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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메디컬 센터》

EP.25. <목욕의 기술>

by 이다연



아침, 거품의 날


“오늘은 신생아 목욕 실습일이에요!”


서이나 간호사의 밝은 목소리에 병동이 들썩였다.
따뜻한 물, 부드러운 타월, 작은 욕조 세 개—
그 앞에 선 신입 간호사들의 표정은
마치 전쟁을 앞둔 신병 같았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안 돼요.
손목으로 온도를 꼭 확인하세요!”
“예, 선생님!”
“그리고 절대…
아기를 놓치면 안 됩니다.
거품은 잡아도 아기는 못 놓쳐요.”


그 순간,

옆에서 윤제하가 슬쩍 웃으며 말했다.

“이건 목욕이 아니라,
기술과 사랑의 조화죠.”
“그럼 제하 선생님은
사랑 담당이세요?”
“그쪽은 기술 담당이잖아요?”

서이나는 피식 웃었다.
병동의 공기 속엔 긴장과 웃음이 동시에 흘렀다.


목욕 개시!

첫 번째 아기, 희원이의 차례.
물 위로 조심스레 들어 올린 순간—

“으앙~!”

작은 팔이 허공을 휘저으며 거품이 튀었다.

서이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아기한테는 세상이 아직 낯설어요.”

윤제하가 거품을 걷으며 덧붙였다.

“그럼 우리 역할은,
세상을 천천히 익히게 돕는 거겠네요.”

그 말에 신입 간호사들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고 발생!


“선생님! 아기 머리에
거품이 잔뜩이에요!”
“이건 샴푸가 아니라 로션인데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 세면대에서 물이 넘치기 시작했다.

“제하 선생님,
수도 잠가주세요!”
“이건 과학이 아니라 재난이에요!”


순식간에 거품이 복도를 덮쳤다.
서이나는 웃으며 수건을 흔들었다.

“다들 당황하지 마세요!
목욕의 기술은 바로…
침착함이에요!”


그때, 울던 아기들이 하나둘 조용해졌다.
거품 속에서 반짝이는 눈동자.
희원이가 방긋 웃었다.

“보셨죠?
아기는 웃고 있어요.”
“그러니까요.
세상은 난리인데,
저 미소 하나로 다 용서가 되네요.”


오후의 병동

모든 목욕이 끝나고,
물기 닦인 아기들은 포근한 담요 속에서 잠이 들었다.

서이나는 조용히 손을 털며 말했다.

“오늘,
진짜 많이 배웠어요.”

윤제하가 고개를 끄덕였다.

“기술보다 마음이 먼저였죠.”

그때 병동 스피커가 잔잔히 울렸다.

“신생아실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모두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엔딩 내레이션 (by 서이나)

“간호는 결국
마음의 온도를 맞추는 일이에요.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게.
오늘, 우리는
아기와 함께 그 온도를 배웠습니다.”

[다음 이야기 예고]


EP.26. <택시 안의 첫 울음>


(by 서이나)

“생명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와요.
가장 평범한 거리 위에서도,
누군가의 품에서 기적처럼 태어나죠.

간호사의 하루는 늘 준비된 듯,
그러나 늘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의 연속이에요.

그날, 병원 문 앞에서

우리는 세상의 첫 울음을 들었어요.”


진짜 간호사의 성장기,

EP.26. <택시 안의 첫 울음>에서 계속됩니다.

심장이 두근거리는 병동의 새 아침—


다음 주 목요일,
거품과 웃음으로 가득한 병동으로 다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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