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 (전쟁중 여인들)

1)~9)


                         심영화

1 ) 산마을 순천 사람들

왜정시대 36년 동안 조선의 남자들은 일본 놈의

총칼에 의해 변질되거나 끌려 다니다가 노역으로 죽었다

여자와 아이들은 굴이나 산 속에 숨어서 나무껍질이나 뿌리

를 케어 연명했다

그렇게 살아난 여자 아이들은 성인이 되기도 전에 놈들의

첩이나 놀이게 또 잡부로 끌려갔다

숨기고 숨고 저항하는 어미들을 밟고 총으로 쏘았다

12살 정이와 엄마는 땅굴 속에 꼭꼭 숨었다

열 살 해방이 되었다

그러나 순천엔 아군 지원이 늦어지고 오랫동안 살아온

토굴 생활은 아무정보도 없어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다

일본 놈 잔당은 떠나는 순간까지 양민에게 남은 총알을

모조리 산과 들을 향해 난발했다

일본 놈들의 최후발악 의 총구에 정이 어미도 쓰러졌다

2) 군산항구 (1910~45)

군산항은 탈취한 모든 물건을 싣고 일본으로 가려고

‘주인선’ 이라는 커다란 배들이 순서대로 대기하는 무역

관문 이였다

전라남북도 호남의 곡창지대 농민들의 땅을 빼앗기고

전남 나주 김제 만경 회현 쌀들을 수탈해서 군산에서

분류 했다

일본 각지로 가져갈 지역 이름을 붙였다

도장을 찍은 쌀 가마니 는 쌀 탑 을 쌓았다

군산 ‘조선은행’은 친일과 일본 놈 들이 드나들었다

들녘은 여름부터 곡식 익는 냄새로 가득하다

수탈된 곡식들을 하역하고 나르는 일은 모두 조선인

들손과 등짐으로 ‘주인선’배에 실었다

일본 수탈은 날이 갈수록 험하고 악랄했다

감추거나 저항하면 그 논바닥에 목을 잘랐다

수탈된 논바닥에 해괴한 벌레들이 들끌었다 가

산 사람 몸 에 앉는다 

잘린 목 은 수염과 상투머리가 산발이 되어 굴렀다

하늘은 침묵하고 땅은 피를 삼키고 바람은 피를 말렸다

논바닥 목 잘린 시체가 썩어갔다

귀신도 유령도 없었다

병든 노부모와 아내와 자식을 둔 가장의 현실은

친일파 일본인 노예 로 살아야 하는 방법뿐이었다

3) 회현 들녘 

들녘 을 빠른 속도로 달리는 기차를 세우려고

일본 놈 장교(회현면장)는 칼을 하늘에 올려 세웠다

기차는 군산항 보낼 짐 을 더 실으려고 기차를 세웠다

개정 들녘에 ‘개정병원’서양식 병원이다

특혜 받은 친일들의 아이들은 서양병원을 이용했다

‘개정 대야 오수 임피 회현 김제 만경’에는 

방앗간이 많이 생겨났다

허술하게 지은 방앗간은 무리한 ‘탈곡’으로 조선인

들은 팔이 기계에 잘리거나 ‘바대’에 감겨 불구가 되어

신음하다가 죽었다

쌀은 일본으로 보내졌고 겨 와 싸레기,만 남겼다

죽지 않으려면 모진 매와 총을 피해 기차역으로 곡물을 

쌓고 쌀 계단을 쌓아 올렸다

‘접안시설’이 탄탄하게 지어진 군산항구는 일본으로

가져가려는 물건들을 단단히 포장했다

이미 서양에서 무역을 하던 일본인들의 상술은 놀라웠다

한여름인데도 얼음통 에서 얼음이 내려왔다

조선인은 처음 보는 기술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소금만이 저장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얼음으로 채워서

몇 달식 싣고 세계무역 장사를 했다

조선인들은 서양 과학과 문명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생선을 냉동시키는 배들이 ‘불야성’이다

꽃개. 대하, 도미, 조기, 길치, 최고상품은 수출품으로

일본 배 에 싣고 불량생선들 조선인들에게 던져 주었다

지주들은 농사만 생명을 바치고 살았기에 땅을 빼앗기고

분하고 원통해서 목을 메여 죽었다는 소리가 매일 들린다

남자들이 강제 노동자로 모두 시달렸다

망해버린 조선 남녀노소 들은 형편없이 피폐 헤졌다

몸에서 떨어진 머리는 산발하여 바람에 흩날렸다

황량한 바람만 상투 머릿결의 피를 말렸다

어린 손녀가 할아버지 머리 앞에서 울부짖었다

4) 해남 36 여 년간 1910/1045

식민지 조선은 짐승으로 노역에 시달렸다

조선인들은 ‘명반’과 ‘옥’의 광산 화순 해남을 찾아냈다

조선의 명산을 헤집고 폭파했다

‘금수강산’ 명산의 경치는 무너졌다

산을 밀고 깍아서 쇠몽둥이를 수 백개 를 산속 깊이 박았다

명산의 정기는 바람길을 막았다

산에서 바다로 내려 물길을 막혔다

조선인들의 숨결을 막고 꺽으려고 산을 밀었다

옥매산 붉은 황토는 피처럼 마을로 흘러내렸다

그들은 독한 화공약품을 드럼통으로 들어다 부었다

토질을 실험을 하기위해서 독 물질 을 부어  실험했다

명반산 옥매산 이 발견되자 환장한 미치광이가 되었다

“텐노헤이까 반자이”(천황폐하만세)를 하며 하늘에 거수했다

그리고 옥매산은 죽이고 머리에 쇠말뚝을 박고

파고 헤집었다

조선인의 노역은 불복종하거나 병이들면 거침없이 죽였다

그렇게 시달림 속에서 1944년 해방을 얼마 앞두었었다

조선인은 살려고 발버둥이다 시키는 대로 했다

이 땅 에는 신이 외면한 조선이였다

희망 없는 식민지노동자들의 고통은 죽음뿐이다

늙은 가장들은 뼈만 앙상하다

가족만 아니면 일본 놈 하나죽이고 죽고 싶었다

일본‘아시다’회사는 철근과 시멘트를 들여왔다

광물을 바지선까지 내려가 바로 배로 들어가는 길을

해안선 까지 시멘트로 깔았다

해당화 마을

해남 해안선을 따라서 속절없이 피어있는 꽃

해당화는 선홍빛으로 해를 보며 바람에 한들 거린다

갯마을에서 바다로 가는 길 따라 해당화 꽃길이 있다

몽돌 해안 길 을 따라 내려가서 꼬막이나 조개를 잡던

갯마을 주인이 죽은 빈집에도 해당화만 마당에 가득하다

상여도 없이 죽은 원혼들의 고향 나들이 온 듯

그날은 유난히도 해당화는 마을에 가득했다

5) 붉은 벽돌집 (회현 1930)

일본은 중국에서 붉은 벽돌을 사 들어왔다

친일파 두창섭 과 ‘적산가옥’두체를 나란히 지었다

마을을 없앴다

논을 만들어 쌀을 키우는 들녘만 아득했다

‘당꼬바지’ 입고 긴 칼을 차고 회현들녁을 바라보며

‘에라우찌’는 군산까지 직선의 기차 길 을 놓았다

친일들은 일본 놈 하인이 되어 온갖 잡일을 했다

말, 과 개, 까지 닦아주고 길들여주었다

상놈이라고 멸시 받던 조선의 상인들은 일본인 곁에

붙어 양반을 몰락시켰다

한 맺힌 집안에 분풀이를 하며 목숨을 가지고 조롱했다

벽돌집은 망루가 있었다

그 망지기는 24시간 조선인들 이였다

적산가옥에 말을 타고 드나들었다

지프차로‘기생’들과 같이 군산으로 나들이를 갔다

일본인들 잡화 상점들에는 조선 안방에서 사용하던

‘백자요강’ 전시되어 팔았다 인기가 좋았다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여인들이 파는 것들 중에 인기는 여인의 화장품 이였다

코티분.구리무.양산. 등 그중 가죽구두는 인기좋은 

유럽의 상품 이었다

그릇 신발 등 서양 비단들이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뼈가 빠지게 기른 누애 고치가 싼

가격으로 일본으로 가져가서 서양 비단이 되어

‘역수입’하여 들어왔다는 말에 믿을수 없었다

게다,를 신고 포목점을 드나들었다

앙꼬빵(단팥) 이나 오뎅, 사탕, 화장품,은

김과 마른생선과 교환하기도 했다

일본인 빵집에는 ,센베, 굽는 고소한 냄새가

굶주리 고 허기진 사람들은 숨이라도 들이마셨다

스시와 와사비 맛에 서서히 맛을 느꼈다

그러나 조선의 간장‘과 된장’이 고추장‘은 일본의 어떤

소스에도 뒤지지 않았다

생선이 많이 잡히는 군산에 일본 어묵공장이 세워지고

어묵은 군산주변에서 학생들 도시락으로 인기가 좋았다

그들의 간장은 왜 간장이라고 한다

여러 가지를 넣고 다려서 들큰 한 맛이 난다

조선간장은 햇빛과 콩 소금만으로 만 발효한다

천연간장 맛은 천연소금이 맛을 좌우한다면서

신한. 강화.태안.의 소금은 일본으로 가져갔다

6)일본 군산(월명동)

월명산 에 달이 정월 대보름날

달 아래 옹기종기 살던 마을 사람들의 희망은

거의 소진되어갔다

압박의 설음에도 해마다 명절은 찾아오고 찬물

몇 그릇으로 조상을 기억하며 절을 한다

그날도 달은 월명 산 에 떵시리 떠올라 와 있었다

화물이나 나무를 일본배로 가져가기 쉽게 바다로

월명산 에 구멍을 뚫었다 ‘해망굴’이다

펄프제지 공장이 여기 저기 생겨났다

‘함경도’에서 내려온 땟 목 통나무들이 군산항 으로 왔다

‘함경도’에서 군산이 어디라고 묶여 떠 내려와서 다시

일본으로 가려고 짠물에서 고국의 마지막 인사를 한다

조선의 좋은 나무들은 일본놈 눈에 뜨이면 모두 잘렸다

학교 교육도 일본식으로 지어서 인제를 키웠다

아침보건체조는 우수한 학생들은 더 강하게 일본식

교육을 받았다

등하교시간의 거리는 교복과 모자를 쓴 학생들로 까맣다

장항과 군산사이 바다로 일본배가 드나들고

한반도의 금강이 흐른다

전쟁 중 에도 어린아이를 업고 여인들은 뻘 에서

채취 한 어패류들을 양식과 바꾸기도 한다

포구마다 작은 섬들이 있어 여러 가지 민물고기나

어패류 등이 먹거리 로 교환 하거나 돈이 되었다

뻘 속에서 평생을 살아온 도민들은 몸이 굽고 뒤틀렸다

오직 자식들 학비나 차비 한 푼이라도 마련키 위해서

몸부림을 첬다

장항 충청도에서 배를 타고 통학생들이 많았다

,군산,이리,나주 ,전주,에도 학교가 많이 생겼다

새벽부터 기차는 통학생들로 가득했다

자식들 공부만이 희망 이였다


군산에는 큰시장 유각구(그시대 부름)시장과

명산시장 이 있다

‘군산역’관사에는 주변 사람들로 시장을 이루었다

임피 오산 대야 개정에서 옥구 옥산 고군산반도의 해물들도

밤새 걸어서 리어카로 시장에 온다

돼지 새끼 개 닭 오리 등 가축들을 가지고와서 판다

여인들은 야채 나 푸성귀를 머리에 이고 새벽에 나온다

기차비가 아까워 밤새 고구마를 이고 걸어오는 부부도 있다

짚신이 헤어져 맨발이다

근처 고무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일꾼들은 강한 독성에

견디지 못하고 병이 들고 서야 일을 쉬게 한다

새 깜 한 연기는 하늘을 메웠고 폐수는 땅을 오염시켰다

‘유곽’에서는 기생들의 가야금소리가 들렸다

어느덧 사람들은 ‘사마센’ 곡조 가 귀에 익숙해 졌다

군산‘조선은행직원’들은 최고 대접을 받는다

여러 조합들이 서로 일본놈 들의 특혜를 받으려고

안달하는 친일들의 거리이다

개다(조리)를 신은 키 높이 로 조선인을 내려다보며

유리창 아래로 헐벗은 조선인들이 리어커 를 끌고

분주하게 오갔다

영원히 터 잡은 월명동‘일본군산’ 이였다

수탈된 호남평야 쌀과 곡식 가마니는 휘갈겨 쓴 빨간

딱지를 풀을 발라 붙였다

일본지역 이름을 붙여서 높이 쌓았다

임피역 에서 쌓아놓은 쌀을 기치위로 실어 올리기 위해

기찻길 양옆으로 비스듬히 언덕을 만들었다

상단까지 올리고 또 올렸다

조선인은 총칼 앞에 빠른 시일 에 일본인이 되었다

7) 천황의 항복 1945

천황의 항복 목소리에 기차가 멈추어있다

임피역 역무원들이 출근 하지 않았다

쌀 탑 을 내려 실어야 할 기차가 올 시간이 지났다

‘주엽이’ 는 며칠 전부터 역장 최 함지 눈치가 이상했다

그리고 일을 저질렀다

쌓아 놓은 쌀 탑 올라가 석유를 붓고 불을 붙였다

양심도 타면 좋으련만 그 맘 어찌그 양심 어찌하랴!~

쌀 탑 속 으로 뛰어 들어가 죽을까도 생각했다

주엽 은 친구들에게 일본 놈 ‘개’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를 따라 ‘독립청년’으로 가자고 했었다

그러나 부모님이 계시고 장애가 된 동생이 있어서

주엽 은 그렇게 지독한 말들을 견디었다

불을 당기며 “나도 독립군이 되고싶다”

“개가 아니다”!~ 소리질렀다

아무리 외쳐도 친일이라는 양심을 타지 않았다

쌀의 타는 연기가 들녘으로 펴지며 타 들어갔다

기차위의 쌀가마들이 터지며 재로 변하고 있었다

임피역 쌀 언덕

불은 천천히 기름을 따라 내려가다

몇 시간 후 고소한 냄새가 퍼지기 시작 했다

쌀을 올리려던 화물 기차도 ‘불’에 달구어졌다

‘정미’되지 않은 ‘나락’은 ‘튀’밥이 되어 온 들녘에

타닥 소리를 내며 밤새 튀겨졌다

몇 날을 밤낮을 타며 연기가 들녘으로 퍼져갔다

주엽은 외쳤다 크게 외쳤다

“해방이요 해방이랑게요!~

나오시오!~ 나와요

임피 에서 군산까지는 다섯 개 역을 통과해야 한다

긴 철로는 버팀목이 타면서 휘어지고 녹았다

일본 놈 없는 세상이 오다니 믿기지 않는다

북적거리던 시내와 점방 빵집들도 문을 열지 못했다

학교 교장이 없는 학교는 어린학생들은 어리둥절하고

운동장에 우왕좌왕이다

“해방이다 해방” 대한독립 만세!

누군가 교단위에서 학생들을 유도 한다

8) 적산가옥 회현 1945년

8월15일 ‘에라우찌’ 칼을 빼서 책상 에 놓는다

하얀 은발 반듯한 자태는 늘 변함없다

그러나 언제 부터인가 지친 얼굴이다

미국이 ‘원자탄’을 일본에 떨어뜨렸다

본국은 히로시마는 민간인들이 초토화 되었다

천황은 계속 용지를 잃지 마라는 전문을 보낸다

그리고 천황은 천자이다

천황이 인간들에게 항복이라니

병사들이 대신 죽어야 천황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이웃나라를 무기로 못살게 하고 노예로 만들어

식민지화 하는 특별한 금수 들이다

그들에게는 오직 빼앗는 것 죽이는 것 

‘살인제국’으로 일등이 되는 것이다

천황의 지시라고 한다

‘에라우찌’ 책상위에 놓인 천황의 ‘상장’이 쌓였다

평양에서 도착한 ‘적송’작업을 하러 ‘북선제지’로 가려던

참이다

임피 에서 조선 놈 하나가 쌀에 불을 질렀다는 소식이다

쌀이 타는 연기와 냄새가 날아왔다

군산항에도 누가 불을 지를까 걱정스럽다

일본으로 가져갈 것이 산더미처럼 미스꾸리(짐) 많은데!

모든 이동 수단인 기차선로 들이 모두 정지 되었다

군산까지 가는 길 도 위태롭다

군산앞 바다에서 나무들을 선적하지 못했다

모든 것이 다 늦은 것 같다

그보다 사느냐 죽느냐 가 문제이다

‘에라우찌’ 는 얼른 본국으로 가야할 것 같다

늙은 군인 퇴역하면 ‘회현’ 에서 일생을 보내려고

애련과 여러 가지 살림살이를 많이 준비 했었다

이 살기 좋은 군산을 버리고 떠나다니 믿기지 않는다

.제지공장.으로 보낼 나무들과 본국으로 선적해야 할

해송,과 백송,이 평양 적송,들 군산항 은 나무로 빈틈이 없다

나무크기별로 쌓기 위해 일본놈 들 고함치고 호각으로 

지시 밤 낮 없이 군산항은 잠들지 않았다

천황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배에 실었다

그러나 그날은 조용했다

에라우찌는 고향으로 가려고 특별히 모아둔 것 들을

바라본다

첩(애련)이 닥아온다

에라우찌는 잠깐 다녀 올 듯 포옹을 한다

‘에라우찌’의 사랑 애련.

본국에는 부모가 짝으로 맺어준 아내가 있다

애련의 손길에는 특별한 전류가 흐른다

손길이 스치기만 해도 ‘에라우찌’는 탄성을 절로 나온다

애련은 자신도 모르던 본능을 깨워주었다

살인과 전쟁으로 경직된  남자를 다듬고 어루만져

모든 것을 다 맡기고 빠져드는 것은 군인으로 큰 실수이다

잔인한 피냄새 를 씻고 죄 라는 잔상을 털어내고는

지옥을 맛보게 조선사람들 속에 애련이 있다

그는 그날도 애련의 품으로 파고든다

오랜 세월 동안 잔인함을 반복 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술,과 애련,이다

그녀는 ‘에라우찌’ 의 사랑을 받는 여인 이였다

미소 안에든 혀,와 눈을, 찡긋 하면 콧망울 이 움직인다‘

‘에라우찌’가 그녀의 목에 얼굴을 묻으면 애련의 향기에

정신을 놓는다

둘이 한 몸이 되어 그의 옷을 벗긴다

남자로써 각을 잡던 흐트러짐 없는 군인이다

애련 하나는 적국에서 자신의 보호 막으로 완벽한 

아이러니다 

어쩌면 일본 부인과의 생활도 서로 의무감으로 각 잡힌

삶이였다

자녀의 기르고 부모로써 본분을 다 할 뿐 이였다

애련과의 애정은 온몸이 소진되어 한 오라기 실도 버거울 만큼

탈진이 된 몸이 스스로 깨달을 때 까지 정열을 쏱아 낸다

성의 절정인 희열에 도달하면 깨달음이 온다

긴 호홉 을 내 쉴 수 있는 남자는 속이 후련했다

일생 풀리지 않았던 그 무엇인가 남자?

그런거 안풀리면 어떠랴 그냥 이렇게 살면 되는것!~

어느때 부터인가 가슴이 확 트인다

드디어 남자가 된 것으로써 더 이상은 그냥 이렇게!~

그 희열 후 로 가슴 은 모자라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 식민지 여인에게 천황의 군인으로

망가진 모습은 천황은 용서 하지 않을 것이다

애련과 붙어서 얼른 자리를 털고 일어날 수도 없다

몸이 시키지 않았다

애련이 없이는 안된다 

그날은 천황사진 에게 격례하지 않았다

그의 나이 50에 애련을 만나서는 다른 무희의 여인들

술과 놀던 일들이 자유를 가진 남자에게 주어진 복 라면 

여자의 품에서 배운 사랑으로 세상이 달리 보이다니 

그것이 사랑일까

그 폭풍의 젊은 날 잔인한 바람 같은 것들을 몰아 낸다

그 것이 사랑이라면....

지난 시간들이 머리에서 바꾸어지고 있었다

천황의 명령으로 일본은 감당 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천황이 어리석다는 생각이 왜 들었다

그 느낌이 가슴에 닿았을 때 ‘에라우찌’ 자신도 놀랐다

딴 사람이 된 거울 속 자신이 낯설다

그러나 어쨌든 일생을 애련과 같이할 것이다

본국의 아내의 얼굴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에라우찌”는 다시 한번 더 머리를 흔들어 떨어냈다

다음날도 그는 다부진 몸을 추스린다

군인으로 흐트러짐 없다

“뭐 가지고 싶은 것은”~ 애련은 고개를 저었다

이제 ‘애련’없이는 그가 남자일수가 없다

그러나 얼마간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

그래!~ 잠시 헤어졌다 다시 만나자

말하지 않아도 애련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더 회복되어서 다시 멋진 사랑을 나눌 것이다

그는 다시 일어섰다 그는 천황을 믿는다

세상에서 오직 한분이신 분이다

그는 평소처럼 천황의 사진에 거수 격례를 한다

애련은 이층 창가에서 장독대를 바라본다

,에라우찌, 의 포옹은 키스도 없이 손을 내려왔다

그래 나라가 먼저다“~ 되 뇌 인다

,애라우찌,는 마음을 다지고 방안을 돌아본다

땅이 꺼질듯 울분이 올라와 발을 구른다

천황이 항복을 하다니

 라디오에서 천황의 목소리가 계속 들린다


애련이 백 허그 를 하며 태연하다

“매일 저 노을과 함께 당신을 기다릴께요

당신을 사랑해요

꼭 돌아 오세요!~

‘애라우찌’는 몇 년을 그녀와 같이 살았지만

그녀가 자기 눈을 벗어나질 않았다

유일한 일은 크고 작은 장독을 모으는 일이였다

9) 애련과 ‘회현’들녁(회상1945)

‘에라우찌’는 많은 것을 본국으로 보냈다

아직도 모아놓은 것들 이 많다

에라우찌 는 늘 행복한 회상 한다

애련,과 회현,에서 일생을 같이 할 것이다

붉은 해는 천황의 것이다

천황이나 다름없는 해 를 바라보는 가슴은 행복으로

벅차다

‘회현’은 천황이 자신에게 준 선물인 것이다

“해는 붉어도 피처럼 뚝뚝 떨어지지 않는다” 라고

‘애련’이 술에 취해 말 한 적이 있다

‘에라우찌’는 그 말 에 토를 달고 싶지 않았다

사랑하는 ‘애련’의 심사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그녀를 사랑하기에 너무 사랑하기에 그렇다

‘에라우찌’도 피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애련의 입에서

“뚝뚝” 이라는 말이 피가 떨어지는 소리로 들린다

오직 남은 시간동안 회현 에서 천황의 군인으로써 명예롭게

나라에 헌신한 일꾼으로 이름이 남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철도와 건물을 지어서 자신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애련이를 만나서 남자가 되지 않았던가 

본국으로 정말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의 잔인한 살인 행동들은 나라위한 군인으로 당연하다

아침 붉은색은 해가 올라왔다

기차의 기적소리가 들린다

어제의 기차 소리와 다르다

그는 철저하게 훈련받은 천황의 군인이다

이념이 파고드는 생각이 무거워 진다

고개를 자꾸 저어 흔들어 떨구어 낸다

나는 살인마 가 아니라 나라를 위한 일이다

숙인 고개가 올라오지 않는다

나이가 탓일까

남은 충성은 오직 남은 ‘할복’이 남아있다

그는 어린 날 나라를 위해 교육들 받았고

훈련된 장교로써 천황의 군인이되었다

결혼도 부모님의 말씀대로 좋은 집안의 여인을 맞이했다

그리고 바로 식민지로 보내져 의무와 명령에 따랐다

‘충성’ 은 살인에 대한 훈련이다 

죽이고 다시 힘을 모아서 더 죽이고

그렇게 반복으로 더 강해져야 천황의 군인이다

그 살인 후 보고를 받고 충성심을 칭찬하는 천황이

보낸 상장이 책상에 쌓여 있다

천황은 더, 더, 잔인하고 용기를 내라는 포상과 함께

무기와 명령서를 첨부 했다

살인에 목마른 들소가 되어 날뛰었다

‘에라우찌’ 는 이제 50이 넘었다

지쳐 있다 상패와 상장을 뜯지도 않았다

연약해 지고 있다

아늑한 집 고향이 그리워 진다

젊은 날 날뛰던 살육의 식민지 ‘기생’에게서

그의 시간은 멈추었다

자신의 생을 얽어버린 유치하고 수치스런 사랑이

생각을 할수록 생각이 더 꼬인다

회현 들녁 의‘일출’이 마지막 날

그가 연약해진 자신을 감추려고 얼굴을 만진다

손에서 피 냄새가 난다 

비릿한 ‘생피’가 칼에 묻은 그 냄새다

젊은 날 칼질은 사람의 목에 칼을 힘 있게 그었을 때

칼 고랑을 타고 피가 무지개처럼 둥글게 튀었다

처음 살인을 할 때 몇 사람의 얼굴만 기억 한다

그는 가끔 선잠에서 깨는 적이 있다

피 묻은 칼을 닦을 때 그 피 냄새 인 듯

“그만그만 이제 그만” 이다

살인한 숫자들이 셀수 없다 그러나  왜 그 몇몇 냄새들만 

코에 다녀 간다

그 기록들과 상패들이 책상에 바닥에 즐비하다


어린시절

고향 ‘이와꾸라’의 아름다운 시냇물 따라 ‘사쿠라’가 날린다

‘사쿠라’ 꽃눈이 지는 하얀 시냇물 돌들 틈 사이에 꽃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기차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손을 흔들던 친구들의 손

‘화판도화지’에 꽃을 그리던 여자 아이의 얼굴이 스친다

선생님의 다정한 목소리‘ 벗들의 재잘대던 얼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뒤돌아 보았다

착하고 선한 것은 이미 어렵다

더 강하게 잔인해지는 것이 더 쉽다

맹세의 다짐 손이 습관 처럼 허공을 가른다

,일출,에게 다시 만날 것을 약속 한다

그리고 천황의 사진을 세게 돌려놓았다

회현 의 새들은 하늘 과 땅을 높고 낫게‘ 길고 넓게’

땅 을치고 먹이를 물고 짝을 찾는다

들녘의 새들은 맘껏 자유롭게 까만 날개를 편다

‘회현’의 겨울은 눈이 많이 오지만 호되게 춥지 않다

나지막한 들녘의 눈은 물길을 찾아 이어진다

산천이 애워 돌며 촉촉이 물이 소진되지 않는 땅이다

백두대간으로부터 흐르는 물줄기는 지리산에 흡수되어

순천. 정읍. 논산. 평야로 만경. 김제. 익산 그리고

회현으로 흐르며 지하담수로 잠깐 머문다 

그리고 들녘으로 서서히 흘러온다

논흙은 물을 흡수하여 부드러운 뻘 을 만든다

쌀 산지 최고의 들녘 비옥한 황금벌판 이다

저녁이면 ‘변산’ 에서 반사되는 일몰의 빛은 알알이 맺힌

곡식들에게 긴 생명늬 바람을 불어준다

그리고 바다로 흘러 빠져 나간다

‘에라우찌’는 늘 일출과 노을 사진을 찍는다

‘당꼬바지’차림으로 카메라셔터를 누른다

그 옆에는 늘 조선하인이 따라다녔다

“기레이’다 ‘스바라시”를 연발했었다

그림자 가 길게 그를 따라다녔다

애련은 늘 ‘에라우찌’ 의 곁에 있다

크고 작은 새들은 먹이를 찾아 분주하다

어린 동무들의 넋이 새가 되어 재잘재잘 거린다

새들은 아무리 대장이라도 칼을 차지 않는다

피를 흘리지도 않는다

패망직전 마지막 만행이 더 잔인했다

무자비하게 총질을 했다

피투성이 시체 사이로 가족 얼굴을 확인했다

무차별 사살로 하루를 남겨둔 살생 이였다

끝까지 용서 받을 수 없는 악마 같은 만행으로

그들은 평생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들이 떠난 회현 의 쌀 저장고들을 열고 부수었다

콘그리트 속에 철심 넣어 들쥐들 못 들어가게 높이

올린 창고에서 곡식을 꺼내었다

친일들도 슬금슬금 야반도주로 마을에서 사라졌다

마을을 떠나지 못한 후손이나 친척들은 돌에 맞거나

손가락질과 따돌림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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