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43〈아기를 안지 않는 엄마〉
아기는 잠들어 있다.
작은 숨.
규칙적인 가슴.
투명한 요람 안에서
하얀 담요가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간다.
서이나가 병실 문을 슬며시 열었다.
산모는 창밖을 보고 있고,
아기는 요람에 있다.
아직 안겨 본 적이 없다.
서이나가 물었다.
“아기 한번 안아 보실까요?”
산모의 시선이 잠깐 흔들렸다.
그리고,
“… 아직은요.”
짧은 말.
하지만 그 말속에는
설명되지 않는 무게가 있다.
침묵.
보통은 이때 주변에서 누군가 말한다.
“엄마인데요.”
“안아 보셔야죠.”
“사랑스러워요.”
하지만 서이나는 말을 아끼고
요람을 잠깐 바라본다.
그리고 말했다.
“괜찮습니다.”
산모가 고개를 들었다.
“사랑은요.”
잠깐의 숨.
“꼭 오늘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때였다.
병실 문이 툭 열렸다.
윤제하였다.
손에 차트를 들고 있다가 상황을 보고 멈춘다.
“…아.”
잠깐 눈치를 보다가...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저… 방금 들어온 거 취소할까요?”
서이나가 힐끗 보자 윤제하가 속삭인다.
“아기 상태 체크하러 왔는데…”
잠깐 요람을 보고
“… 잘 자네요.”
아주 작은 목소리.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인다.
“저도 처음 조카 안을 때
한 10분 고민했습니다.”
산모가 그를 본다.
윤제하가 어깨를 긁는다.
“생각보다… 많이 작습니다.”
잠깐 웃는다.
“부서질까 봐.”
병실 공기가 아주 조금 풀린다.
산모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
“저….”
말이 멈춘다.
“… 아직 엄마 같지 않아요.”
서이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잠깐 웃는다.
“아기도요.”
산모가 본다.
“지금 아기도 아가 연습 중입니다.”
윤제하가 작게 중얼거린다.
“… 맞습니다.”
“저도 미래 아빠 연습 중입니다.”
서이나가 귀엽게 노려보자,
윤제하가 입을 다문다.
병실이 조용해졌다.
요람 안에서 아기가 손을 한번 움직였다.
아주 작은 손.
산모가 그 손을 가만히 바라본다.
“저…”
산모가 말했다.
“…한 번 안아 볼게요.”
서이나가 미소 지으며
조심스럽게 아기를 안아 들었다.
그리고 엄마의 품에 건넸다.
아기는 쌔근 숨 쉬고 있다.
엄마의 가운을 작은 손가락으로
꼬옥 쥐자,
산모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윤제하가 티슈를 건네며 속삭이듯 말했다.
“… 이거.”
“처음 안을 때 다 울더라고요.”
서이나가 말한다.
“쉬잇~~ 조용히...”
윤제하가 고개를 끄덕인다.
“네.”
엄마는 아기를 낳는 순간
완성되지 않는다.
엄마도
천천히
태어난다.
그리고 오늘도
미라클 메디컬 센터에는
누군가의
첫 엄마를
기다려 주는 간호사가 있다.
— By. 서이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