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괜찮은 여행*2] 첫 만남

서귀포, 귤과 함께 2일 차. 2021.11.23

by 천백희

비행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모든 중력이 나를 끌어당기는 듯 굉장히 힘들고 멀미까지 났지만 이상하게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할 즈음이 되자 몸이 날아갈 듯 너무나도 가벼워졌다. 여행의 설렘 때문일까? 혹은 모든 고민을 서울에 내려놓고 끈을 끊어내듯 멀리 왔다는 생각 때문일까.

제주공항 앞에서 나를 맞이해주는 야자수와 공항 네온 사인! 공항에 내리니 해가 졌다.

제주 공항에서 숙소까지 택시로 약 5만 원 거리를 원래는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으나, 에너지가 나자 나의 모든 짐을 들고도 수월하게 숙소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는 버스-택시의 노선으로 결정, 20분 정도 기다려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10분을 버스를 탄 후, 약 4500원어치의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5만 원 거리를 거의 약 7000원에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버스비가 정확히 얼마인지 모르겠다)

자신감에 비해 짐이 정말 무지막지하게 무겁긴 했지만, 막상 도착하여 짐을 풀다 보니 필요한 모든 게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맥시멀리스트인 나, 아직은 힘이 세고 젊어서 괜찮을지도! 앞으로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다. 물론 조금은 가벼워질 필요도 있겠지만.

갑자기 좋아진 컨디션으로 102번 버스에 탑승! 트렁크에 큰 짐들을 넣고 백팩과 코트를 바리바리 안고 출발했다.
숙소 첫 도착한 전경! 생각보다 넓은 숙소다. 의자나 이불들을 보면 4인용인가보다.

밤늦게 도착한 숙소는 생각보단 넓고 쾌적했지만 생각대로 조금은 연식이 되고 조금은 지저분했다.

나의 짐들을 내려놓기엔 상당히 찝찝했기 때문에 집기들을 모두 설거지하고 손 소독 티슈로 짐을 내려놓을 수 있는 모든 곳을 닦아냈다. 뭔가 쌓인 누런 먼지들이 닦여 나오고 화장실까지 물청소를 한 번 하였다. 그 와중에 상담 손님이 오셔서 10시 반부터 11시 30분 정도까지는 상담을 했다. 정말 정신없고 힘들었다.

운 좋게 숙소 오자마자 상담을 신청한 손님은 또 마침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손님이셨다. 그래서 막 많이 힘에 부치진 않게 상담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 상담 예약 전과 상담 후 정말 열심히 정리를 해서 약 두시 반에는 모든 짐 정리가 얼추 끝날 수 있었다. 낯선 공간이 어느 정도는 나의 공간인 듯 익숙해지고 향을 피우고 아로마 오일들을 몸에 바르고, 라벤더를 한 방울 떨어뜨린 가습기를 틀어 약간은 매캐하던 곳이 조금은 상큼하게 회복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은 완전 그냥 내 방이다! 밖에서 들어오면 좋은 냄새가 난다. 굿굿

옷도 장롱에 쾌적하게 정리하고 나의 욕실용품들도 장소 적절하게 배치하자 정말 마음에 들어졌다.

비상 식량과 체력을 담당할 영양제들도 잘 정리!

어젠 보일러 작동법이 조금 헷갈려서 잘 때 추웠는데 오늘은 주인분께 적절한 사용법을 배워서 따뜻하기까지 하고 진짜 최고! 만족도 최상이다.

좁은 원룸에서 벗어나 넓은 공간에 나의 짐들을 배치해놓으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어. 썬 캐처도 가져와서 걸어놓고. 대략 40킬로 넘게 들고 온 보람이 있구먼!

우체국에 짐 부칠 때는 또다시 꽤나 고생을 하겠지만 모르겠다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선물 받은 보름달 무드등도 침대 머리맡에 잘 두자 내방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잘 자!

정리를 마치고 정말 기절을 했는데 7시 반쯤엔 습관대로 눈을 떴다. 그리고 사진에서 보던 풍경을 기대하며 커튼을 오픈!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맞이한 첫 전경! 밤과는 또 다른 풍경이야!

밤 9시 반에 도착한 숙소는 참으로 컴컴하고 창 밖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는데... 아 그 아침 빛에 부서지던 장면과 감정을 잊기는 어려울 것 같다.


범섬이 바로 앞에 있듯 보이는 뷰와 바다. 끝없이 펼쳐지는 지평선. 구름 사이로 결결이 내려오는 빛살들. 우리나라 거의 최남쪽의 바다를 보며 마음이 탁 터지듯.

모든 힘든 일들이 날아가듯 행복감이 밀려왔다. 여전히 피로가 안 풀리고 4시간 정도밖에 못 자서 힘들었는데도 사진을 바로 찍을 수밖에 없었다.

해가 더 가까워보인다. 구름 사이로 내려오는 햇살이 환상적이야!

마음속에 차오르는 사랑과 기쁨 행복. 시원한 광경을 정말 또다시 마음에 담아 간다.

그리고 그 사진들을 현실에 바쁜 나의 부모님 친구들에게 전달한 후 피로에 다시 잠이 들었다.


10시 반쯤 일어나 약간 남은 짐을 정리하고 청소를 또 조금 하고 배가 고파 밥에 가져온 레토르트 국을 말아먹었다. 그리고 씻고 준비하고 나오자 2시가 되었다. 창밖의 풍경을 보며 멍 때리고 빛이 좀 더 눈부셔진 장면을 찍고 카톡을 여기저기 하다가 나와서 더 시간이 걸렸나 보다.

다시 잠들었다 일어나니 해가 중천
여기가 앞으로 내가 한 달을 지낼 곳이라니... 너무 좋다.

첫 날의 패션은 나의 사랑 핑크핑크

숙소 바로 앞의 제1 올레길을 약간 걷고 사진을 찍다가 가고 싶던 카페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나오자마자 창밖으로 보이던 올레길은 직접 가서도 정말 놀라웠다. 키 크고 수많은 야자수들과 야자수 나뭇잎들이 서로를 부대끼며 내는 갈밭 소리 갈대의 흐름과 그 뒤로 부서지는 파도의 파랗고 하얀 조화는 정말이지 넋을 놓게 만들었다.

갑자기 흐려진 하늘 그래도 신난다!
처음 간 올레길에서 본 범섬 뷰
범섬뷰 반대편으론 야자수가 이국적응로 펼쳐져있다.

사진을 또 몹시 찍다가 카페 쪽도 분명 좋을 거라고 여기며 카페 방향으로 다시 올라갔다. 정말 신기한 게 귤들이 여기저기 많고 무인 가판대 같은 데에 귤이 봉지봉지 쌓여서 한 봉지 대략 다섯 개에 천 원에 판매 중이었다. 당장 사 먹고 싶었지만 일단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기하게도 무인 귤 매대가 저렇게 중간중간 있다. 역시 귤의 도시인가!

도로를 살짝 걷고 10분 정도 역 u자로 걸어가다 보니 또 다른 가판대가 나오고 또다시 놀라운 범섬 광경 2가 등장하였다.

UDA카페 앞마당 전경!

그리고 그 근방에 바로 카페가 있었는데 카페는 더 놀랍게 이뻐서 사진을 몹시 찍었다. 돌담으로 들어서는 입구와 넓은 잔디밭 그 앞에 펼쳐진 범섬과 바다, 그쪽을 향해 놓인 빈백들과 들려오는 팝송 탑 50 느낌의 노래들이란! 바로 잉스타 스토리에 공유를 하고 하얗고 투명한 3층짜리 카페를 2층 3층 1층 순서대로 돌아보며 사진을 찍었다. 3층에는 카페 뒤쪽으로 한라산도 보이더라! 2시인데 이상하게 사람이 그다지 없었지만 (넓은 카페 내부에 비해 약 두 팀 정도) 이미 카페의 경치에 감탄을 해서 오히려 조용하고 좋았다.

2층에도 통유리로 트여서 범섬을 바라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었다. 창 바로 앞의 멋스러운 돌멩이 위 에그 시터에 자리를 잡고 메뉴를 시키러 내려갔다.

1층엔 작은 갤러리도 함께 있고 내려오는 계단엔 2층까지 올라간 구조물이 장식되어 있었다.

카페 이름이 UDA였는데 쨌든 그 카페의 시그니처 라테와 슈크림이 올라간 귀여운 치즈케이크를 시켜 자리에서 또 범섬과 바다를 곁들인 사진을 찍었다.

오 그런데 메뉴도 상당히 맛이 좋은 것이다. 이상하게 배도 고프긴 했지만 좀 배가 부른 후 음미한 커피의 맛도 상당히 맛있었다.

뷰도 진짜 미쳤고 커피도 맛있고 케이크도 치즈가 좋은 치즈를 쓴 듯 깔끔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났다. 게다가 양도 상당해서 나머지를 다 먹기 위해서 결국 아메리카노도 한 잔 시켰다. 원두도 두 가지인데 너무 좋더라. 아메리카노도 깔끔한 맛이었다.

카페에서 인스타에 올린 카메라 자랑 글에 S에게 고맙다고 했더니 전화가 와서 축하전화도 받고 S가 너무 기뻐하며 제주 테라로사를 가라며 3만 원 커피 쿠폰을 보내줘서 정말 너무 기뻤다.

S도 당장 졸업준비로 엄청 바쁘고 힘들 텐데. 자신의 일처럼 좋아하는 S는 정말 요새 드문 마음씨 착한 내 친구가 아닐까.

그동안 건조해진 마음에 촉촉한 축하와 말들을 들으니 정말 A에 이어 마음이 샤르륵 샥샥 설탕이 되는 느낌이었다.

거기다 앞으로 일한다는 생각에 별 감흥이 없었는데 한 3배 정도 다시 기쁘고 여행이 설레게 느껴졌다.

그렇게 5시까지 카톡도 하고 가져온 책으로 공부도 하다가 즐겁고 기쁜 마음으로 저녁 메뉴인 흑돼지 자장면을 먹으러 갔다.

가는 길에 바로 올라가기가 아쉬워서 좀 돌아서 대륜동 올레길을 걸어가다 춥고 어둡기에 다시 올라갔다. 호젓한 올레길에 아무도 없고 바로 앞에 파도가 검은 바위에 살살 밀려오는 장면이 (featuring by 범섬 3) 눈부시게 아름답고 좋았지만 깜깜한데 진짜 아무도 없어서 혼자 있으면 무서울 거 같았기 때문에 5시 반부터는 식당 쪽으로 다시 돌아서 걸어갔다.

도로를 올라가는 길 엄마와 통화도 하고 조금은 지친 상태로 식당에 도착했다. 일어나고 나와서 한 일이 카페 간 거밖에 없는데 이상하게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다. 세상 마상 체력이 무슨 일인지… 공시 동안 녹은 근육과 체력이 확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대륜동에서 올라오는 길... 사람도 없고 뭔가 스산한... 하지만 센과 치히로의 한 장면같은 풍경

식당에 도착해서 폰을 봤는데, 스팸인 줄 알았던 전화가 근무지 총무과였다.

발령 관련 연락이라고 연락 달라고 문자가 와서.... 조금 많이 우울해졌다. 후배 S와 전화로 7월 발령이면 1월까지 내키면 제주에서 더 있다가 그 이후로 법원직 공부할 거라고 계획을 말해서 더 좌절감이 들었나 보다.

아마 이번 여행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을 내려놓고 후련히 새로운 길을 가는 시작이 아닐까 하고 마음을 다독였지만, 이제 정확히는 1일 차인 여행이 몹시도 무겁게 느껴졌다. 마치 이미 20일 지난 느낌이었다. 그래서 돌아가야 하는 느낌.

여행을 통해 조금은 현실에서 멀어진 느낌이었다면 급 현실로 돌아와서 고통스러운 기분이었다.

그러나 확실한 연락이 아니기 때문에 일단 내일 전화로 확인해 본 후 그때 다시 생각해보기로 하고 다시 즐거운 상태로 돌아왔다.

흑돼지 자장면은 조금은 불어 있었지만 의외로 흑돼지 향도 나고 전에 먹던 자장면과 다른 느낌이었다. 아저씨께서 파 기름을 많이 넣고 찬장 위에 고이 모셔두신 특제 소스?를 넣으셔서 차별화를 하셨다고 한다.

이전에 커피 두 잔에 치즈케이크까지... 느끼한 걸 몽땅 먹은 데다가 전날부터 물을 잘 못 마셔서 살짝 탈수 상태, 거기다 발령 문자로 착잡한 마음에 아쉽게도 많이는 안 들어가서 면을 3분의 1 가량 남기고 양파나 다른 재료들을 숟가락으로 긁어먹었다. 지금 생각하니 배고프다. 면 두 젓가락만 더 먹을걸. 근데 애초에 1인분 자체가 나한텐 양이 많다.


밥을 먹고 나와서 너무 목이 말랐기에 숙소 있는 골목 초입에 있는 씨유에서 2리터 물을 두 개를 샀다.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기어코 어둠 속에서 무인판매 귤을 한 봉지 사서 돌아왔다.

숙소 관련 고충을 자장면 집에서 에어비앤비 톡으로 주인분께 말씀드렸기 때문에 숙소에 도착해서 화장실에 다녀오자 바로 사장님이 오셨다.

화재경보기에서 계속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서 해결해주시고, 또 난방도 조작하는 법을 제대로 알려주셔서 지금의 방은 몹시 따끈따끈하다.


카페에서 카톡방에 뷰를 자랑하고 숙소 자랑했더니 고등학교 친구들도 오고 싶다고 해서, D와 Y와 L까지 오늘 당장 비행기를 끊었다. 주말인 데다 2주 이내밖에 안 남아서 자리도 다양하지 않고, 요새 2주 전에 잡으면 몹시 싼 가격에 대비 상당히 비싼데!

11월 30일부터 12월 1-2 (과 언니들), 2-3 J, 345 DYL, 678910중 2박 3일 A가 올 예정. 마치 돌림노래처럼 촘촘히 오는 기간이 있다.

이렇게 화려한 친구 파티가 몰리게 되었다. 그즈음이 쉬고 싶어지는 때인가 근 3분의 1을 친구가 놀러 오네. 사촌 언니까지 오면 3분의 1 이상.

혼자 글쓰기 하고 힐링하러 온 게 맞나 싶기도 하지만, 사실 그즈음 되면 나도 외롭지 않을까 해서 오히려 좋다!ㅔ

숙소가 2인 초과 시 1인당 하루 만 원인데 주인분이 좋으시고 손님도 별로 없어서 그냥 과언니와 DYL 다 합쳐서 2만 원에 해주셨다.

근데 여기 좋은데 왜 이리 사람이 없는 걸까? 돌아다녀도 사람이 별로 없고 숙소도 없고. 평일이라 그런가?

분명 비행기에선 사람이 꽉 차있었는데 내가 비인기지역으로 온건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조용해서 좋긴 학다. 밤에 나가긴 좀 무섭지만

오히려 사람이 없어서 좀 나으려나? 어떤 친구는 제주 밤바다 봤냐고 물어보던데 아침바다도 무서워서 못 나간 사람이라, 좀 용기를 내야겠다.


친구들끼리 맞춘 것도 아닌데 어떻게 연속적으로 겹치지 않는 일정이 된 거지... 플리마켓이나 뭔가 자리가 있으면 오프로 타로 대면 상담도 해보고 싶었는데 이러다간 시간이 없지 않을까도 싶다...

일단 내일 카페 같은 데서 쉬면서 알아는 봐야겠다.


내일은 오전에 인생 첫 폴댄스 수업이 있다!

비키니만 입고 가야 하는데 요새 살이 올라서 좀 그렇지만 배우고 싶었기에 기대가 된다! 선생님이 액션배우시라는데 뭔가 기대된다.

11시 수업인데 첫날이라 내일은 10시 45분까지인가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약간만 일찍이네 그쯤 가면 되겠지.


걸어서 한 시간 정도 거리라니깐 좀 일찍 일어나서 나갈까 생각 중이다. 아님 버스를 타거나!

그쪽에 J가 있던 연수원도 있고 추천 맛집들도 많아서 내일은 거기로 진출할 예정이다. 그쪽엔 그래도 사람이 좀 있겠지 여기보다?

내가 좀 많이 먹어야 여기저기서 많이 먹을 텐데

양이 적어서 하루에 여러 군데 못 가는 게 너무 아쉽다. 근데 오늘 간 카페는 이미 카페 5-10군데가량의 만족이 있었다. 첫 카페인데 뷰도 좋고 맛도 괜찮고 대성공!

내일 폴댄스도 재미있길 바라며 이만 줄여야겠다.

중간에 다른 일이 있어서 마무리가 조금 늦어졌네. 오늘은 따뜻해서 중간에 안 깨고 잘 잘 거 같다!

오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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