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디컬 센터》

EP. 42〈아기가 울지 않았다〉

by 이다연



12:31 PM—분만실


“머리 보입니다.”

의사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하지만 방 안의 공기는 점점 조여 왔다.


산모의 숨이 거칠다.

“조금만 더 힘주세요.”

마지막 힘.


아기가 나온다.


그리고

정적.


12:32 PM


울음이 없다.

보통은 바로 울린다.

분만실에서 가장 익숙한 소리.

그런데

조용하다.


의사가 말했다.

“아기 반응 없습니다.”

공기가 얼어붙는다.


서이나

서이나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

아기를 받는다.

작은 몸.

너무 조용하다.

“흡인.”


서이나가 말했다.

기도 정리.


아직

울음이 없다.


12:33 PM

'

산모의 목소리.

“… 아기… 괜찮아요?”


그 질문은
모두가 피하고 싶은 질문이었다.


서이나가 산모를 바라봤다.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지금 숨을 찾고 있습니다.”

짧은 문장.


하지만 사실이었다.

신생아 테이블

아기의 가슴.

움직임이 약하다.


서이나가 가볍게 등을 자극한다.

한 번.

두 번.

세 번.

정적.

그리고


12:34 PM


“아—!”

짧지만 강한 울음.

분만실의 공기가 한 번에 풀렸다.

누군가 숨을 크게 내쉰다.


산모가 울기 시작했다.

“울어요…?”

서이나가 웃었다.

“네.”
“지금 아주 잘 울고 있어요.”


복도


윤제하가 말했다.

“몇 초였죠?”


서이나가 답했다.

“…삼십 초.”

그리고 덧붙였다.

“그 삼십 초가 제일 길죠.”

서이나가 벽에 잠깐 기대 섰다.


이제야 숨을 길게 내쉰다.

손끝이 아주 조금 떨리고 있었다.


윤제하가 그걸 봤다.

아무 말 없이
종이컵 하나를 건넨다.

“서이나 선생.”
“네.”
“잘했습니다.”

짧은 말.


하지만 그 말에
서이나의 어깨 힘이 조금 풀렸다.


윤제하가 덧붙였다.

“다음 엔요.”
“삼십 초 말고.”

잠깐 미소.

“십 초 안에 울게 합시다.”


서이나가 웃었다.

“네.”


엔딩 내레이션


아기가 태어날 때
세상은 한 번 숨을 멈춘다.


그리고

첫울음이 시작되는 순간
세상은 다시 숨을 쉰다.


오늘도

미라클 메디컬 센터에서는
누군가의 첫 호흡을
끝까지 기다리는 간호사가 있다.

— By. 서이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