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이야기[아들의 수입원-되팔기 시작되다.]
황금 휴일이 돌아~~~~ 왔어요~~~~
(계란 장수 아저씨도 돌아~~~~~ 왔구요. 진짜 업되셨네. J(나) 여사님.)
거실에서 내려다보니 날이 좋아서 인지
공원에 놀러 나온 사람들이 많다.
봄향기가 올라와 기분을 더 업업.
근데 어찌 된 일인지 아들은 나와 보지도 않네.
시험 기간 지난 주말이라 실컷 자게 둬야지.
오후.
아들이 문을 열고 나오는 공기가 심상치 않다.
먼저 선수 친다.
"엄마랑 마트나 갈까?
네가 먹고 싶은 거도 사고."
"공주는 뭐 먹고 싶어?"
(나는 공주라고 딸을 부르는 사람을 보면 왠지 싫었다. 깊이 생각할 이유는 다음에 생각하고.
그런데 매번 하는 짓이나 그 예쁨은 정말 공주더라. 공주가 맞더라. 늘 그렇게 부르진 않지만,
이름을 부르더라도 마음은 늘 공주님이다. 나의 사랑스러운 공주님이시여.)
"음. 과일요"
"오케이"
마트에 갔다.
표정이 계속 안 좋다.
먹고 싶은 걸 말하래도 시큰둥.
"네가 좋아하는 초밥세트 살까?"
"아니요."
"고기 구워 먹을까?"
"아니요."
내가 필요한 우유와 미숫가루를 먼저 골랐다.
딸이 말한 과일을 사러 코너에 들어갔다.
"수박요."
"으으응... 그래 하나 골라봐."
(때가 이르기도 하고. 비싸기도 하고. 한 번도 4월 말에 덥석 수박을 고른 기억이 없다.)
이것저것 만졌다 놨다 하더니 그중 줄이 선명하고 맑은 소리가 나는 걸로 골라 담았다.
카트를 밀고 가더니,
"허리가 아파요."
"그럼 엄마가 밀게."
오늘 저녁은 갈치조림이다. 무, 대파, 제주산 은갈치 팩을 담았다.
나오면서 물하마인 아들이 팩 음료를 안 살 리가 없지.
"네가 골라와"
맛만 다른 4팩을 골라서 나온다.(물론 누나랑 반반일 테지.)
급하게 화장실에 다녀오니 호떡 가게 앞에 서 있었다.
"호떡 먹고 싶어요"
"2개요"
"그럼 나도 1개"
호떡을 물고, 카트를 밀고서 지하 주차장에 내려왔다.
주말이라 입구 통로에 차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카트를 밀면서 걸어가고 있는데.
"옆으로. 안으로 비키세요."
아들이 뒤에서 한마디 한다. 그래도 엄마 걱정이 되어서 한말이다.(흐뭇.)
딸깍~~
차문이 닫힌다.
나는 계속 아들의 기분을 살펴본다. 뭔가 이유가 있겠지.
어두운 주차장을 빠져나오자마자 라디오를 켰다.
'사노라면 언젠가는..."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의 [사노라면]이 나온다.
라디오가 내 맘 읽네.
"비가 새는 작은 방에 새우잠을 잔데도
고운 님 함께라면 즐거웁지 않더냐...(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
을 따라 부르면서 돌아오고 있었다.
"엄마"
"응 얘기해."
"5월 10일쯤 2박 3일로 수련회 가는데요...
진짜 미치겠어요. 이 앞가슴 부분 여드름 자국..."
돌아오는 10분 거리 동안 마음에 있는 얘기를 다 털어놓았다.
"친구들이랑 샤워하는데 옷을 벗기가 힘들어요.
......
정말 이것 때문에 학창 시절을 다 망친 거 같아요.
빨리 어른이 되면 제 돈으로 여기 이거 다 뜯어고치고 싶어요."
'아들아 엄마생각은 이래.
특히 중학교 시절은 학창 시절의 꽃이었어. 엄마는.
네가 딴 데 신경을 좀 돌리면 좋겠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네 맘은 오죽하겠어.
그렇지만 나는 네가 매사에 자신감을 좀 가졌으면 좋겠어.
외모로 사람을 판단하는 건 아니지만 니 키에 니 얼굴에 어디 하나 빠지는 게 없는데...'
'이번엔 네 말대로 치료적 문신도 알아보고 5월 그날이 되기 전에 무슨 수라도 써볼게.
지금 아는 지인 동원해서 [붙이는 시트타입], [알 00 필링], [살색 문신] 알아보고 있어.
아들아 너는 다른 문제가 있는 게 이 앞가슴 흉터보다는 덜 부끄럽겠다 하고
나이 들어 니 돈으로 뜯어고친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너무 다른 걱정거리들 또한 많아서
이런 일들은 다 잊힌단다. 지금은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말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너를 너무 사랑한다는 거야. 엄마가'
"엄마가 네가 말을 못 할 때도
늘 읽어 준 동화가 기억나니?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노래처럼 자장가로도 불러준 그 책을."
아들방문을 조심해서 열어야 한다.
벌써 며칠째 전동 킥보드가 침대 끝에 떡하니 버티고 있다.
중간고사도 끝났으니 언제 저 물건이 날 덮칠지… 하…
여기서 물건은 아들이 아니라 킥보드.
아무리 그래도 아들이 날 덮치는(?) 일은 없다.
(좀 덮치주라 엄마는 외롭다… 농담이 너무 찐하다.
글 쓰고부터 조금은 실없는 사람이 돼 가네.)
“엄마“
“응”
”물건을 봐둔 게 있는데 “
“무슨 물건?”
“D마트(중고거래사이트) 킥보드를 봤는데 가격이 괜찮아요.
이게 원래는 00사 물건인데 정가가 50만 원 넘어요.
근데 13만 원에 나왔어요.
“뭔 소리래. 그래서?”(더 들어나 보자.)
“이거 받으려 갈려고 하는데 언제 시간이 되세요?
택시 타고 받아 올려니 정확히 어딘지도 모르겠고…"
다 들어본 즉선, 전동 킥보드가 D마트에 나왔는데
원래가격은 비싼데 싸게 나와서 같은 시 무슨 동에서 받아와야 하는데 엄마 도움이 필요하다 이것?
"알겠어.
오늘 되니 바로 가자."
퇴근하고 아들의 학원 마치는 시간에 대기했다.
아들을 태우고 S동 무슨 목욕탕 근처로 갔다.
“엄마. 생각보다 머네요. 햐. 돈을 더 받아야겠네.
혼자 택시 타고 갔으면 큰일 날 뻔. 멀어서 만원 더 깎아야겠어요. 조잘조잘…. “
아들은 이미 흥분상태다.
이미 저번처럼 물건값을 올려 되팔아 주머니에 돈이 들어온 듯말이다
“빨리 줘요. 빨리.”
”왜 이리 서둘러? “
제일 빠른 건 역시 아무거나 넣어서 초고추장 넣고 비벼 주는 것. 마침 나물이 남아서 대충 참기름 듬뿍 넣어서 내밀었다.(가사시간에 식초가 들어가면 참기름을 넣지 말라 했었나. 근데 참기름 맛이 난다. 실제로.)
”저거 사러 누가 요 앞에 오기로 했어요 “
아들이 전동 킥보드를 10만 원이나 주고 사 온 것이다.
그것도. 중고로.
말 한마디 없이.
아니 이 놈이.
깜짝 놀랐다.
“뭘 이리 비싸게 샀어?
그리고 너 이거 자격증 없으면 못타“
“알고 있어요.
내가 탈 거 아니에요…“(시크함 끝판 목소리로.)
“대체 언제 산 거야?”
“제가 알아서 해요."
이 말은 아들의 18번 문장이다. 이 문장이 나오면 대화를 멈추는 시그널 인 셈.
더 했다가 어차피 본전도 없이 늘 나만 속이 상하기 일쑤다.
받은 용돈을 안 쓰고 그렇게 아끼더니 엉뚱한 곳에 가서 터뜨린 것이다.
뻘건, 내용물 안 중요한 일명 내가 특허 낸 [초고추참기름비빔밥]을 먹고 나간 아들이 미소 띤 얼굴로 등장.
”얼마에 팔았어? “
“……”
최소 5만 원(이윤이) 이상이다. 표정이 말해준다.
“손해는 안 봤어요.”
되판 가격을 물었지만 절대로 말해주지 않았다.
생각보다 먼 곳이었다. 차로 20여분을 지나 약간
언덕진 빌라촌으로 올라갔다.
물건도 물건이다. 하지만 키만 컸지 아직도 내겐 어린 아들이었다.
혹시라도 물건 팔러 나온 사람이 괴물로 변하진 않을지 걱정도 되어 겸사겸사 따라 나온 것이다.
끼잌.
딸깍.
차가 서고 아들이 내리려는 찰나.
“S 조심해라 “
“이상한 사람 일라”
“걱정 마세요. 다녀올게요.
무슨 일 생기면 도망치면 되죠. “
그래 180센티 가까운 키에 63킬로. 마르지만 주짓수로 단련된 근육. 아무도 어린애로는 안 보일 거다.
그래도 엄마에게는 엊그제 대소변 훈련시키던 애기란다.
”그래 다녀와.“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