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허락받다

문을 여는 감사

by 이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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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뜨면
갈 곳이 있다는 건
오늘도
나를 부르는 작은 사명이
어딘가에 있다는 뜻입니다


큰 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다만
내가 필요한 자리


내가 가야 할 방향이
아주 작게라도
준비되어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
아침은 이미
은총입니다


눈을 뜨면
나를 기다리는 하루가 있고
내 발걸음을 받아줄
땅이 있다는 것


어제보다 나은 내가 아니어도
오늘을 성실히
살아낼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햇살은 문 앞까지 와 있고
바람은 내 이름을
조용히 불러줍니다


눈을 뜨면 갈 곳이 있다는 건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는 것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그래서 나는
눈을 뜨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갈 곳이 있다는 건
오늘도 누군가의 삶에
작은 빛 하나로
불려 간다는 뜻이니까요


아주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나는 오늘도
그 부르심에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로 문을 엽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신발을 신고
천천히
사랑 쪽으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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