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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D.D.C. 14화

D.D.C. 추억의 레코드

EP.14. / 서울 예선을 준비하다.

by 이다연


지역예선전은 끝이 났다. 드림비트 스튜디오의 예선전은 다양한 참가자들의 개성과 실력이 발휘된 자리였다. 하지만 그 속에서 보이는 긴장과 경쟁,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두 얼굴은 대회의 또 다른 단면을 드러냈다. 출세와 성공을 향한 열망이 가득한 이 자리에서, 연습생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무대를 내려왔다. 그날의 예선전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참가자들 각각의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았다.


추억의 레코드

아무도 보장할 수 없지만, 달래는 서울 예선을 준비하기로 했다. 지역 예선 결과가 아직 발표된 것은 아니지만,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달래는 홍대 거리를 벗어나 낙원상가에 들어섰다. 이곳의 특별한 분위기에 매료된 그녀는 오래된 건물 사이로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작은 상점들을 둘러보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오래된 레코드판 가게는 독특한 매력을 뿜어냈다. 가게 앞에는 ‘추억의 레코드’라는 간판이 달려 있었다.


가게 내부는 아날로그의 향기로 가득했다. 나무로 된 선반에는 다양한 시대의 레코드판들이 빼곡히 꽂혀 있고, 벽에는 옛 가수들의 포스터와 사진들이 걸렸다. 은은한 주광색 조명이 가게를 따뜻하게 비추었다. 나이가 지긋한, 70쯤 되어 보이는 반백의 꽁지머리의 주인이 달래의 동선을 살피며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주인이 말했다.

달래는 머뭇거리며 말을 꺼냈다.

“1960년대 곡, 한국 가요를 좀 찾고 있어요.
사실은 제가 이번에 D.D.C. 가요제 서울 예선에 참가하려는데, 예선 곡들이 전부 1960년대 곡들이어서요. 도무지 모르겠어, 여기저기 돌아보고 있어요. 원곡을 찾아서 들으면 어떨까? 해서 찾던 중이에요.”

가게 주인은 친절하게 물었다.

“어떤 곡을 찾으시나요?
실례인지도 모르고 물었네요, 하하.
혹시 아시려나? 그 시절엔 턴테이블로 음악을 틀고 곡목을 소개하는 DJ라는 직업이 있었어요.
그때 내가 한 DJ 했거든요. 하하.”


달래가 들고 있는 레코드를 가리키며 그는 말했다.

“직업은 못 속인다고,
찾는 곡이 있다니 불쑥. 하하.
아무튼,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은 나와 함께 나이를 먹고 살아왔으니, 도움이 될 일 있으면 말만 해요. 웬만한 건 다 찾아 줄 수 있어요.”

달래는 안도했다.

“아, 진짜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진짜 무슨 곡을 골라야 할지, 감이 안 잡혀요. 전혀 모르겠어요.”

그녀는 가게를 둘러보다가 턴테이블 쪽으로 걸어갔다.

“음악 좀 들으면서 고민해도 될까요?”

달래가 방긋 웃으며 물었다.

가게 주인은 흔쾌히 대답했다.

“그럼요. 얼마든지.
원하는 곡을 꼭 찾았으면 좋겠네요.”

달래는 턴테이블에 레코드판을 올렸다. 레코드판의 재킷을 살펴보며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 그녀는 한 곡 한 곡 들을 때마다 1960년대의 정취와 감성을 느끼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음악은 그녀에게 색다른 영감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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