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디컬 센터》

EP.39〈설명하지 못한 동의서〉

by 이다연



3:17 PM — 신생아실 앞


산모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간호사님…”

서이나가 다가왔다.

“네, 무슨 일이세요?”

산모는 주변을 한 번 보고는 작게 속삭였다.

“… 이상한 질문일 수도 있는데요.”
“좋아요.
“이상한 질문 전문입니다.”

산모가 더 작게 말했다.

“… 우리 아기 발에서 냄새가 나요.”


잠깐의 정적.


서이나의 4차원 모드 ON


“확인하겠습니다.”

서이나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신생아 침대로 다가갔다.


작은 발을 살짝 들어 올렸다.

그리고—

정말로 코를 가까이 댔다.


산모 눈이 커졌다.

“… 간호사님?”

서이나는 분석하듯 말했다.

“음.”
“약간의 우유 향.”
“그리고 인간 특유의 체온 냄새.”
“아주 정상입니다.”


산모의 혼란


“… 문제없어요?”
“전혀요.”
“신생아는요.”
“땀샘이 아직 서툴러서.”
“가끔 어른보다 더 솔직하게 냄새납니다.”
“솔직하게요?”
“네.”
“숨김없는 생존 냄새입니다.”


그때


아기가 작게 발가락을 움찔했다.

서이나가 웃었다.

“보셨죠?”
“살아 있다는 증거예요.”

산모가 멈칫했다.

“… 냄새가요?”
“네.”
“아무 냄새도 안 나면.
“그게 더 무섭죠.”


병실 안 공기가 조용해졌다.


3:29 PM — 창가


산모는 아기의 발을 손가락으로 톡 건드렸다.

“살아 있다는 냄새…”

조심스럽게 다시 맡아본다.


이번엔 얼굴이 조금 다르다.

“진짜네요.”
“어제는 걱정 냄새였는데…
오늘은 안심 냄새 같아요.”


서이나가 어깨를 으쓱했다.

“엄마는요.”
“걱정이 기본 옵션이라서요.”
“해지 불가인가요?”
“평생 자동 연장입니다.”


산모가 웃다가 눈가가 아주 살짝 젖었다.


복도


윤제하가 묻는다.

“… 또 무슨 분석하셨어요.”
“발냄새.”
“… 뭐요?”
“건강한 생존 냄새였습니다.”


윤제하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 병원.”
“점점 향기로워지네요.”


서이나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소독약 냄새만 나면.”
“사람 사는 데 같지 않잖아요.”

엔딩 내레이션


아기는
말 대신 울음으로 존재를 알리고,

때로는

아주 작은 냄새로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오늘도
미라클메디컬센터에는

발냄새에서도
생명을 읽어내는 간호사가 있다.

— By. 서이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