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4 – 그 남자의 감시일지
VIP병동 704호, 오후 3시 20분.
산모 이세진은 오늘도 긴장한 얼굴로 거울을 보고 있었다.
“나... 머리 너무 눌렸나...?”
“땀 닦았지...? 입술색 괜찮지...?”
간호사 한 명이 물었다.
“산모님, 괜찮으세요?
어디 불편한 데라도...”
그때 병실 문이 ‘사각’하고 열리며
윤제하 간호사가 들어왔다.
산모는 바로 정좌 자세.
“아... 오셨네요, 간호사님.”
(방금 전까지 누워 있던 사람의 표정이 갑자기... 생기가 돌았다.)
“모유 수유 상태 어떠신가요?”
“아... 잘 안 되다가, 간호사님 오시면... 좀 잘 되는 것 같아요...”
(간호사 2인: ‘에에에에에이↗↗↗↗’)
같은 시각, 산모의 남편 민태수는 병실 앞에서
종이컵을 쥐고 1시간째 서 있었다.
안에서는 산모 웃음소리.
남편의 표정이 점점 굳어간다.
“저 간호사... 매일 그 시간에만 들어오네? 우연이겠지?”
(아니다. 이건 운명이 아니라 의심이다.)
다음 날, 서이나는
제하가 병실에서 나올 때
산모가 몰래 거울을 꺼내는 걸 목격한다.
“어머나.”
서이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중얼거린다.
“이건... 호감을 가장한 여자의 눈빛인데~?”
그리고 복도에서 제하를 가로막는다.
“윤제하 간호사님.”
“네?”
“제하 씨, 704호는 이제 제 구역이에요.”
“... 왜요?”
“산모님이 제하 씨 얼굴만 보면 혈압이 오르시거든요~ 애기가 놀라요~!”
(그리고 속으로: ‘그건... 내가 더 놀라거든요. 왜 갑자기 잘생김을 투척?...’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산모의 말.
“나 사실... 그냥 얼굴이 보기 편해서였지, 뭐... 괜히 오해하고 있었나 봐...”
서이나는 숨죽이며 혼자 ‘후우—’ 안도한다.
하지만...
그 옆 간호사 두 명이 귓속말.
“잠깐만...
방금 그 미소, 나 왜 설레는 건데?!”
“헐, 근데 그거... 제하 간호사 얘기 아니래.”
“엥? 그럼 누구?”
“그냥 옆 침대 보호자. 아이돌 닮은 그 사람~”
서이나 속으로
“뭐야…
나 혼자 무슨 로맨스 드라마 찍었네?!
아휴, 역시... 나란 여자, 오해력 대장~”
“잠깐만...
방금 그 미소, 나는 설레이는거임?!”
그날 밤, 서이나는 간호사실 한쪽에 앉아 수첩을 펼쳤다.
704호 산모 상태, 남편 태도 변화, 윤제하 반응까지... 전부 메모 완료.
그리고 마지막 줄에 살짝 삐뚤하게 적는다.
[VIP병동 썸기류 감지 1건 / 무사히 진압 완료 ]
옆에서 윤제하가 컵라면에 물을 붓는다.
서 간호사님은... 어떤 형이에요?”
서이나는 한쪽 눈을 윙크하며 대답했다.
“저요?
저는... 병원이 한순간 조용하면
제 실종부터 확인해봐야 하는 유형이죠~”
둘은 동시에 피식 웃었다.
그 웃음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다.
서이나의 수첩 끝에 작게 써 내려간 메모.
[어쩐지 오늘은... 제하 씨 목소리가 좀 더 듣고 싶었다.]
“응급실에 실려온 남편의 정체?”
아내를 따라 산부인과 진료에 온 평범한 남편.
그런데… 갑자기 식은땀, 어지럼증, 흉통!?
“저기요, 아내 말고 남편이 응급실 실려갔어요!!!”
갑작스레 발생한 ‘남편 임신 스트레스 쇼크 사건’.
현장에 투입된 서이나,
이번엔 아기 아빠의 멘탈을 응급처치한다!?
“남편분, 지금 이 상태는요...
‘감정과잉형 남편증후군’이에요.
드물지만 치료 가능합니다~
(단, 제 말 잘 들으시면요!)”
감동도, 웃음도, 진심도 넘치는
EP.05 – ‘아빠는 지금, 출산보다 더 아픕니다’
다음 주 목요일,
서이나가 다시 출근합니다.
* 다음 회차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