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제는 단연 비타민, 그중에서도 비타민D이다. 그런데 비타민D에는 꼭 붙어 다녀야 하는 단짝 같은 비타민이 있다.
이름이 조금 특이한데, 바로 비타민 K2이다. 중학교 가정 시간에 '지용성 비타민 A, D, E, K'을 달달 외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중 하나인데, 그때는 그저 '비타민K는 혈액 응고와 관련 있다' 정도로만 배웠을 것 같다.
하지만 사실 비타민K는 비타민 K1 필로 퀴논, 비타민 K2 메나 퀴논, 비타민 K3 메나디온으로 총 3종류가 있고, 하는 역할도 상상 이상으로 매우 많다.
우리가 보통 아는 비타민K는 필로 퀴논으로, 혈액 응고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할 비타민은 메나 퀴논으로, 현재 K2에 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긍정적인 결과도 많이 나와 있으니 집중해서 읽으면 절대 손해 볼 일 없다.
기본적으로 우리의 뼈는 유기질, 무기질,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뼈 속 무기질은 약 45% 정도를 차지하는데, 그 45%의 대부분이 칼슘이다. 그렇다 보니 '뼈 건강=칼슘 섭취'라는 등식이 모두의 머릿속에 있을 것이다.
이런 칼슘의 일일 권장량은 약 700~800mg 정도로 다른 무기질에 비해 높은 편이다. 특히 폐경기 여성처럼 골밀도가 낮아진 사람들한테는 더욱 많은 양이 필요하다. 하지만 2018년 국민건강 영양조사에 따르면,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의 칼슘 섭취가 현저히 부족한 편이다.
이런 사실이 많이 알려지기 시작한 탓인지 요즘에는 건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꼭 칼슘 보충제를 먼저 찾는 것 같다.
그런데 칼슘도 과섭취하면 문제가 된다. 칼슘은 물론 권장 섭취량의 3~4배까지 먹어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네랄이지만,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과 보충제로 섭취하는 것의 차이도 있고 보충제의 절대량이 많기 때문이다.
과량 섭취된 칼슘은 소변이나 신장, 관상동맥, 혈관 등에 축적된다. 쉽게 말해 칼슘으로 된 돌(!)이 몸 곳곳에 생기는 것이다. 나이 들면서 골밀도가 줄어들어 칼슘이 부족하긴 한데 식사로 채우긴 힘들고, 보충제로 섭취하려니 과잉증이 걱정된다면, 비타민 K2의 역할이 대두되는 때다.
칼슘 보충제를 섭취한 그룹의 심장 질환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온 탓에 그 정확한 이유를 찾기 위한 연구가 여러 차례 진행됐다.
주된 이유는 과도한 칼슘이 사람에 따라 뼈로 가는지, 다른 기관으로 가는지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뼈로 정상적으로 가지 않고 다른 기관에 칼슘이 침착된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비타민 K2가 부족했다.
비타민 K2는 섭취한 칼슘이 뼈로 집중되게끔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즉, 혈관에 칼슘 돌이 쌓이는 것을 막는다는 뜻이다. 또한, 조골세포를 촉진해 뼈를 만드는 속도를 높이기도 한다.
비타민 K2는 장내 세균에 의해 비타민 K1으로부터 유도되긴 하지만, 그 양이 극히 적어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비타민 K2가 부족하다. 이 뿐 아니라 비타민 K2가 부족하면 인슐린 저항성, 혈액 순환, 정자 생성 등 다양한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뭔가 이렇게 들으면 만병통치약 같지만, 사실 비타민과 무기질이라는 게 우리 몸 안에서 정말 수백수천 가지 기능을 협업해서 만들어내다 보니 어느 하나가 빠지면 이럴 수밖에 없다.
비타민 K2는 비타민 D와 짝꿍이기 때문에 비타민 D, 칼슘, 마그네슘과 같이 먹는 게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좋다. 비타민 D의 섭취량은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되고, 비타민 K2의 경우 약 50~100㎍정도가 적당하다.
비타민 K2는 MK-4와 MK-7 두 가지 형태가 시판되고 있는데, 인체 실험 결과 MK-7 형태가 더 효과가 좋다. 하지만 평소에 항응고제, 특히 와파린을 드시는 분들은 비타민 K2가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꼭 의사와 상담 후 섭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