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섬 thing special/ 소청도

7. 소청도(小靑島) “새들의 섬”

by 이다연

1. Prologue


“바람이 멈추는 곳, 새들이 머무는 섬”

소청도에선 파도가 말을 아끼고
바람도 발끝을 조심한다.
그 고요한 풍경 속을
수천 마리의 새들이 잠시 스쳐간다.

지도에선 점처럼 보이지만,
이 섬은 하늘과 땅과 물 사이의 숨구멍이다.
누구도 오래 머무르지 않지만,
모두 한 번은 지나가는 섬.
그게 바로, 소청도다.


소청도

위치: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특징: 백령도와 함께 서해 최북단을 이루는 섬

면적: 약 7.8㎢, 인구 약 200명

접근: 인천 연안부두 → 백령도 경유 후 도선 이용

지질 공원: 백령도와 함께 ‘인천 옹진 국가지질공원’에 속하며,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있는 ‘분바위’와 홍합밭이 유명하다.

지질공원 & 천연기념물

– 백령도·대청도와 함께 ‘인천 옹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 소청도 남쪽 해안의 분바위와 스트로마톨라이트(남조균 화석), 천연기념물 제508호다.

**암석 해안 지형**
– 주로 현무암과 퇴적암으로 이루어진 절벽 지형이다.
– 펄스택(sea-stack) 등 침식 지형이 곳곳에 형성되었다.



2. 소청도의 매력


1. 철새 도래지: 동아시아-호주 이동경로에 위치, 멸종위기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다.

2. 천연기념물 서식지: 검은 머리갈매기, 알락꼬리마도요, 노랑부리백로 등 다양한 희귀종이 있다.

3. 생태 보전섬: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된 구역이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과 해안선이 보존되었다.

4. 고립과 평화: DMZ와 가장 가까운 서해 섬 중 하나로, 군사적 긴장과 생태적 평화가 동시에 흐르는 특수한 장소이다.


3. 소청도 풍경


소청도는 ‘소암도’라는 옛 이름을 간직한, 인천 옹진 국가지질공원의 일부이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과 침식 해안 지형을 품은 생태 중심의 어촌 섬이다.

조선 명종 이전까지 ‘소암도(小岩島)'로 불리다가 나무와 풀들이 무성해져 현재 이름으로 바뀌었다.


✅ 여행 포인트


1. 자연 그대로의 절경- 화산암으로 된 해안 절벽(지두곶 등), 드문드문 자란 소나무, 맑은 바다의 조합이 절제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2. 철새 도래지 & 생태 보전 철새들이 비행경로 상에서 잠시 머물며, 일부 구역은 자연 생태계 보호를 위해 접근이 제한된다.

3. 등대와 항로- 소청등대는 백령도와 남해로 향하는 항로에 위치해, 등대 아래 섬의 풍경과 바다 연결성을 보여준다.

4. 고요와 생태 중심의 여행지- 관광객이 적고, 텅 빈 해안 길과 숲길 위에 부잔과 생명들이 조용히 숨 쉬는 분위기를 느끼기에 아주 좋다.



4. 소청도의 명소 TOP 4


① 분바위 – 소청도 남쪽 해안의 분바위는 백색의 결정질 석회암(대리암)으로, 해식 작용으로 인해 노출되어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한다. 이곳의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은 약 6~10억 년 전 원생대 후기 지질의 생명 흔적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캄브리아기 화석이 산출되는 지역이자 천연기념물 제508호로 지정되었다.


② 67인의 의자 –소청도 절벽가에 조성된 67개의 작은 의자는 과거 해난 사고로 실종된 분들의 혼을 기리는 추모 공간이다. 이 구조물은 이름 없는 이들의 고통과 기다림을 상징하며, 방문객도 함께 기억과 기도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③ 소청등대 – 소청도 북서쪽 높이 83m 지대에 있는 소청등대는 1908년에 세워진 한국에서 두 번째로 건립된 근대 등대이다. 백령도·대청도·중국 해역을 오가는 선박의 중요한 항로 표지이며, 촛불 15만 개 밝기 수준의 빛으로 어둠 속에서도 바다를 밝히고 있다.



④ 김대건 신부 – 소청도 예동마을 동백군락지에는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1846년 백령도 입국 전 김대건 신부가 연평도·순위도·소청도·대청도를 거쳐 백령도를 향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당시 소청도는 초기 선교의 은신처이자 기도의 공간으로 여겨졌다.


5.Editor's Pick


“침묵이 가장 깊은 곳에서, 마음은 가장 또렷해진다.”

소청도는 말이 없다.
절벽도, 철새도, 바람도 조용히 제 몫을 다할 뿐이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문득,
*‘내 안에 흘러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

소청도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스쳐 지나가며 자신을 비춰보는 섬이다.


철새가 들렀다 가듯,
지친 마음도 이곳에 내려앉았다가
조용히 날아오를 수 있다면 좋겠다.

소청도의 진짜 아름다움은
자연이 만들어놓은 풍경이 아니라,
그 풍경 앞에 말없이 앉아 있는 당신의 모습일지 모른다.


6. 특산물, 문화


1. 특산물로는 까나리, 꽃게, 해삼, 홍어가 있다. 파도가 키운 진미, 소청도 해역은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르며 수온이 안정적이어서, 다양한 해산물들이 품질 좋고 신선하게 자란다.


2.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침묵의 공동체

철새와 공존하는 생태 문화: 소청도 주민들은 일부 해안에 접근하지 않으며, 철새 도래 시기엔 조용히 지켜보는 전통이 있다. 자연을 해치지 않되, 가까이 바라보며 살아가는 태도 자체가 문화이다.

무동력의 삶: 많은 마을길엔 자동차가 다니지 않고, 도보와 리어카, 자전거로 이동하는 느린 생활 방식이 유지된다.

소청도 사투리: 대청도와 함께 독특한 어휘와 억양의 옹진 방언이 남아 있으며, 젊은 세대가 떠난 지금, 이 말은 섬의 노인들에게만 남아 있는 언어 유산이다.

김대건 신부 순례 유적: 천주교 신자들의 조용한 순례지로, 십자가 언덕과 동백군락지에 기도하러 찾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7. Epilogue


섬은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침묵 속에서 우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철새가 그랬듯,
우리도 언젠가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곳.
바람이 기억하고, 등대가 지켜주는
그 고요한 이름.

새들은 다시 이 섬을 기억한다.


우리도 언젠가,
삶의 바람결에 흔들릴 때
다시 이 고요한 곳으로 돌아오고 싶을 것이다.

바람이 기억하고, 등대가 지켜주는
그 고요한 이름—소청도.




♡-Legend/ 《침묵의 새》-


아주 먼 옛날,

소청도라는 작은 섬에는
노래하지 않는 새가 살고 있었어요.


그 새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용히 섬 가장 높은 절벽에 날아와
하루 종일 하늘만 바라보았지요.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 그 새를
섬사람들은 ‘침묵의 새’라 불렀답니다.


어느 날, 작은 소년 하나가
절벽을 오르다 그 새를 발견했어요.

소년은 새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물었지요.

“왜 노래하지 않아?
다른 새들은 떠날 때 노래도 하고 날기도 하는데,
너는 늘 거기서 조용히 있잖아.”


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그저 고요한 눈으로 하늘을 바라볼 뿐이었죠.

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날부터 매일 절벽에 올라와
말없이 새 곁에 앉았답니다.


새는 여전히 말이 없었고,
소년도 점점 말이 줄어들었어요.

시간이 흘러
소년은 어른이 되었고,
어느 날 바다를 향해 떠났어요.

그날 이후로 소년은 돌아오지 않았고,
새는 여전히 그 자리에 앉아 있었어요.

하늘도, 바람도, 계절도 바뀌었지만
침묵의 새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어요.


세월이 흐르자

마을 사람들은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어요.

그 새는,
이 섬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기다리는 새라는 걸.

날개는 접혀 있었지만

그 마음은 늘 하늘을 향해 있었고,

하늘 대신 이 섬을 지키며
누군가의 귀환을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지금도 소청도의 절벽에 가면,
파도는 숨을 죽이고,
바람도 머뭇거리는

아주 조용한 날—

그 고요함 속에서

느낄수 있답니다.


새의 마음이 바람이 되어
천천히 섬을 감싸 안는 소리를요.

그건 노래보다도 더 깊고,
말보다도 더 따뜻한 이야기랍니다.


여행에세이, 섬, 여행감성

― 《섬 thing Special》: 《'새들의 섬', 소청도》

keyword