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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D.D.C. 12화

D.D.C. 드림비트

EP.12. / 긴급회의

by 이다연

드림비트 스튜디오의 회의실은 모던한 디자인으로 꾸몄다. 대형 스크린이 벽 한쪽을 차지하고, 회의 테이블 주위에는 편안한 가죽 의자들을 놓았다.

테이블 위에는 각종 서류와 팸플릿들이 흩어져 지금의 분위기를 대신하고 있었다. 회의실의 공기는 무겁고, 이성기 사장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긴장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평소 다혈질이고 막말을 많이 하는 이성기 사장은 회색 정장을 입고 신경질적으로 문을 열며 회의실로 들어왔다. 직원들은 그의 갑작스러운 호출에 경직된 분위기로 그를 맞았다.

"그래, 어쩐다는 거야?"

이성기 사장이 냉소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김 팀장은 서류를 정리하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전국 최종 예선을 거쳐 올라온 16팀을
서바이벌로 2팀 중 1팀씩만 올려
결승에 진출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이 사장은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참, 시대가 어느 땐데 60년대 곡 타령이야?
하다 하다 별짓들을 다 하네.
왜? 트로트는 이제 한물갔대?"

그의 말에는 혼란과 짜증이 뒤섞여 있었다.


이성기 사장은 난감한 표정으로 덧붙였다.

"그래서 뭘 부르라는 거야?"

김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알려진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지정곡들은 나와 있긴 하지만,
일단 16강을 겨뤄 봐야 감이라도 잡을 것 같습니다."


이 사장은 질문을 이어갔다.

"우리 애들은 준비하고 있어?"

김 팀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애들과 의논 중인데,
딱히 뭘 불러야 할지 아직 모르겠나 봅니다.
일단 여러 곡을 부르게 해 봐야죠."


이 사장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 애들 비주얼 좋잖아.
코디들 바짝 붙여!"

김 팀장이 팸플릿을 살펴보며 말했다.

"그것도 대외적으로 알려진 게 별로 없습니다."


이 사장은 짜증을 내며 팸플릿을 보았다.

"그나저나 요즘 왜들 이래?
옛 노래나 자꾸 틀어 어쩌자고.
K-POP 애들 나가서 돈들 빵빵하게 잘 벌어 오고,
K 콘텐츠가 경제 효자 노릇을 잘하고 있는데."

그는 간부들을 둘러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이런 거 미션으로 내보내서 어쩌겠다고.
그림도 구리고, 시청률이나 오르겠어?
어떻게 생각해,
.......... 김 팀장?"


김 팀장은 팸플릿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고개를 들었다.

"네, 그렇죠."
"스폰서를 대서
광고나 좀 빵빵하게 밀어 넣어 보든가?"

이 사장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김 팀장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우리 애들 제대로 밀어봅시다."

이 사장은 마지막으로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그래, 다들 열심히 해 보자고.
이번 가요제는 우리 스튜디오에 중요한 기회야.
제대로 준비해서 멋진 결과를 내보자고!"

회의는 마무리되었고, 간부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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