 다녀왔다.


"부릉~~~~(시동을 켠다.)


여기 보시면 빨간 네모 박스가 없어졌죠?


타보니 다른 이상은 없습니다.


차 트렁크에 실어 드릴게요..."

(아기 담요에 올려 고이 모셔온 트렁크에 실린 전동 킥보드. 헤드는 보호해야 한다면서 뾱뾱이를 씌워주심.)


내일 갔다 오면 좋아하겠구나.


또 여기저기 포즈 잡고 사진 찍어 D거래 마트에 올리겠지.




나온 김에 제일 가까이 있는 농협에 동전을 들고 갔다.


이것도 생각보다 무겁네. 주차장에 주차 후 동전을 들고 들어 가려는 순간.


안 보이던 주차장관리인이 고개를 내민다.



"저기요... 어디 가세요?"


"농협 가는데요."


"아니 무슨 일로 가시냐구요."


"아. 동전 바꾸러 갑니다."(이런 것도 말해야 하나...)


"안됩니다. 일주일 3번 월수금 오전 12시까지만 하구요.

(잘 물어보셨네. 헛수고할 뻔.)


이제 동전 바꾸시기 힘드실 거예요. 안 할려고들 합니다."



그러면서 아래위를 훑어보는 시선은 뭐지.


머리는 묶고 땀은 삐질 삐질 흘리며 서 있는 나를 마치 끼니걱정에 동전(물건) 팔러


시내에 나온 사람마냥 구경하는 판이다.(왜 그렇게 느꼈을까. 아래위로 옷차림을 훑어보는 게 싫다.)




내일 손님이 돌아오시니. 반짝.(그 손님 맞다.)


흐뭇하다. 운동하고 와서 열심히 청소했다.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들의 프라이버시 생각해서.

걍 그냥 글로 까발린란다. 으음.)


검정 쓰레기통 문을 여니 텅 비어 있는뎅. 그것도 아주 깨끗하시다...


바로 옆에 수북한 쓰레기들. 좋아하는 썬칩 스윙칩 포카칩 스낵류 봉지.(아들이 칩시리즈를 이리 좋아했나 새삼 발견.) 천하장사 쏘세지.(한통 사주면 그 자리서 아웃.)


먹은 고구마 껍질(언제 먹은 거니... 거니...) 마시던 카프리썬 먹은 팩만 10개정도... 쓰레기통에 들어가려

애써 줄 선 산모양으로 경사지게 널부러져 있다. 쓰레기들이 안쓰러울 정도. 장관이다...


포개어져 쌓인 갖가지 옷들 얘긴 안 하련다.


구석구석 흩어져 이산가족이 된 양말짝들.

(아 내가 그리 찾던 흰 양말들이 저기 있다 으휴.)


마스크는 또 어떤까. 방문 입구부터 징검다리 만들어 줄타기한다.

근력운동 기구 손잡이에 매달려 있는 다 쓴 마스크는 또 뭔가...


아들아... 책상은 공부하라고 있는 것이다. 책 쌓아 놓는 곳이 아니란다...

농구공과 비슷 무리하게 생긴 공들 삼 형제도 바닥에 굴러 다니네.

(정말 말이 필요 없는 사진 한 장 투척하고 싶지만 아들의 프라이버시. 훗날 봐도 부끄러울 그 무엇 때문에

참는다. 하하.)


내일 피곤한 몸 이끌고 오실 손님 편안하게 주무시라고 청소이모 일당 없이 다녀 갑니다...




오후 2시 25분이다.


바쁜 와중에도 보지도 못하는 폰으로 문자를 남겼다.


"S야 잘 잤어?"-1


"네가 없으니 보고 싶네. 문자 보면 전화 한통할래?-2



밤 10시 37분이다.


순서대로 온 답장이다.


"네"-1 답장


"아니요"-2 답장


에라잇.


단 두 마디를 남긴 채 아들의 온기는 폰 속으로 사라졌다.


네가 없는 사이 엄마는 끼니 걱정도 덜하고 화장실도 독차지했다만.


전동 킥보드도 점심시간 쪼개서 찾아오고 은행 가서 동전 바꾸는 시도도 했다.


옛다. 이놈아 더 사랑하련다. 너를.



-다음 편에 계속-


어떻게 팔려 나가는지 계속 기다려 주실 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