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아들의 수입원-되팔기 시작되다]
12시가 다되어 가는 밤이다.
나갔다 온 뒤부터 웬일인지 자주 방과 부엌사이를 들락거린다.
(평소에는 방에서 잘 나오지 않던 것이.)
아마도 그것은? 맞다 오후에 마트에 다녀와 냉장고에 먹을 것이 가득 찬 것이다.
불쑥 소파 구석 귀퉁이에 앉아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나를 쳐다본다.
(올 것이 온 건가. 뭐지 저 눈빛 저 반응은.)
"할 말 있니~~~~~?"
(최대한 느끼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엄마"
"응"
"방에 있는 전동 킥보드 슬... 슬... 수리해야겠어요."
직감이 틀린 적이 없다. 먼저 말을 꺼내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했던 터다.
"으으응... 그래 해야지. 수리처 받은 번호 있지?
마침 내일 엄마가 쉬니깐 일찍 일어나서 전화부터 해봐."
둥근 해가 떴... 습니다아~~~~~~~~
자리에서 일... 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웃니 아래 이 닦자.~~~~
(아는 분은 같이 불러 보시길. 생각보다 기분이 좋아진다. 율동까지 기억이 나기 시작한다.
에구머니나...)
다시 이 노래를 불러보니 왜 이렇게 코믹코드인지.
예전에 우리가 참 일찍 안 일어났나 보다.
양치질은 또 얼마나 안 했으면.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는 노동요네 알고 보니.
그렇든지 말든지 나만 4시에 자도 기상했고, 두 아이는 일어날 생각조차 않는다.
삐익 삐익 삐.
답답한 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지.
"070 -0000-0000.
전화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연결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리리리리리~ 리리리리리...."
무한 반복이다. 간격을 두고 다시 전화를 해도 그렇다.
킥보드 수리 사장님은 노동절에 휴무이신가 보다.
더 미루면 나만 힘든데.
또 얼마나 닦달을 할 것이며.
오늘 같은 휴일 해결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출근날 아무 생각 없이 글 쓰고 헬스장에서 레그 익스텐션을 맘껏 할 텐데 말이다.
다리 근육을 왜 기르냐고요?
어릴 때 하도 매상 낼 때 벼가마니를 많이 들어서 이미 생긴 울룩불룩한 장딴지 근육 유지하려고요... 가끔 속 썩일 때 아들 무릎 까기도 하고요.
오늘은 어차피 수리는 안 되는 거고.
나에게 주어진 이 천금 같은 조용한 휴일에 글쓰기나 하자.
덤으로 윤슬을 바라보며 [공중그네](오쿠다 히데오)를 읽을까.
너무 [시끄러운 고독](보후밀 흐라발)을 읽을까.
울다가 웃다가 두 작품 읽으며 오줌 지릴까 걱정이네.
어둠 속에서 근거리에 거래하는 모습이 힐끔 보인다.
이윽고 아들이 내려왔다.
“엄마”
“응”
“이것 봐요.
아직 새 거예요. 352킬로 정도 탔고…
아직 화면에 비닐도 안 뗐어요. “
“운이 참 좋으시네요. 하면서 20만 원에서
13만 원 내리자마자 픽하셨다면서…“
“그리고 충전기까지 주고. 수리를 해야 한데요.
패널만 바꾸면 되고 4-5만 원 들 거래요.
아마도 고치러 가기 귀찮아서 안 탄 거 같아요. “
“거리가 멀어서 만원 깎으려 하다가 새거기도 하고 해서 13만 원 다 줬어요.
이게 뭐가 틀린 줄 알아요? 최고 속도가 이렇게 많이 올라요. “
묻지도 않았는데 한참을 말했다.
자. 나의 관심사는 틀리다.
“어떤 사람이었니?
착하게 보임?
몇 살로 보이던데? “
너를 어리다고 얕보진 않았니? “
대답은 순서대로다.
대학생정도로 보이고.
그런 건 왜 물어요?.
관심 없어요.
마지막 질문은 쓸데없는 거 물어본다며 대답거부…
그리고 난 뒤…
차에 전동 킥보드를 싣고 아주 평화롭게 집으로 돌아오던….
그렇게 고요하던 순간에….
“엄마 근데 언제 시간 되세요?
바로 수리하러 가야겠어요. “
이 말이 귀를 통해 청신경을 지나 달팽이관으로
도는 동안 정말로 나의 눈알은 팽~돌았다.
달팽이 그 무엇처럼.(나선형 껍데기)
하... 우리 아들은 엄마에게 쉴 틈을 안 주는구나.
이것도 빨리 해결 안 해주면 여드름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분명.
그리고 정말로… 정말로… 그때는 그 물건이 날 덮칠 것이다(마음껏 상상하시라. 흐흐.)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