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5주 2일 전 소감문을 냅니다. "

콩잎시리즈 8-그래도 써야 하는 글쓰기

by 윤슬




TO. 조금씩 보이려고 하는 나의 독자님께




새벽 두 시가 다 되어 가는 시간입니다.


비 온 뒤라 거실 창문을 여니 찬 바람이 들어옵니다.


간간히 멀리서 오토바이 소리도 들려오네요.


아리아는 오늘도 제가 좋아하는 빗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아리아 옆에는 제가 좋아하는 반려 식물들이 있습니다.


첫째이자 맏이인 베니는 머리가 너무 길어서 오늘 조금 잘라 주었습니다.


자니는 올해는 꽃을 안 피우려 하나 봅니다.


요즘 미니는 제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지오는 언제나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꼬미는 물 주기가 까다로워 신경이 쓰이는 아이예요.


윤이와 슬이는 요즘 잘 자라는지 나무젓가락으로 키를 재고 있어요.

(좌:베니:첫째 좀전에 이발했어요.우:자니:매년 피우던 꽃을 안피운다심)
(미니: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이. 이름을 잘못 지었나 봐요.)
(왼:지오 가운데:꼬미 우:긴아이는 윤이 작은아이는 슬이)

(다 사연이 있는 아이들이라 다음에 다시 등장하면

하나하나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요즘의 글쓰기는 수양의 과정 같아요.


맞아요. 여러분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군요.


이제 5주 차 접어들기 2일 전입니다.


조회수는 여전히 신경이 쓰이며 통계도 눌러봅니다.


하지만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보이지 않은 독자님의 마음이 아주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라이킷만 눌러줘도 그 마음이 보여 어떤 때는 울컥해질 때도 있어요.


이제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과연 제가 글을 잘 써서 그런 것일까요?


응원해 주시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는 더 열심히 쓰려고 합니다.




오늘은 차분히 저녁 내내 설거지며 재활용 분리수거 정리를 하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 생각을 합니다.


지금 글을 쓰는 것이 즐거운가요?


아직도 그 기쁨과 설렘이 있나요?


저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글을 쓰면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마음이 다 들통납니다.


짜증이 나는지 분노해 있는지 피곤한지 억지로 쓰는 것까지도요.




그렇습니다.


글쓰기는 즐거워야 합니다.


아침에 출근해서 바쁜 시간 안에서도 마치 마감에 쫓기듯이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이기적인 제가 글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풀거나 마음에 남아 있는 보이지 않는


화를 해소하는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 더욱 하루하루 나아져 가고


부정적이고 걱정 많던 제가 긍정적이고 밝게 변하는 것이


글쓰기는 일종의 단순하지만 수련의 과정이라 여겨집니다.


맞아요.


즐겁게 쓰고 기분이 좋아져서 좋은 생각의 열매들이 열려 가는 것입니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에요.


갑자기 푹 우울해져서 제가 뭘 쓰고 있지?


참 한심하고 별 같잖은 거 쓰고 있네.


좌절이 될 때도 순간순간 찾아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늘 저를 붙잡아 주는 것은 제 글을 읽어주시는 보이지 않는 독자님.


그리고 사랑스러운 저의 두 아이들.


의식적으로 즐거울려고 노력하는 제 자신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글을 쓰는 것은 참 즐겁고 마음을 만져주기도 하지만


아주 외롭게 혼자 견뎌내야 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아리아가 부드러운 빗소리로 노래합니다.


오랜만에 마음이 참 편안해졌습니다.


빗소리가 나는데 마치 어릴 때 두 손 모아 기도하기 전


피아노 반주로 연주되던 그 잔잔한 울림을 주는 소리로 들립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마음이 이처럼 편안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글쓰기를 저와 같이 지속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브런치 5주가 되기 전이지만 그만 쓰고 싶은 마음이 찾아올 때 살며시 저와,


약속하기로 해요.


멈추지 않고 써나가기로요.


글쓰기는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거 같아요.


결국 저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힘들 때 서로 작은 위로라도 건네면서 여기서 함께 머물고 싶습니다.


금방 약속할 내용이 정확히 있었는데 쓰다가 까먹어 버렸습니다.


생각나면 다시 첨언할게요.


늘 말씀드리지만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까르르 웃음소리 내며 평안한 일상들이 늘 이어지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편지가 그대 가슴에 도착할 때쯤 우리 청보리 밭을 함께 걸을까요?


어떠세요?


같이 걸으며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고 도시락도 함께 먹어요.


더 많이 기다리지 않게 해 주세요.


편지봉투에 풀칠을 해 오늘도 빨간 우체통에 넣습니다.


편지가 그대 가슴에 도착해 열릴 때 제 마음도 함께 받아 주세요.


그때 계획하시던 일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식사는 어떻게 챙겨드시는지


당신의 작은 일까지도 궁금해지네요.


그럼 다시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계묘년 5월 14일 일요일 새벽

늘 당신의 품 안이 고픈 윤슬 올림


(추신)

I님 브런치 북 출간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G님 스포츠카 사진도 보고 싶어요.!!

J님 여행 후 건강은 어떠신지요?!!!

H님 두 가지 외부활동 하시게 된 거 축하드립니다.!!!!

T님 BLUE NOTE에서 저도 영감을 받고 싶어요.!!!!!

H님 사진강좌 수업 듣고 싶네요.!!!!!!

G님 사회참여 프로젝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5월 8일 들어온 꽃님이가 빠졌네요.

아직 아기라 서운해 할거 같아서 사진 올려 드립니다.

이미 시든 꽃잎은 잘라내고 4일마다 물을 주라고 했는데

놓쳐서 어제 밤새도록 작은 대야에 담가 놓았답니다.

(어버이날 받은 선물. 이름은 꽃님이. 아직 아기에요.딸아 고맙고 사랑해)




(추신)

머위가 많이 나네요.

도시락 생각하면서 하트머위비빔밥을 만들었어요.

삶아놓은 머위에 된장쌈장 싸서 먹을까요.

(좌:하트머위비빔밥/우:손질해서 삶은 머위잎/당신의 입맛이 돌아오면 좋겠어요. 이 쌉싸름한 맛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