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6. <택시 안의 첫울음>
아침이지만 병동은 아직 졸리고 평화로웠다.
야근을 선 서이나는 따뜻한 커피를 한 모금 마시려던 찰나—
띠리릭—! 긴급 호출!
“신생아팀! 분만 준비!
산모님이 병원 도착 전에 출산 진행 중!
현재 위치… 택시 안!”
서이나 간호사가 급하게 달려 나왔다.
“네???? 택시요?
그냥… 일반 택시?
그 택시가 분만실이 됐다는 거예요?”
윤제하가 장갑을 장착하며 나타났다.
"택시 기사님이 지금
탯줄 쪽을… 잡고 계시답니다.”
서이나가 놀라며,
“기사님 탯줄 잡고 계신 거 실화인가요?
오늘의 MVP 예약이네요.”
병원 정문.
출근 차량들과 아침 햇살 사이로
택시 한 대가 비상등을 깜빡이고 서 있다.
운전석에서 내린 기사님은 진땀을 흘렸다.
“제가… 실수한 건 아니죠…?
택시에 이런 옵션은 없어서…”
서이나가 재빨리 산모에게 다가갔다.
“산모님, 괜찮아요!
저희는 생각보다 모든 곳에서 출산해 봤어요.”
(속으로: 화장실, 엘리베이터, 계단… 뭐든 와봐라…)
그리고,
다음 순간.
세상에 첫울음이 터졌다.
“응애——!!!!!!”
서이나의 안에서 작은 온기가 살아 움직였다.
서이나 (속닥속닥)
“어머나, 첫 출근 첫 출산이 택시라니.
얘는 인생 스토리 강하다.”
윤제하가 탯줄을 다듬으며 말했다.
“산모님, 아기 아주 건강해요.”
산모는 눈물을 흘렸다.
“정말… 감사해요…”
택시 기사님은 눈가까지 젖었다.
“저도…
가족 단톡방에 올려도 되나요?”
서이나가 활짝 웃었다.
“당연하죠. 오늘 기사님은…
‘아기 인생 첫 손님이자 첫 기사님’이십니다.”
아기는 비로소 담요에 포근히 안겨 병동으로 들어왔다.
희미한 햇살이 복도를 따라 번졌다.
윤제하가 서이나의 모습을 보며
흐믓하게 웃었다.
“오늘도 성공적인 하루네요.”
매력적으로 웃는 서이나
“성공적이라니요.
오늘 병동 기록은 이렇게 남겠죠.”
〈응급 분만 장소: 택시. 특이사항: 기사님 MVP〉
둘은 동시에 웃었다.
“따뜻한 김이 오른 창문,
손끝까지 떨리던 긴장,
그리고 작은 울음.
생명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고,
우리는 늘 준비된 척하며 그 순간을 맞아요.
완벽한 상황이 아니라도,
마음을 건네는 순간
우리는 누군가의 기적이 됩니다.
—오늘 이 새벽, 병원 문 앞에서
우리는 한 생명이 세상을 만나는 장면을 지켜보았습니다.
(by 서이나)
“병동에는 말 못 할 비밀이 있어요.
아기 양말은 늘 한 짝이 사라지고,
새벽이 되면…
어딘가에서 치킨 냄새가 납니다.”
그리고 그날,
우리는 양말을 찾다가
의도치 않게 어떤 ‘조직’을 발견했습니다.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27. 〈사라진 아기 양말과 야식 비밀동맹〉*에서 계속됩니다.
다음 주 목요일,
병동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