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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Nov 15. 2023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한다

행복을 부르는 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만 떠올리고 있으면

쉽게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느슨해진다.


걷기, 산책, 초록, 여행, 별, 바람, 하늘,노을. 

멜둡(나의 반려견), 제주.

친구와의 수다, 소리 내어 웃는 웃음, 바느질, 기록하는 일,

그리고 다정한 사람과 노래(를 기똥차게) 잘하는 사람을 나는 좋아하더라.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변요한이 연기했던 김희성의 대사에

 -  세상에 무용한 것들을 사랑하오 - 란 말이 너무나 맘에 들었었다.

세상에 무해한 것들을 사랑하오 라는 말로 들렸기 때문일까 )


아!  '가족'이라는 단어가 저 나열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가족은 너무나 복잡하고 난해한 단어다.

그저 한 번의 나열된 단어로 끝낼 수 없는 관계의 문제이므로 사랑하는 가족은 여기에 넣지 않으려 한다.


저기 나열된 것들을 곰곰 떠올릴 때면, 나의 정체성을 실로 꿰는 기분이 든다.

저것들을 촘촘히 엮기만 해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 상상해 보니 너무나 기분이 좋아진다. ^_____^)


저 단어들은 무한 변주된다.


걷고 있는 나.

멜둡을 안고 있는 나.

바느질하는 나.

기록하는 나.

여행하는 나.

큰 소리로 웃는 나.


다시 확장되어,


초록 숲을 걷는 나, 친구와 걷는 나,

바람 부는 날에 걷는 나, 

해가 좋은 날에 걷는 나, 별을 보는 나, 별 보러 가는 나

사랑하는 멜둡을 쓰다듬는 나,

멜둡과 함께 낮잠을 자는 나

여행하고 싶은 곳을 꿈꾸는 나, 여행을 기록하는 나, 여행을 회고하는 나, 제주의 노을을 보는 나

친구와 여행하는 나, 친구와 수다 떠는 나,



너무나. 사소하게 행복해질 것만 같다.

행복? 그거 어렵지 않네?

둥실~ 마음이 가벼워진다.


반대로))   

상처, 너그럽지 못한 마음, 낮은 자존감, 비염, 불면, 내가 엄마라는 사실.

둥실 떠오른 나를 언제든 괴롭게 만들어 지하로 끌어들일 수 있는 단어들이 있다.

(엄마라는 존재는 생각보다 많이 어렵더라고요. 수없이 죄책감과 고뇌가 따라오는 단어예요)


나의 정체성을 꿰뚫는 단어들을 적어보는 것만 해도,

내가 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니, 바닥으로 가라앉아버린 날에 조금은 쉽게 나를 일으켜 앉힐 수 있다.


우울이 나를 길게 삼켜버린 날들에, 나를 삶의 방향으로 지켜준 단어들.

언제나 가까이 꺼낼 수 있는 곳에 그 단어들을 마음에 품어야 한다.






행복은 짧고 사소하게 삶을 관통하고,

고통은 길고 묵직하게 삶을 파고든다.

그러니, 길고 묵직한 고통의 순간들에 대적할 수 있도록, 여러분도 행복으로 가는 단어들을 꼭 찾아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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