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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모밍 May 11. 2021

간헐적 단식이 살 빼주는 원리

그렇지만 썩 추천하기는 어려운

요즘엔 저탄 고지 다이어트로 유행이 좀 옮겨간 것 같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간헐적 단식 광풍이 불었다. 간헐적 단식은 말 그대로 특정 기간을 정해두고 굶는 다이어트다. 


원래 우리 몸은 일정 주기에 따라 각기 다른 호르몬을 분비해서 환경에 반응한다. 시간도 빛도 없는 어두운 방에 사람을 가둬 두어도 아침이 되면 일어나고, 때에 맞춰 배가 고프며, 밤이 되면 졸림을 느낀다. 이런 걸 ‘일주기’라고 한다. 하지만 어떤 변화는 스스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데, 해외여행 갈 때 시차 적응하는 게 대표적 예시다. 간헐적 단식도 어떻게 보면 우리 몸이 배고픔을 느끼는 주기를 자의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간헐적 단식이 뭔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간헐적 단식은 기본적으로 공복에 우리 몸속 인슐린 수치가 낮아진다는 점을 이용해서 공복을 유지해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게끔 만드는 원리다. 


간헐적 단식은 단식하는 시간에 따라 16시간 굶고 8시간 동안 먹는 16 : 8 방식이나, 5일 동안 먹고 2일 동안 굶는 5 : 2 방식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다이어트의 기본은 활동+대사 칼로리보다 섭취 칼로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인데, 이를 행동으로 옮기기에 조금 더 쉽게끔 변형한 식단이라고 생각하시면 편하다.


다이어트 = 대사량(활동+대사 칼로리)>섭취 칼로리


우리 몸은 영양소가 들어오지 않을 경우 갑상선이 시스템을 조절해 전체적인 대사량(가만히 있어도 소모되는 칼로리) 자체를 낮춰버린다. 간헐적 다이어트는 이렇게 대사량이 낮아지기 전에 다시 영양소를 공급해주면서 대사량은 낮추지 않되, 전체적으로 보면 적은 칼로리를 공급해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방법이다. 


한 번 예를 들어보자. 하루 유지 칼로리가 2,000kcal이고, 3끼 식사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럼 이 사람은 하루에 1,700kcal를 먹어야 한 달에 2kg 정도 빠지는 건강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3일로 보자면 총 5,100kcal를 9끼에 걸쳐 끼니 당 약 570kcal씩 먹어한다. 여기에 일반적으로 하루에 2끼를 먹는 16 : 8 간헐적 단식을 적용하면, 한 끼니 당 약 850kcal의 식단을 3일 동안 총 6끼에 걸쳐 5,100kcal를 먹는 것이다. 


즉, 한 번 먹기 시작하면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고 배 터질 때까지 먹는 사람들이나, 일상이 너무 바빠 제대로 된 끼니를 챙겨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용해 볼만한 방법이다.


간헐적 단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일상적인 식사의 개념으로 보면 간헐적 단식 역시 저탄 고지 다이어트와 비슷하게 인슐린의 민감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는 어떤 방법을 쓰던 체중이 감량되면 따라오는 효과이고, 간헐적 단식의 특별한 효과라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식사 섭취 시 필요한 열량을 채우기 위해 당류가 많은 음식을 고를 경우, 인슐린 민감성을 낮출 수도 있다(안 좋다는 뜻). 또한 간헐적 단식의 핵심은 공복을 유지하는 시간 동안 최대한 인슐린의 분비를 막는 것인데, 일반인들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음식을 가려서 조절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식단에서 가장 중요한 '지속성'을 지키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다가 하루는 간헐적 단식을 제대로 지키고, 다음 날은 못 지키고, 이러다 보면 간을 비롯한 우리 몸의 장기는 엄청난 부담을 안게 된다. 그리고 끼니의 수가 줄어든다는 것은 신진대사가 느려진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이기 때문에, 근성장이나 근력의 성장을 목표로 운동하는 분들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2009년 위스콘신 대학에서 수행한 간헐적 단식을 통해 '소식하는 것'이 소위 말하는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수명을 늘린다는 연구가 있는데, 연구의 설계나 결과의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를 인체에 그대로 적용하기가 섣부르기도 하다. 이에 반해 ‘네이처’지에서 발표한 2012년 연구 ‘칼로리 제한이 건강과 생존에 미치는 영향 Impact of caloric restriction on health and survival in rhesus monkeys form the NIA study’를 보면, 소식이 장수와 연관이 있다는 것은 근거가 매우 약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게다가 최근 간헐적 단식이 체중 감량이나, 근육 생성 등에 긍정적인 효과가 없고, 오히려 근육 손실을 초래한다는 신뢰도 있는 연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간헐적 단식을 수행할 경우 정상적인 여러 끼니에 해당하는 열량을 한 번에 집어넣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라 소화기가 받을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분명한 사실은 '식사를 계속 거르는 건 나쁜 것'이다. 간헐적 단식은 엄격하게 칼로리를 맞춰서 먹는다면 조금씩 적게 먹는 것과 마찬가지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는 절대 고통스러워서는 안 된다. 오랫동안 지속해야 하니까. 가능하면 하루 3~4끼 정도, 비슷한 열량과 영양소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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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 핏테이블 안동현 영양사/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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