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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o Dec 10. 2023

브런치 싱어게인

혹은 전국노래자랑?


말했던가?

브런치에 들어오는데 세 번을 반려당했다고.

그러다 브런치에 글을 쓸 수 있게 되니

무척 기뻤다고.


브런치에 글을 쓰고 나서 한 달 동안 내 글 세 개가 포털 메인에 노출되었다.

처음엔 이게 무슨 일인가 조회 수가 엄청나기에

흥분되었었는데,

그다음엔 오히려 실망이 되었다.

내 글을 읽고 가는 사람이 만 명이 넘어도

반응해 주는 독자는 없었다.


그런 내 실망에 남편은

성급하게 생각하지 마.라고 한다.


그럴 수 있지.

브런치 들어오기만 한 것도 고맙다고 한 게 바로 엊그제였으면서,

사람 마음 간사한 걸 바로 드러내는 김작가일 수도 있지.


지금 내 마음은 뭘까 생각해 보다,

나 지금 브런치 전국 노래자랑 예선 통과 한 동네 노래자랑 가수 같아.

라고 말해본다.

: 브런치 싱어게인이라고 랬더니 나는 아직 진짜 작가도 아니잖아. ㅜㅜ



전국의 작가들이 브런치에 쉼 없이 글을 써서 올린다.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어느 땐 다른 작가 글들을 감탄해서 읽기도 하고,

재주를 부러워하기도 하고.

어느 땐 오히려 읽은 글들이 독이 될까 싶기도 하다.

그 사람 문체나 어투를 어줍게 내가 따라 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하고 걱정도 된다.


난 어릴 때부터 흉내를 잘 냈다.

누군가의 말투와 어조의 특징을 잘 캐치해 내고 그대로 따라 해서, 학창 시절 선생님들 흉내를 내면 친구들 반응은 항상 뜨거웠다.


글에도 어투가 있다. 잘 쓴 사람들의 글에는 특유의 문체가 있어서, 나 같이 흉내 잘 내는 사람은 나도 모르게 그걸 따라가 버릴 수도 있다.


다시 돌아와서.

브런치 전국 노래자랑.

아니 싱어게인.


가수들이 나와서 바라는 건 똑같다.

진짜 가수로 다시 활동하기.

그걸 보며 우리는 생각한다.

와 세상에 진짜 노래 잘하는 사람은 왜 이리 많아?

경연대회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게 신기할 만큼.


마찬가지로

숱한 브런치 작가들이 자기만의 글을 써내면서, 결국에 바라는 건 똑같다. 진짜 작가 되기.

와 진짜 글 좀 쓴다는 사람 정말 왜 이리 많아.

이 안에 들어오니 그게 놀라울 뿐이다.


그리고 싱어게인에서 처럼,

어떤 경연자가 자기만의 색으로 노래하는 걸 보고 반했다 하더라도

나도 저 사람처럼 해봐야겠다 할 순 없다.


나는 나만의 글을 써야 하는거다.



이게 싱어게인이라면 

내 순서가 되었을 때 최선을 다한 내 무대를 보여주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으며 통과. 혹은 탈락이라도 들을 수 있을 텐데...

여긴 스스로의 수련장이다.

스스로 계속 써보는 거다.


나 이렇게 혼자 글쓰기 하다

스스로 지쳐 떨어지는 거 아니야?

결국 나 아무것도 아닌가 봐 하면서 ㅜㅜ

다른 브런치 작가들도 나 같은 마음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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