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고지, 케톤 다이어트에 관해
안녕하세요! 당신만을 위한 식단관리 파트너 핏테이블입니다. 세상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다이어트 방법들이 쏟아져 나오죠. 오늘은 그 중에 요즘 핫한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해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케톤 다이어트, 케토제닉 다이어트라고도 하죠!
삼겹살을 마음껏 먹어도 되는 다이어트! 버터를 마음껏 먹어도 되는 다이어트!
뭔가 새롭고 신기해 보이죠? 게다가 우리 몸을 가만히 있어도 지방을 연료로 쓰게 만든다니! 이런 달콤한 메시지들 때문에 저탄고지 다이어트는 일반적인 저칼로리 다이어트로 실패를 겪어본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은 이렇게 뜨거운 저탄고지 다이어트에 대해 한 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우리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3가지예요. 이 3가지 중에서도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가장 좋아하며, 뇌나 적혈구와 같은 주요 기관들은 탄수화물을 최우선으로 사용하게 세팅되어 있어요.
단백질은 에너지원으로 쓰기보다 몸을 구성하는 데 더 필요하고, 지방은 탄수화물에 비해 빠르게 에너지로 쓰이기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탄수화물이 주는 단맛에 특히 더 강한 유혹을 느끼도록 진화한 것이고요. 케톤 다이어트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고 지방 섭취량을 늘려 우리 몸이 어쩔 수 없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상태로 만드는 식사 요법이라고 요약할 수 있어요.
그럼 어떻게 이런 현상이 생기는지 알아볼까요? 케토제닉(ketogenic)은 keton, 케톤체(keton body)를 genic, 만든다는 뜻이에요. 케톤체는 아세토아세트산, 베타 하이드록시부티르산, 아세톤 이 3가지 산성 물질을 통틀어 부르는 단어예요.
케톤을 이해하기 위해선 먼저 지방에 대해 간략히 이해해야 해요. 지방은 글리세롤과 지방산이 결합되어 있는 구조예요. 여기서 글리세롤이라는 물질은 포도당과 굉장히 비슷하게 생겨서, 체내에서 쉽게 포도당으로 바뀔 수 있어요. 하지만 지방산은 구조가 복잡해서 TCA 사이클이라는 특정 단계를 거치면서 조금씩 깎여 나가며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면 이 사이클을 돌리기 위해 필요한 재료가 부족하게 돼요. 이렇게 쓰다 남은 지방산을 케톤이라고 해요. 그러므로 당연히 케톤체도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수 있어요. 케톤체는 기본적으로 산성 물질이기 때문에, 케톤 다이어트를 오래 지속할 경우 우리 몸의 체내 pH가 떨어지게 돼요.
이렇게 우리 몸이 산성화 되면 ‘케톤산증’이 나타날 수 있고, 신경에 손상을 입어 말초 조직 마비나 혼수상태 등을 유발할 수 있어요. 또한,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인 뇌는 포도당을 기초적인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이를 억지로 케톤으로 대체할 경우 우울증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유발하기도 해요. 바로 이 이유에서 뇌 간질 환자들을 위한 치료 목적으로 개발된 식이요법이 케톤 다이어트죠. 뇌의 과도한 항진, 즉 간질을 막기 위해 케톤을 사용함으로써 뇌 활동을 일부러 느리게 만드는 것이죠. 케톤 다이어트는 잦은 탄수화물 섭취로 인슐린의 민감도가 떨어진 당뇨 환자들이 일정 기간 치료 목적으로 사용해 인슐린의 민감도를 다시 높이기 위한 식단으로 적절해요.
일반적인 다이어트에 싫증을 느끼신 분들이 “다이어트 때 먹으면 안 되는 음식으로 알고 있었던 고지방 음식들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라는 단편적인 정보에 끌려 케톤 다이어트를 시도해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케톤 다이어트에서 말하는 ‘지방’은 사실 삼겹살이나 버터와 같은 포화지방이 아니라, 올리브유와 견과류 같은 ‘불포화지방’을 의미하는 것이죠.
케톤 다이어트가 쉽게 추천되기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실천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에요. 다이어트는 중장기적으로, 건강한 식생활의 개선과 함께 나아가야 해요. 그러기 위해선 지속 가능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예요. 아무리 건강하고 효과적인 식단이라도 하는 사람이 제일 싫어하는 음식들로만 이루어져 있으면 당연히 효과를 보기도 전에 포기하고 말겠죠?
이러한 측면에서 케톤 다이어트는 일반인 대부분에게 지속 가능하기에 어려운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탄수화물 섭취는 대략 60%를 넘어갈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인에게는 더욱 어렵죠.
케톤 다이어트를 추천하기 어려운 두 번째 이유는, 바로 건강이에요. 많은 지방을 섭취하기 위해선 붉은 육류나 가공육의 섭취가 늘어날 것이고, 이는 포화 지방의 과다 섭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포화 지방과 트랜스 지방 등을 많이 섭취하면 혈관 건강에 최악이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보통 케톤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들은 탄수화물의 하루 섭취 열량을 20% 미만으로 잡는 경우가 많은데, EHJ(European Heart Journal)이나 Lancet 등 매우 신뢰도 높은 의학 저널에서도 고지방 식이에 따른 과도한 포화 지방 섭취로 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간다고 발표하고 있어요. 또한, 40% 미만의 적은 탄수화물 섭취도 사망률을 급격히 올린다고 얘기하고 있고요.(물론 60% 이상의 고탄수화물 섭취도 사망률을 올려요!).
옛날부터 항상 최고의 건강 식단으로 뽑히는 지중해식 식단은 포화지방 섭취는 줄이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과 야채나 전곡, 견과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을 권장해요.
케톤 다이어트로 물론 체중을 감량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생리적으로 안전한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의문의 여지가 많아요. 게다가 케톤 다이어트를 통해 초반에 빠지는 체중은 몸에 저장된 글리코겐이 사라지면서 빠지는 것으로, 수분이 빠져나가서 나타나는 효과일 가능성이 커요. 물론 영양과 생리에 정답은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오고, 사례와 시간이 쌓여 케톤 다이어트의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겠죠. 실제로 지금도 케톤 다이어트가 무결하다고 주장하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의 많은 연구들을 살펴보면 “생리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로 의견이 모아져요.
살을 쉽게 빼주는 마법 같은 식단은 존재하지 않으며, 적절하게 균형 잡힌 식단이 아니라, 특정 영양소에 치중한 식단은 필히 부작용을 동반해요. 주변에서 들려오는 개인적인 성공 사례는 그저 하나의 사례일 뿐, 내가 해봐서 좋았으니 너도 해봐라 라는 식의 권유는 정말 위험할 수 있어요.
핏테이블이 꾸준히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다이어트는 단순히 체중계의 숫자에만 집착하지 않고 건강하고 적당한 속도로 지방을 감량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는 것, 명심해주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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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 핏테이블 안동현 영양사/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