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너를 기약하며 아쉬운 저녁을 보낸다.
“엄마, 나 요즘 LA갈비가 너무 먹고 싶어.”
“그래? 진즉에 말을 허지!”
그렇다면 <오늘의 메인은 LA갈비다!>
며칠 전부터 계속 속이 좋지 않다던 따님이었다.
매일 라면 먹기를 즐기고 찬물에, 아이스크림에, 과자에, 집밥은 무슨 선심 써주듯이 먹던 따님은 급기야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탈이 났음을 알렸다.
원래 소화기가 건강하지 못해서 자주 속이 좋지 않은 따님이 그나마 어미의 간청을 긍휼히 여겨주어 햄버거는 가끔 먹긴 했지만, 라면과 햄버거 중 무엇이 더 몸에 해로운지 용호상박이리라.
그랬던 딸이 집에서 먹는 메뉴를 선택해 주시니, 팔불출 어미는 신났다고 갈비를 사 와서 핏물 빼고 양념에 잘 절여두고 맛있어지라고 기를 불어넣는다.
저조한 컨디션으로 집으로 돌아온 따님의 기운을 북돋을 수 있도록 갈비를 조린다.
따님은 냄새에 기분이 좋아진다.
갈비가 나가는 시간과 막 한 흰밥이 같이 나갈 수 있게끔 준비를 하고, 상차림을 마친다. 딸을 향한 내 사랑이 갈비에 맛있게 담겼기를 바라면서 ‘음. 맛있어!’라는 말을 기다렸다.
그런데 어라? 아무런 말이 없이 그냥 먹는다. 게다가 먹는 모습이 좀 힘겨워 보인다.
“맛없어?”
“아니, 맛있어......”
얼른 한 점 먹어봤더니... 이런! 연육이 잘 이뤄지질 않아서 질기다.
“어떡해... 질기다. 많이. 연육을 충분히 하지 못했네.”
딸은 교정기를 차고 있기 때문에 고기가 질기면 매우 곤란하기 때문이다.
“괜찮아. 먹을만해. 그리고 양념이 맛있게 잘 됐어.”
비록 좀 질기게 됐지만 그래도 양념 맛으로 대충 커버 칠 수 있어서 그럭저럭 오늘도 한 끼 잘 때웠네. 부드러웠다면 훨씬 좋았겠지만...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