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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thing special/마라도

4. 마라도(馬羅)"완전한 섬, 마라도를 만나다."

by 이다연


대한민국 끝, 새로운 시작


1. Prologue

– 바다 끝의 시작, 마라도를 향하며


대한민국의 최남단. 지도 속 가장 아래에 점 하나.

‘끝’이라 쓰고, ‘시작’이라 읽는 섬, 마라도.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 이름, 하지만 막상 떠나려 하면 낯설기만 한 그곳.

우리는 지금 그 섬으로 떠나려 한다.
관광지가 아닌 삶의 현장으로, 풍경이 아닌 감정의 공간으로.
바다 끝에서 다시 만나는 가장 단단한 시작. 이 매거진은 그 여정을 담았다.


2. 섬, 그 자체가 마을

- 마라도의 지리와 일상

면적: 약 0.3㎢

주민: 약 90여 명

거리: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배로 약 30분


섬의 둘레는 고작 4km 남짓. 자동차도 없고, 버스도 없다.
마라도에는 학교도, 편의점도 없다.

하지만 이 섬에는 매일 바다가 열리고, 하늘이 닫히며, 삶이 계속된다.
모든 집은 바다를 보고 있고, 사람들은 그 바다를 먹고 살아간다.
지금도 누군가는 성게를 따러 나가고, 누군가는 작은 카페 창가에서 손님을 기다린다.
섬이 아니라, 하나의 마을이다. 그리고 그 마을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다.


3. 최남단의 이야기


마라도 최남단에는

‘대한민국 최남단 표지석’이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는 사람들

뒤로, 바다는 늘 조용히 넘실댄다.
그 옆에는 보덕사, 한국 최남단의 사찰이 있다.

절벽 위, 바다를 바라보는 작은 절.
그곳에는 나무불상도, 화려한 단청도 없지만
대자연이 가장 위대한 법당이 된다.
“파도소리를 듣는 것이 곧 수행”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4. 자연의 정수

-해안산책로, 노을, 조망 포인트


산책로: 마라도는 둘레를 따라 걸을 수 있는 해안산책로가 있다.
절벽 지형: 화산섬 특유의 현무암이 만든 기묘한 해안선
조망 포인트: 날씨가 맑으면 가파도, 송악산, 한라산, 추자도까지 보인다.
노을: 섬 서쪽 끝에서 보는 노을은 마라도의 백미.


현실을 잊게 만드는 순간이 있다면,
그건 어쩌면 마라도의 바다를 걷고 있을 때일지 모른다.


5. 섬 위의 사람들

-삶과 공동체


이 섬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어부이거나, 가족 단위로 숙박업을 한다.
농사는 거의 짓지 않으며, 식자재는 모두 제주에서 배로 들여온다.
관광객은 많아졌지만 섬의 리듬은 여전히 느리다.


6. 맛있는 기억

-마라도 짜장면과 바다 밥상


놀랍게도 마라도에는 중국집이 여럿 있다.
이 섬의 ‘명물’이 된 짜장면.

그 유래는 1990년대 초, 관광객 유치를 위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면 위에 얹힌 바닷바람,

그 자체가 양념이다.

또한 해물뚝배기, 옥돔구이, 성게국수 등

현지 바다 재료를 이용한 메뉴들도 마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다.



7. 여행 정보

-가는 길, 숙박, 추천 코스


모슬포 운진항 → 마라도행 여객선 (30,40분 소요, 왕복 20,000. 25,000원)

일기 상황 따라 운항 통제 많음



숙박 정보

섬 내 민박 10여 곳

대부분 1박 2일 체류에 적합

캠핑 불가


추천 코스

선착장 → 해안산책로(시계 반대방향) → 최남단 표지석 → 보덕사 → 등대 → 선착장

약 1시간 20분 소요


8. People

– 마라도 사람들의 목소리


강명순 (63세, 민박집주인)
“관광객 많아진 건 좋죠.

그래도 섬의 고요함만은 그대로였으면 해요.”


김정호 (55세, 어부)
“성게철엔 새벽 네 시부터 나가요.

파도가 거세도 섬은 지켜야죠.”


한수진 (32세, 마라도카페 운영)
“혼자 섬에 들어왔어요.

불편해도 이 바다가 주는 위로가 있거든요.”


9. Photolog

– 장면으로 만나는 마라도



10. Epilogue

– 다시, 시작의 마음으로


자연을 다시 배우고,

삶의 속도를 다시 정하고,
나를 다시 만나는 시작점.

마라도.


그 작은 섬이 전해주는 가장 큰 울림.

늘 그렇듯

이 섬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Legend

바다 할망과 마라도 섬


아주아주 먼 옛날,
제주도 바다 끝자락에 할망이 한 분 살았어요.

이 할망은 혼자였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바다를 돌보며 착하게 살아갔답니다.

아침이면 물질을 나가고,

저녁이면 파도 소리 들으며 별을 보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하늘에서 하얀 옷을 입은 신령이

구름을 타고 내려왔어요.

“착한 할망아, 너에게 섬 하나를 줄게.
하지만 네 손으로 정성껏 만들어야 해.
욕심만 내지 않는다면,

멋진 섬이 완성될 거란다.”


할망은 기쁘고 놀라웠어요.

“정말요? 내가 섬을 만든다고요?”

“그래. 매일 돌을 옮기고,

흙을 다져서 조금씩 만들어 보거라.”

그날부터 할망은

바다에서 커다란 돌을 하나하나 주워
조심조심 옮겼어요.

등에는 땀이 흐르고,

손에는 물집이 생겼지만
할망은 하루도 빠지지 않았어요.

하늘도 감동했는지,
파도는 얌전했고 바람도 도와주었답니다.


그렇게 수십 해가 지나고…
드디어 바다 위에 예쁜 섬이 떠오르기 시작했어요!

“이야, 내 섬이야! 진짜 섬이야!”

그런데 그 모습을 본 장사꾼 아저씨가 찾아왔어요.
“할망, 이 섬에서 장사하면 부자가 될 거요!”


할망은 처음에는 고개를 저었지만,
그 말이 자꾸만 머릿속에 맴돌았어요.

‘나도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예쁜 집도 짓고, 옷도 사고…’

그 순간이었어요.
섬이 쿵! 흔들리더니
반쪽이 바닷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답니다.

“아아… 내 섬이…”


그날 이후,
할망은 다시는

섬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어요.
남은 반쪽 섬을 보며

매일매일 바다에게 고마움을 전했지요.


사람들은 그 섬을 **“마라도”**라고 불렀어요.
**‘말라버린 섬’, ‘모자란 섬’**이라는 뜻이래요.

하지만 그 섬은,
누구보다 착한 할망의 마음이 담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섬이 되었답니다.

작은 교훈

“무엇이든 마음을 다해 만들고,
욕심은 조금만 가져도 돼요."

그래야 진짜 소중한 걸 오래오래 지킬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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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 섬, 여행감성

― 《섬 thing Special》: 《'완전한 섬', 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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