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메디컬 센터》

EP.03 –"서이나, 이름을 부탁해"

by 이다연


이름.png


“저 이름은 싫다고요!!!”


산모실 305호에서 돌연 들려온 외침.
하루에도 몇 번씩 아기 울음소리는 들리지만—
오늘은 엄마가 먼저 ‘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안이요...? 요즘 너무 흔하잖아요!”
젊은 산모는 남편을 노려보며 울먹이고 있었다.

“그럼 지우는 어때.

지우학습지 할 때마다 생각나서 공부도 잘할 것 같고…”


“지금 아기 이름에 학습지 갖다 붙이셨어요?”

간호사들은 조용히 눈치를 봤다.
누가 봐도 아기 작명 대란 사태였다.


“하이엘은 싫다고요!!!”

305호 병실, 산모가 거의 울기 직전이다.
남편은 쭈뼛쭈뼛 침대 옆에 서 있다.


“... 그럼 루다? 아니면 이든? 다 내가 밤새 찾아봤어...”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감도 없고, 감동도 없고,

그냥... 너무 검색창이잖아요!”


간호사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이쯤 되면 ‘출산 후 감정기복’이 아니라
작명 전쟁이었다.


그때, 병실 문이 ‘끼익—’하고 열린다.

서이나.png

서이나, 등장.

“어머, 분위기 심각하네요?

작명 문제라면 제가 좀 도와드릴까요~?”

박 팀장이 뒤통수를 짚는다.
(‘아, 또 뭘 벌이려고...’)


“저, 사실 어릴 때 ‘명리학’ 수업 잠깐 들었거든요.
작명은 감성 + 직관 + 디자인이에요.”

“...... 간호사 맞으시죠?”

“맞아요. 사람을 디자인하는 간호사, 서이나.
오늘은 이름을 디자인합니다.”


서이나는 언제 준비했는지
화이트보드와 플립차트, 심지어 에어아로마 디퓨저까지 등장시킨다.

“작명은 분위기도 중요하거든요.”

그녀는 마카를 들고 이름을 쓰기 시작한다.

서이나 보드.png

[아기 이름 브레인스토밍] 1. 루다 – 빛날 루(燿) + 아이 아(兒) 2. 이든 – 깨끗할 이(怡)

+ 착할 든(敦) 3. 하이엘 – 고요할 하(夏) + 복스러운 이(伊) + 날개 엘(엘은… 그냥 느낌)


산모: “잠깐만요… 셋째 이름 끝에 외래어 섞으셨어요?”
이나: “트렌디하잖아요! 발음이 인스타 감성도 있고요.”


남편은 의외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이엘... 왠지 K팝 데뷔해도 잘 될 것 같아...”

산모: “아니, 지금 애가 데뷔보다 기저귀가 먼저예요!”

"뭐 좀 다른 버전은 없나요?"


이름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나는 한참을 아기 얼굴을 들여다보다
입을 열었다.


3. 하이엘 → 3. 키엘루미나 (뜻: ‘빛나는 것 같기도 한 그대’)

4. 아마루 (본인 애완견 이름에서 따옴)

5. '써니비타' (서이나 曰: “햇살 같은 건강! 좋아 보이지 않아요?”)

6 벨루체리아 – 아, 이건 제가 어릴 때 키우던 앵무새 이름인데...


“이 아기는요...


“잠깐만요,”
서이나는 스마트폰을 꺼낸다.

“‘이름 추첨 앱’이 있거든요. 돌려볼게요~”
(앱에서 나오는 소리: ‘띠리리리링~ 당신의 아기 이름은… 로꼬!’)

“......”

“아, 이건 반려견 모드였네요. 죄송~”


음.. 다시

이 아기는요...

아가.png

“이 아기요... 뭔가
단단한데 부드럽고, 깊은데 잔잔해요.”

“...?”

“그래서요. ‘유담(柔澹)’ 어때요?”
“부드럽고 잔잔하다... 그 말이죠?”

서이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 그리고, 사실은요.”
“유담이는... 제가 어릴 때 키우던 거북이 이름이에요.”


산모: “......”

“근데요, 그 애도 세상 천천히, 아주 묵직하게,

누구보다 오래 저를 지켜줬거든요.”

산모는 조용히 아기를 안고 말한다.

“좋아요. 유담이. 우리 아기 이름이에요.”

서이나2.png


에필로그


간호사실에서 박 팀장은 묻는다.

“진짜 거북이 이름 맞아요?”

“응, 진짜예요.
... 근데 원래는 *‘유담이 삼세’*였어요.
1, 2는… 너무 빨리 갔거든요.”


박 팀장: “......”




[다음 이야기 예고]

VIP 병동에 등장한 “선 넘는 남편 방문객”?!

“병문안이 아니라 감시하러 온 거라고요!!”

이번엔 서이나, 부부 상담소장 모드 ON

매주 목요일, 서이나가 출근합니다.


* 다음 회차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