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임

무명詩

by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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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진 모퉁이에서
나는,

세상의 뒤편을 모은다


말끝에서 떨어진 체념,
다 쓰고 남은 감정의 껍질들,
손댈 수 없는 지난날의 조각까지


사람이란 원래
버리고 남은 것으로도
한없이 가득 차는 법이다


누군가는 지저분하다고 말하지

비워지는 순간조차

완전한 적이 없었다


묻는다
쌓인 것이 나를 무겁게 하나,
비워지는 순간의 공허가 더 무거운가


쓰임이다
버려지는 것들은 생기고
나는 그저 묵묵히 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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