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청산도(靑山島) “느림의 속도로, 청산도를 걷다”
청산도에 도착하면, 시간도 잠시 멈춘다.
바람은 낮게 흐르고 돌담은 조용히 길을 내준다.
이 섬은 느림을 가르치지 않는다.
다만, 삶이 천천히 흘러도 괜찮다는 걸 몸소 보여줄 뿐이다.
청산도는 당신의 하루에 조용한 쉼표 하나를 건넨다.
위치: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면
면적: 약 42.1㎢
인구: 약 2천여 명
접근 방법: 완도항에서 여객선으로 약 50분
특징: 대한민국 최초의 슬로시티 인증 섬 (2007)
- 청산도는 자연과 사람, 전통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방식 그 자체다.
화학농약 대신 유기농 작물
자동차 대신 걷기 좋은 길
대형 건물 대신 돌담과 한옥
-총 11개 코스로 이루어진 청산도 걷기 길.
전망대, 해변, 논밭, 옛길을 따라 사색하듯 걸을 수 있다.
제1길: 청산초등학교~도락리 돌담길
제6길: 범바위~서편제 촬영지
제9길: 산마루 전망대~고인돌길
섬 전체를 감싸는 너른 바다
옛이야기를 간직한 돌담길
해녀와 어부의 숨결이 살아 있는 포구
안개 낀 새벽, 그리고 섬등성이의 느린 일출
청산도에 가는 길은 빠르게 달리지 않는다.
배는 잔잔한 물살을 천천히 가르며,
섬에 가까워질수록 바람은 목소리를 낮춘다.
그 순간, 우리는 조금씩
‘속도’ 대신 ‘온도’를 생각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시계보다 그림자가 먼저 움직이고,
달력보다 계절의 냄새가 먼저 달라진다.
돌담 아래 들풀도, 바닷가에 내놓은 장독대도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는 세상.
사람들은 이 섬을 슬로시티라 부른다.
① 부흥리 구들장논 – 쌀이 귀했던 옛날 청산 사람들은 구들장을 주워다 논을 만들어 쌀을 생산했다.
바다가 좋아 어족자원은 풍부했으나 논이 없어 쌀이 귀했던 시절, 유교 사상이 강했던 청산의 남자들은 쌀을 생산하기 위하여 온갖 노력 끝에 구들장 논을 만들었다.
② 범바위 – 읍리를 지나 권덕리로 향하면 청계리의 범바위가 눈앞에 나타난다.
③ 봄의 왈츠 촬영지 – 바닷가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세트장
④ 서편제 촬영지 – 유봉일가가 황톳길을 내려오면서 진도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이 찍힌 곳.
⑤ 지리, 신흥 해수욕장 – 아름다운 바닷가
“청산도는 단지 ‘느린 곳’이 아니다.”
여기는, 삶의 가장 본래적인 숨결이
아직 잊히지 않고 남아 있는 장소다.
숨을 깊이 들이쉬고, 걸음을 가볍게 하자.
당신의 삶도, 이 섬처럼
잠시 느려져도 괜찮다는 것을
청산도가 말해줄 것이다.
청산도는 풍경이 아니라 태도다.
마음을 천천히 움직이고,
익숙함 대신 사라져 가는 것들을 품은 이곳.
청산도는 묻는다.
“당신의 속도는 안녕하신가요?”
“남도 땅의 한과 흥이 실린 노래”
진도 아리랑은 전라남도 진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남도민요로, 구성지고 꺾는소리가 특징이며, 한과 흥이 공존하는 창법을 통해 진도 사람들의 삶과 감정을 노래한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대표적인 아리랑이다.
이름: 진도 아리랑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형식: 남도민요, 아리랑 계열의 대표 민요
지정: 국가무형문화재 제129호
특징: 구성지고 힘 있는 창법, 굴곡 있는 가락과 긴 호흡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 진도 아리랑은 상황과 감정에 따라 가사를 자유롭게 덧붙이거나 변주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즉흥성과 다양성이 살아 있는 민중의 노래.
청산도 김, 다시마, 유기농 쌀
청산도 슬로 걷기 축제 (매년 4월~5월경)
영화 「서편제」, 「봄날은 간다」 촬영지로 유명
– “천천히 걷는 마음, 청산도”
청산도를 떠나는 길,
배는 여전히 조용히 물살을 가른다.
멀어지는 섬을 바라보며 문득 깨닫는다.
이곳에서 우리를 기다려준 건,
풍경이 아니라
잊고 지낸 나의 속도였다는 걸.
돌담이 가르쳐주었고,
슬로길이 들어주었으며,
바람이 말없이 감싸주던 그 시간들.
청산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우린 가장 따뜻한 말을 들었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옛날 옛날, 청산도의 작은 마을에
도윤이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어요.
도윤이는 말수가 적고,
밤이면 늘 혼자 바닷가 언덕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곤 했지요.
별도 좋았지만,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건 바로 달님이었어요.
“달님은 참 이상해.
멀리 있어도, 자꾸 곁에 있는 것 같거든…”
도윤이는 달을 향해 인사하고,
달빛이 비치는 풀잎에 손을 얹어보며
늘 이렇게 혼잣말을 했어요.
어느 날 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아래,
도윤이는 바닷가 절벽에 앉아 있다가
자그맣게 속삭였어요.
“달님을 담을 수 있다면,
매일 보고 또 볼 수 있을 텐데…”
그 말이 떨어지자
바람이 스르르 불고, 파도가 반짝이며 속삭였어요.
“달을 담고 싶다면, 마음으로 깊이 파보렴…
물론 그 연못은 너의 눈처럼 깊어야 하지…”
그날부터 도윤이는
마을 뒤편의 밭을 조금씩 파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물었어요.
“거기서 뭐 하느냐?”
“물도 없는 땅을 왜 파고 있어?”
도윤이가 웃으며 말했어요.
“달을… 담으려고요.”
사람들은 키득키득 웃었지만,
도윤이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달이 뜨는 방향을 따라 땅을 팠어요.
며칠이 지나고,
바닥이 단단한 돌로 가득 차자
그는 조심스럽게 물을 채우기 시작했어요.
빗물, 샘물, 손으로 길어온 작은 물방울까지 말이죠.
그리고 어느 보름달이 뜬 밤.
연못 곁에 홀로 앉았어요.
하늘의 달이
고요한 물 위에 고스란히 내려앉았지요.
도윤이는 그 달빛을 가만히 바라보다
두 손을 모았어요.
“이제, 당신은 내 마음 안에 있습니다.”
그날 이후로
사람들은 그 연못을 ‘달의 샘’이라 불렀고,
지금도 밤이 되면
달빛이 물 위에 조용히 앉아
옛날 도윤이의 꿈을 다시 비춰주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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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thing Special》: 《'느림의 섬', 청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