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 찬란했던 나의 삼진아웃

2. 내일, 인천 갈래?

by 춘잠

“처음 만난 그날,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던 너.

설렘과 긴장이 교차한, 나의 인천 더블헤더 첫경험“




“내일 인천 갈래? “


갑작스러운 그 녀석의 급번개 제안.

사실 계획에 없던 외출이라 망설여졌다.


“내일 올 수 있어? 표 있는데. ”


- “주말이라 별일 없긴 한데.. “


”너 진짜 자유롭구나? “


‘그런 거 아니고, 네가 오라니깐 무리해서 가는 건데…’



그랬다. 디엠하고 하루 이틀 지나서였나.

카톡이 편하다고 번호를 알려주란다?

뭔가 좀 깨림찍했던 나는 카톡 아이디만 알려줬다.

카톡으로 옮겨온 우리들 대화는 속도가 더 붙었다.

그러더니 뜬금 말을 편하게 하겠단다.

사실 난 꼰대력 만렙인 ISTJ ㅋㅋㅋㅋ

잠시 당황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쿨하게 그러라고 했다. (요즘애들 스타일인가..)

처음에 28살이라고 소개했던 그 녀석,

뭔가 이상했다.

나이를 슬쩍 물어보자, 너무 쉽게 털어놓는다.

진짜 나이는… 더 어리단다.



‘뭐? 이미 부담스러운데 더 어리다고??’


- “에이.. 설마 스무 살은 아니겠지??”


“어떻게 알았어?? 맞아 스무 살. “


띠용-


“그래서.. 싫어? 괜히 말했다. 이럴 줄 알았어.”


어린 게 싫다는 듯한 투정 섞인듯한

그 녀석의 한마디에 내 마음은 이미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아니 그런 건 아니라고. 나이는 상관없다고 급하게 둘러댔다.


내 나이를 알고도 당당하게 반말하는 그 녀석이

참 어이없는데, 새롭고도… 좀 좋았다.



‘음. 근데 내일 뭐라고 하고 빠져나가지…‘



난생처음 오는 낯선 인천 터미널. 그리고 야구장.

사람 많은 구장에서 그 녀석은 어디에 있을까?

그때 걸려온 전화.

내 심장은 이미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애가 먼저 연락을 해왔다.


“어디야? 언제 도착해? “


그 순간, 심장이 톡 하고 튀었다.


“다 왔는데ㅠ 길을 좀 헤맸어.. 이제 택시 탔어!”


사실은 버스에서 화장하려고 챙겨둔 파우치를

집에 홀라당 두고 온걸 버스를 타고야 알았다.

하하하.

첫 만남에 거의 생얼?? 이건 좀 아니잖아ㅠㅠ

급하게 지하철역에 있는 올영을 찾아 대충 팩트 하나 산다는 게… 시간이 꽤 지체되었다.

하아 벌써부터 진땀 난다. 너무 긴장돼!!!!



사실

그날은 원래 두 시 경기 한경기만 있었던 날이었다.

근데 그 전날 경기가 우취 되면서 갑자기 더블헤더가 된 날이었다.


“5시 경기도 볼 거야? 같이 보자~”


그 녀석의 그 말 한마디에 집에 대충 둘러대고

평소 거들떠도 보지 않는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 주고 표를 샀다.



생각해 보면 그때가 내 마음을 더 내어주기 시작한 순간이었나.

처음 인천 티켓은 그 녀석 이름이 박힌 표를 받았었는데. 그 이름 석자가 참 예뻤는데.

그날 내가 고마워서 밥 다 나서서 사줬고

커피는 그 녀석이 사고. 아주 좋은 흐름이었다.



“어.. 진짜 왔네? “


-“안녕? 히히 드디어 만났네. 넘 이상하다!”


처음 마주한 그 순간,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에 진땀은 났지만

이상하게 그 애가 낯설지 않았다.

마치 오랫동안 알았던 사람처럼

대화는 자연스러웠고 시간은 너무 빠르게 흘렀다.


“근데 나 말 편하게 해도 돼?”


-“응? 아.. 그래 편하게 해!! 난 괜찮아. “


새삼스럽긴…


”핑크 유니폼 입고 왔네? 히히 귀엽다! “


‘귀엽다고? 뭐가?‘

-“아아.. 그럼 입고 왔지!! 귀엽지?? “


떨리는 마음을 숨기려고 더 아무렇지 않은 척 부산스럽게 굴었다.


“머리띠는 뭐야?”


- “뭐긴! 티니핑 머리띠자나. ㅎ 귀엽지?

니 거도 가져왔는데 너도 해! “


“에이.. 시러어. 무슨 남자가 머리띠를 해! “


‘어이없어 ㅋㅋㅋ 센 척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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