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오래된 것에 먼저 닿는다
ㅡㆍㅡ
초고층 빌딩 숲,
네온사인 아래 쏟아지는 푸른 불빛들
속도를 잃은 하루가
회색 벽을 타고 미끄러지고
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얼굴은
내 것 같지 않다
광고판 너머에
자리를 찾지 못한 쓸쓸한 마음
누구의 노래인지도 모를 노래가
클릭 한 번 없이 리프레시되고
이어폰에 갇힌다
걷다가 폐교가 된 골목의 작은 교회당 앞에서
쇠 녹슨 종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릴 들었다
돌담 위의 햇살이,
오래된 기억처럼 따뜻했고
비바람을 맞아 바래진 나무 문짝은
기다리듯 조용히 열렸다
틈새로 피어난 들꽃 하나
금이 간 담벼락에 끼어 웃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